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빨강 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잘 짜여진 미술관을 탐방한 느낌이다. 카라방, 나비방, 올리브방, 에스테르방, 죽음방, 빨강방 등 각 방에는 주어진 명칭이 아우르는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방들의 의미가 모여 미술관을 정의 내린다. 그러니 방은 각자의 연관성으로 놓여 있으면서도 다른 방들과의 유기성을 잃지 않는다. 거대한 미술관의 이름, “내 이름은 빨강”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건 존재를 명명하는 단위일 뿐이다. 방들을 지배하는 다양한 색채의 화풍과 역사가 관람객을 만족시킨다. 한 폭의 그림에 담긴 모든 존재가 목소리를 내는 그림이야 말고, 가장 관객을 만족시키는 그림이 아닌가. 의식이 충만해지는 소설이다. 아니, 의식을 깨어내는 미술관 관람이다. 묵직한 주제의식과 날카로운 극의 전개가 매서운 겨울바람처럼 생경하다. 꼭 다시 읽고 싶다. 지금과 다른 느낌을 갈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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