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것들은 그저 자란다
이윤 리 지음, 정혜윤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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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의 것들은 그저 자란다> 리뷰
📕 도서 협찬

자식을 잃는다는 것은 어떤 슬픔일까. 감히 상상할 수도, 이해한다고 말할 수도 없는 고통일 것이다. 이윤 리는 첫째 아들을 잃은 뒤 소설을 썼고, 2024년 둘째 아들마저 같은 방식으로 떠나보낸 뒤 다시 글을 썼다..

<자연의 것들은 그저 자란다>는 그렇게 두 아이를 먼저 떠나보낸 엄마가 쓴 기록이다.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사람은 대체 얼마나 큰 슬픔까지 견디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일까.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 슬픔이 옅어진다고 쉽게 말한다. 충분히 애도하고 나면 상실을 받아들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도 한다. 그러나 세상에는 극복할 수 없는 슬픔도 있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실이 있다. 자식을 잃는 일이 아마 그러할 것이다.

이윤 리는 그 고통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찾지 않는다. 떠난 아이들의 마음을 추측하거나 죽음의 이유를 찾아 하나의 답으로 완성하려 하지도 않는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채로 남겨둔다. 그리고 슬픔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그것을 품은 채 살아간다.

자식을 잃고 울다 바위가 된 니오베처럼. 바위가 되었다고 삶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그는 바위가 된 몸으로 계속 살아 있고, 여전히 아이들을 사랑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면 ‘살아낸다’는 말이 유난히 무겁게 다가온다.🥲

살아낸다는 것은 반드시 슬픔을 이겨내는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것을 짊어진 채 오늘 하루를 건너는 것. 아침이 오면 다시 눈을 뜨고, 밥을 먹고, 사람을 만나고, 문장을 쓰는 것.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고 조금도 괜찮아지지 않았는데도 삶을 계속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고단하고도 위대한 일인지 모른다. 우리는 삶을 사랑해서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너무 사랑했던 존재를 계속 사랑하기 위해 살아가기도 한다.

이 책은 슬픔을 극복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극복할 수 없는 슬픔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 삶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살아낸다는 말의 무게를 오래 생각하게 하는.. 그런 책이었다.

#자연의것들은그저자란다 #이윤리
#다산책방 #에세이추천 #가제본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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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시게, 민화는 처음이지? - 그림에서 만나는 조선의 하루 ㅣ 십대의 교양 3
태지원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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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서오시게, 민화는 처음이지?> 리뷰
📕 도서 협찬

민화라고 하면 호랑이와 까치, 모란, 책가도처럼 익숙한 그림부터 떠오르곤 합니다.
평소 민화를 예쁘고 정겨운 옛 그림 정도로 생각했는데, <어서 오시게, 민화는 처음이지?>를 읽으면서 민화가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는 역사 자료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림 속에는 조선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걱정하며 살았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구름을 뚫고 올라가는 용에는 과거시험에 합격해 출세하고 싶은 마음이, 화려한 모란에는 부자가 되어 잘살고 싶은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십장생도에는 오래 살고 싶은 바람이, 책가도에는 공부와 책을 중요하게 여겼던 당시 사람들의 생각이 보입니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과거시험 이야기였습니다. 과거시험을 앞두고 잉어 그림을 선물하며 합격을 기원했다는 이야기는 시험을 앞둔 아이에게 찹쌀떡이나 엿을 선물하는 지금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웃음이 났습니다. 게다가 조선 후기 과거시험에도 대리시험이나 답안지 바꿔치기 같은 부정행위가 있었다니, 사람 사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역사와 우리 문화를 좋아하는 제게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그림 한 장에서 이야기가 계속 뻗어나간다는 것이었습니다. 모란을 보다가 조선 후기 시장과 화폐의 발달을 만나고, 책가도를 보다가 당시 책값과 책을 전문적으로 거래하던 ‘책쾌’까지 알게 됩니다.

이책은 민화를 알고 싶은 분은 물론이고, 역사를 암기가 아닌 이야기로 만나고 싶은 청소년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저 역시 수업에서 민화 한 점을 보여주고 아이들과 질문을 나눠보고 싶어졌어요😉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안에 조선이라는 시대보다 먼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서오시게민화는처음이지
#태지원 #미래인 #청소년교양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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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미래 - 문화자본의 무한가치 세계유산 2.0
강상규 지음 / 가디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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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계적으로 K콘텐츠의 인기가 뜨겁다. 블랙핑크와 BTS 같은 K팝 아티스트는 이미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비롯해 K뷰티와 K관광까지 한국 문화 전반이 전에 없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흐름을 보며 우리의 문화가 가진 힘은 어디에서 오는지 궁금해졌다.

한국사를 공부하면서도 비슷한 의문을 품곤 했다. 다른 나라가 우리나라를 침략했을 때 왜 하필 문화재를 약탈해 갔을까? 문화재는 무겁고 옮기기도 어려우며 관리도 쉽지 않았을 텐데, 굳이 가져가려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단순히 오래되고 값비싼 물건이어서만은 아닐 것이다. 문화재에는 한 나라의 역사와 기술, 정신과 정체성이 담겨 있다. 그것을 빼앗는 행위는 물건 하나를 가져가는 것을 넘어 그 나라의 기억과 자부심까지 차지하려는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한편으로 빼앗긴 문화재를 다시 찾아오는 일도 결코 쉽지 않았다. 분명 우리의 것이고 도둑맞은 것인데도, 수많은 문화재가 여전히 다른 나라의 박물관에 버젓이 전시되어 있다. 소유권과 외교 문제, 각 나라의 법과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반환 과정은 길고 복잡해진다. 이를 생각하면 문화유산은 단순한 옛 물건이 아니라 지금도 국가와 국가 사이에서 힘을 발휘하는 문화자본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과거의 미래>는 유산을 박제된 과거가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자원으로 바라보게 한다. 과거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유산에 저장되고, 그 가치를 발견하고 새롭게 연결하는 사람을 통해 미래의 자산으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문화유산을 지킨다는 것이 단지 오래된 것을 보존하는 일인지, 아니면 그 안의 의미를 오늘의 언어로 되살리는 일인지 고민해 보았다.

지금 K콘텐츠가 세계의 관심을 받는 현상 역시 오랜 문화적 기억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결과일 것이다. 우리가 가진 문화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활용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 차분히 생각하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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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피어나
사이먼 케이 지음, 비비 레이 그림 / 샘터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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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언제나 피어나> 리뷰
📕 도서 협찬

저마다 피어나는 순간이 다르다지만, 내 인생에도 정말 꽃필 순간이 오기는 하는지 여전히 의문투성이인 마흔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이렇게 말합니다. “너는 존재 자체로 소중해. 지금 모습 그대로도 충분히 빛나고 있어.” 하지만 받아쓰기 한 번, 단원평가 한 번에도 잔소리가 늘어나는 제 모습을 보면, 정작 아이에게 전해지는 말은 전혀 다른 것이 아닐까 싶어 마음이 뜨끔해집니다. 🥲 잘해야 빛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어느새 더 잘하기를 재촉하고 있으니까요.

스물이 되면 어른이 되고, 서른이 되면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며, 마흔이 되면 웬만한 일에는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을 지닌 중년이 될 줄 알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터무니없는 기대였습니다. 저는 여전히 흔들리고, 헤매고, 때로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방황하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제게 그림책 <우리는 언제나 피어나>는 다정하면서도 힘 있는 위로를 건넵니다. 무지개와 별, 태양과 달, 광활한 우주 속 아이들은 누군가 자신을 피워 주기만 기다리지 않습니다. 커다란 눈으로 세상을 마주하고, 자신만의 빛과 색으로 당당하게 춤춥니다. 비비 레이의 강렬하고 화려한 그림과 사이먼 케이의 맑은 문장은 한 아름의 꽃다발처럼 마음을 환하게 밝혀 줍니다.

어쩌면 피어난다는 것은 완성된 어른이 되는 일이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자신의 빛을 잃지 않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도 저도 아직 피어나는 중입니다. 서로의 속도를 재촉하지 않고, 넘어지는 날에도 손을 잡아 주며 함께 자라는 것. 이 책을 덮으며 아이에게, 그리고 저 자신에게 다시 말해 봅니다.

우리는 지금도 충분히 빛나고 있다고. 조금 늦더라도, 저마다의 자리에서 언제나 다시 피어날 수 있다고요💜

#우리는언제나피어나 #샘터어린이
#아이책 #그림책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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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손님 ㅣ 레인보우 그림책
마니 지음 / 그린북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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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엽 손님> 리뷰
📕 도서 협찬

이책은 제가 읽기 전에 우리 집 초딩이가 먼저 펼쳐 본 그림책이에요. 혼자 책을 다 읽고 저에게 “엄마, 이 책 감동적인 내용이야.”라고 하더라고요.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느꼈을까 궁금해 저도 천천히 읽어보았습니다.

가을이 되어 나무를 떠난 낙엽은 자신의 보금자리를 찾아 여행을 시작합니다. 개미 마을, 금붕어 마을, 다람쥐 마을을 거치며 이런저런 일을 겪고, 처음에는 말끔했던 낙엽의 모습도 점점 너덜너덜해집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새로운 곳에서 내 자리를 찾기 위해 애쓰는 우리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 낙엽은 마침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흙을 만나게 됩니다. 무엇을 잘해서도, 멋진 모습을 하고 있어서도 아닌 그저 ‘나’이기 때문에 품어주는 존재를 만난 것이지요. 아이가 말한 ‘감동적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저도 알 것 같았습니다. 힘들고 지칠 때 내 곁에 나를 응원하고 받아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따뜻한 위로가 되니까요.

그림 곳곳에 숨어 있는 ‘흙’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여기에도 있었네!” 하며 찾아내는 귀여운 재미 덕분에 아이와 함께 읽기에도 좋았어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낙엽 역시 자신을 품어준 흙에게 “이번엔 내가 도와줄게.”라고 말합니다. 누군가에게 받은 사랑과 응원이 다시 다른 누군가를 돌보는 마음으로 이어진다는 것. 떨어진 낙엽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흙을 덮고 다시 새로운 생명을 키워내듯, 우리의 관계도 그렇게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귀여운 그림 속에 생각보다 깊고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던 <낙엽 손님>.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당신을 응원하는 누군가가 곁에 있어요.”라고 조용히 이야기해 주는 듯한, 가을에 참 잘 어울리는 그림책이었습니다🧡

#낙엽손님 #그린북 #그림책추천 #서평단
#마니글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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