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日記 - 황정은 에세이 에세이&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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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글은 늘 뾰족하고 선득한 느낌이 있었다. 덤덤하고 건조하게 씌어진 글을 읽을 때면 다정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내가 읽은 두 편의 소설이 그랬고 이 에세이도 그렇다. 작가 특유의 느낌이 있어 역시! 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언젠가 작가 사진으로 본 모습에서 왜소하다 생각했는데 실제 몸이 약한 분이다. 본인의 얘기 속에서 어린 시절 받은 상처와 약한 신체로 인해 겪은 불의와 예민한 감각들이 지금의 작가 황정은을 만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난하고 소외되고 사회적 약자로 여러 폭력에 노출되어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에 강한 연민을 가지고 그들의 이야기를 쓰려고 했던 이유도 알 것 같았다. 얼마전 읽었던 필립 로스의 울분의 나온 인물처럼 황정은 작가에게 울분은 글을 쓰게 하는 동력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운 이들의 삶을 고민할 필요조차 없는 삶을 사는 많은 무심한 이들에게 따끔하게 찔러 일깨워주는 역할을 하는 글을 써 주어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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