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불안하기 때문이야 특서 청소년문학 46
임지형 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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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사실은 불안하기 때문에>는 청소년들이 느끼는 불안을 주제로 네 명의 작가가 함께 쓴 앤솔러지다.

<손목 위의 별>은 싱크홀로 아빠를 잃은 중학생 금비의 이야기다. 아빠의 부재는 엄마에게도, 금비에게도 상처이자 아픔이었고, 금비는 마음이 불안해질 때마다 손목의 흉터를 늘려갔다. 그 흉터는 금비가 표현하지 못한 채 쌓아온 상실감과 불안이 겉으로 드러난 흔적처럼 느껴졌다. 겉으로는 아문 듯 보이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금비의 마음과 꼭 닮아 있었고, 동시에 그 흉터는 금비가 얼마나 긴 시간을 홀로 버텨왔는지를 말해주는 듯했다.

<졸업식>은 인간성을 지킨 '인간'과 인간성을 이탈한 '이탈자'가 존재하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양쪽에서 태어난 이들은 열아홉 살이 되면 어느 세계에서 살아갈지 선택해야 하는데, 그날이 바로 졸업식이다. 졸업식을 앞둔 수아의 고민을 따라가며 의문이 생겼다. 한순간의 선택으로 지구의 가족과 친구, 그리고 모든 인연과 영영 이별해야 한다면, 그것을 선택하는 나이로 열아홉이 합당할까. 이성적이면서도 충동적인 나이에 내려야 하는 선택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졌다. 물론 선택의 기회를 늘리거나 나이를 늦추는 것도 또 다른 문제를 낳기에, 이 디스토피아적 세계관 속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선택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용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축하 공연>은 아이돌 그룹 BFAN이 소속사 대표의 모교 100주년 기념 공연을 위해 학교를 방문한 날, 공연을 강행하면 강당을 폭파하겠다는 협박 전화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멤버 임찬규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불안을 분노로 폭발시킨 한 청소년의 선택을 보았다. 불안함을 극단적인 방법으로 표출했다는 사실이 씁쓸하게 다가왔고, 잘못된 방식으로 감정을 분출하는 것이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는지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이었다.

<안전지대> 는 불안감이 극도로 높아지면서 종말 바이러스가 대규모로 퍼진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은둔 생활을 하던 지우는 식량이 바닥나 밖으로 나오고, 그곳에서 만난 동료들과 함께 정부가 지정한 안전지대가 있는 남쪽으로 이동한다. 네 사람은 저마다 불안과 고민을 안고 있었지만, 과거의 상처에 매몰되어 타인을 밀어내고 멈추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불안을 안은 채 동료와 함께 앞으로 나아갔다. 그런 네 사람의 모습이 대단하고 멋졌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불안을 단번에 극복하지 않았다. 망설이고, 피하고, 후회도 하였다. 그러나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주변을 돌아보았다. 이 책은 그런 인물들을 통해 불안이란 없애야 할 감정이 아니라, 함께 안고 가야 할 감정이라고 말해주었다. 어쩌면 불안은 앞으로 나아가고 싶고, 무언가 달라지고 싶다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감정이 아닐까. 불안하다는 것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고, 더 나은 내일을 바라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불안이 조금은 덜 무겁게 느껴졌다.

"붙여. 다치게 하고 싶은 자리가 있으면 거기에 붙여. 그럼 그 자리를 덜 미워하게 될지도 몰라." - P40

"혼자가 된다는 불안감에 모든 걸 파괴시키겠다고 마음먹은 거 같아요. 하지만 분노한다고 불안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 P147

언제까지 외면할 수는 없었다. 이번에는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불안에서 도망치는 대신, 한 번쯤은 제대로 마주 서 보고 싶었다. 무엇보다 자신의 쓸모를 증명해 보이고 싶은 마음도 컸다.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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