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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종이 울리면 - 제3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고학년) ㅣ 창비아동문고 352
이하람 지음, 양양 그림 / 창비 / 2026년 3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솔개마을에 사는 우찬이와 태성이는 잃어버린 드론을 찾기 위해 솔비들(솔개산 비밀 들판)에 들어갔다가 동수를 만난다. 외증조할머니의 49재 동안 아이들은 80년간 숨겨진 비밀을 마주하게 된다. 이야기에는 1945년을 살아가는 동수와, 2026년을 살아가는 우찬이, 태성이가 등장한다. 세 사람은 모두 열세 살이라는 같은 나이에 같은 계절을 보내고 있지만, 그들이 마주한 현실은 전혀 달랐다. 같은 시간 속에 존재하지만, 결코 같은 나날을 살아갈 수 없었던 아이들의 모습이 읽는 내내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출입금지 구역에서 마주한 진실은 생각보다 깊고 아픈 이야기였다.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이 보호받지 못한 채 침묵 속에서 살아가야 했던 시간. 현재를 살아가는 나는 그들과 다른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안전하고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그리고 그것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그들의 아픔을 생각하니, 알지 못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과 이제라도 기억해야겠다는 책임감이 함께 밀려왔다.
열세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겪어야 했던 동수와 순정을 떠올리며, 그저 조용히 안아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들의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이야기는 오래도록 기억되어야 한다. 그리고 많은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읽어야 할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가슴 아픈 이야기이기에 더욱 기억해야 할 이야기. 지금의 행복과 자유, 그리고 인권이 결코 당연하지 않았음을 되새기게 하는 시간이었다.
슬퍼해 주는 사람이 이토록 많은 죽음은 행복할까? - P10
"그래, 잊는 건 참 쉬운데 기억하는 건 어려운 법이지." 예순여덟. 할머니의 나이가 되면 어떤 일은 쉽게 잊히도 하는 걸까? 기억이 쌓이고 쌓이면 너무 무거워져서 조금씩 덜어 내야 하는 걸까? 열세 살은 할머니의 말을 완벽하게 이해하기에 아직 너무 어린 나이 같았다. - P68
가슴이 먹먹해졌다. 도와주는 어른이 없던 시절, 모두가 피해자였던 그 시절. 열 세 살 이순영은 두려웠을 것이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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