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새벽의 의뢰인 ㅣ TURN 11
가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3월
평점 :

무뚝뚝하고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심부름센터 소장 최정훈과, 다정하고 사람에 대한 온기가 넘치는 카페 '새벽'의 사장 서연우의 브로맨스가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다. 비밀에 싸인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그 안에는 서로 다른 온도를 가진 두 사람이 함께했다. 각자의 과거와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두 사람이 서로 얽히며 사건을 좇는 과정에서 인물들은 서서히 변하는데, 마치 커피 향이 천천히 공간에 퍼지며 따스함을 채우듯 그 변화 역시 잔잔하고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최정훈의 마음에는 서연우의 다정함이, 서연우의 마음에는 최정훈의 서툴지만 진심 어린 위로가 조용히 자리 잡으며, 둘의 관계는 어느새 더욱 단단해졌다.
두 가지였던 사건이 점차 하나로 엮여가는 과정은 꽤 충격이었다. 처음에는 서로 무관해 보이던 이야기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며,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사건의 실마리와 진실이 드러났다. 하나의 의뢰가 그동안 풀리지 않던 사건의 실마리와 진실을 끌어내는 방식이 얼마나 조밀한지, 읽는 내내 "이게 이렇게 연결된다고?" 하는 감탄과 놀라움이 절로 터져 나왔다.
제목인 <새벽의 의뢰인> 역시 여러 의미로 다가왔다. 카페 '새벽'의 사장인 연우가 의뢰인이라는 직접적인 의미와 동시에, 동이 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듯이 사건의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더 깊은 혼란과 고통을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새벽이 지나야 아침이 오듯, 인물들 역시 그 시간을 지나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오래된 일이니까 어쩔 수 없죠. 물론 옛날에는 간절했는데... 지금은 포기하지 않는 게 최선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요." - P69
기대하지 못하는 것과 바라지 않는 것은 또 달랐다. 눈 앞에 보이는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것과 상처받지 않는 일이 별개이듯이. 습관처럼 잔을 매만지며 잠깐 시선을 떨어뜨렸던 서연우가 이내 어설프게 웃었다. - P164
"무슨 건방진 소리를 하는 거야. 감당은 같이 하는 거야." - P1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