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외인종 잔혹사 - 제14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주원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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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이야기에 익숙한 독자로서 “타자들”의 이야기가 넓게 얽혀있는 소설은 매력이 없다. 좁더라도 깊이 있는 인물의 목소리가 그리웠다. 이전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심윤경의 <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흥미롭게 읽는 터라, 기대는 내심 가벼운 실망이 되었다. 다만 타인의 이야기의 목마른 우리가 소란스러운 대화 속에 자신을 숨기는 현대의 익명성, 그곳에 익숙해있음을 느꼈다. 작가 역시 자기 안의 묵은 목소리보다 철저히 이야기로 소비되는 타인들의 거미줄을 선호하지 않는가. 나를 목 놓아 울게 하는 소설이 그립다. 혹은 소설에 목 놓아 울던 내가 그립다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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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빨강 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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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짜여진 미술관을 탐방한 느낌이다. 카라방, 나비방, 올리브방, 에스테르방, 죽음방, 빨강방 등 각 방에는 주어진 명칭이 아우르는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방들의 의미가 모여 미술관을 정의 내린다. 그러니 방은 각자의 연관성으로 놓여 있으면서도 다른 방들과의 유기성을 잃지 않는다. 거대한 미술관의 이름, “내 이름은 빨강”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건 존재를 명명하는 단위일 뿐이다. 방들을 지배하는 다양한 색채의 화풍과 역사가 관람객을 만족시킨다. 한 폭의 그림에 담긴 모든 존재가 목소리를 내는 그림이야 말고, 가장 관객을 만족시키는 그림이 아닌가. 의식이 충만해지는 소설이다. 아니, 의식을 깨어내는 미술관 관람이다. 묵직한 주제의식과 날카로운 극의 전개가 매서운 겨울바람처럼 생경하다. 꼭 다시 읽고 싶다. 지금과 다른 느낌을 갈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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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깊다 - 서울의 시공간에 대한 인문학적 탐사
전우용 지음 / 돌베개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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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머문 지 언 8년 째다. 점점 세력장을 넓히고 있는 서울은 한 해 사이의 변화가 타 지역의 오 년 과도 같다. 전구용은 서울의 오늘이나 내일을 말하지 않는다. 지금은 사라진, 하지만 땅 깊이 박혀서 현재의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과거를 되짚는다. 그렇게 서울은 오랜 역사가 축적되어온 도시라는 걸, 그 깊이를 가늠하고 있다. 지하철 1호선이 지금의 노선으로 최초로 형성된 이유, 복덕방의 시초와 달동네의 형성, 덕수궁 돌담길의 비화 등 작가적 상상력과 역사적 기록이 어우러져 서울의 태초를 재고 있다. 땅 속에 숨겨진 서울은 기이했고 어수룩했다. 서울에 대해 많은 배우기보단, 더 많이 알고 싶어 알아야겠다는 호기심과 자부심이 충만해진다. 서울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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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두는 여자
샨 사 지음, 이상해 옮김 / 현대문학북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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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소설에도 관심을 가져야겠다. 중국의 역사나 문화에 무지했고 관심도 없었다. 그저 인구가 많은 큰 나라, 선진구의 대열에 쫓는 나라, 세계의 소비시장이 눈독을 들이는 나라. 동양 최대의 역사와 문화가 만들어진 나라 등 보편적 이미지로만 각인되어 있었다. 바둑과 중국의 역사를 소설적 내러티브로 슬기롭게 이끌어 낸 작가의 역량이 두드러진다. 일제 점령기 시절 중국 소녀와 일본 군인의 사랑 이야기라는 어쩌면 진부한 이야기를 진실하게 기록하였다. 적이더라도 그 시대를 함께 겪었다는 것으로 시대적 공감은 힘을 얻는다. 시간적 차이를 둔 같은 민족의 조상과 후손보다 적이라도 한 시대를 공유한 이들끼리 공감의 폭이 넓을 수도 있지 않을까. 소설의 결말을 처연했지만, 소설적 소통은 담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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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생각들 (양장특별판) - 당대 최고의 석학 110명에게 물었다
존 브록만 엮음, 이영기 옮김 / 갤리온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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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s your dangerous idea? 진문을 만드는 책. 정해진 답은 없다. 사실 까다로운 질문도 없다. 세상에 Rjsowrl 주저했던 혹은 세상이 받아들이지 않을 새로운 idea를 짧게 소개하고 있다. 총 101명의 세계 석학들의 머리에서 나온 생각들 중에서 우리는 자신과 통하는 질문을 만나게 될 것이다. 석학의 아이디어를 훔쳐보는 재미와 석학과 상통하는 스스로에 만족하는 즐거움이란! 아주 흥미롭고 가치있는 책이다. 심리학, 생태학, 우주학, 인지학, 신경과학, 사회학, 미래학 등 다양한 분야를 맛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덧붙여 자신의 관심사와 관련된 도서의 목록을 넓힐 수도 있다. 나도 세 권의 책을 앞으로 읽어 볼 생각이다. 그렇다면 곰곰이 기록하는 나의 위험한 생각? 바벨탑을 무너졌어야 했다(인간 소통의 부재는 참으로 멋진 일이다, 비로소 위험한 책들이 만들어지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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