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 박완서 소설전집 10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명랑하고 생기있던 경아가 어떻게 그렇게 깊은 상처를 가지고 살아왔을까. 경아는 곧 작가 자신이어서 생동감이 넘친다. 타인을 향한 속엣말엔 거침없고 솔직하다. 소설 전체에 흐르는 일관된 감정 같은 것이 고집스레 경아를 이끄는 것 같은 것이 느껴진다. 도중에 읽기를 그만두고 다시 읽어도 늘 한결같은 그 감정이 무엇일까 생각하게 만든다.
꽃다운 시절, 아름다운 청춘에 갑자기 배움을 중단하고 소녀가장이 되었으며 홀로 남은 어머니는 표정도 감정도 없이 루틴만 반복하고 있으며 폭격에 잃게 된 두 오빠에 대한 상처, 죄책감 마저 안고 살아야하는
그럼에도 늘 우울하고 슬프지 않고 씩씩하고 담대하게 사는 모습이 대견해보였다. 아버지뻘 옥씨와의 사랑도 밉지 않고 애처로웠다.
그렇게 장성한 경아는 지금의 작가가 되어 있구나.
그 울분을 글로 쓰고 싶었겠구나 싶었다.
경아를 통해 본 작가님은 멋진 여성이 되었을듯 싶은데 이미 세상을 뜨셨다. 지금도 아니 그 옛날엔 정말 보기드문 당당한 여성이셨을 것 같은데 너무 늦게 글로 만나 뵈어 안타깝다.
박완서 작가님의 소설과 에세이들이 많이 남아 있으니 하나씩 하나씩 섭렵하며 그 분의 매력도 알아가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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