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 帛書 - 125년 만에 도착한 편지
이상훈 지음 / 책마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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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압박 속에서도 신념을 지키려 했던 한 인간의 고뇌와 진심을 마주하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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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피무늬 모자
안 세르 지음, 송원경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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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세르 작가의 <호피무늬 모자>는 짧은 분량 안에 깊은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다. 이 작품은 한 사람을 잃은 뒤에야 비로소 선명해지는 기억과 끝내 다 이해하지 못한 타인을 어떻게 마음을 남길 것인가를 조용히 묻는다. 담담한 문장으로 글을 써내려갔지만 그 안에는 상실과 애도, 우정과 사랑이 촘촘하게 겹쳐 있다.



** 줄거리 



이야기는 정신질환을 앓다가 세상을 떠난 친구 파니를 기억하는 화자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화자는 파니와 함께했던 시간들을 하나씩 떠올리며 그녀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아무리 가까운 사이였다고 해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완전히 알 수는 없다. 화자는 파니를 떠올릴 때마다 자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모습과 이해하지 못했던 순간들을 마주하게 된다.






** 이해와 끝없는 사랑을 담은 소설


<호피무늬 모자>는 누군가를 완전히 이해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하지만 동시에 사람은 다 이해하지 못해도 충분히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도 이야기한다.

화자가 파니를 떠올리는 장면들은 단순히 옛날 일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다. 떠난 친구를 잊지 않으려는 마음, 그리고 뒤늦게라도 그 사람을 이해해 보려는 마음이 담겨 있다. 가까운 친구였지만 파니의 아픔을 모두 알 수는 없었고, 그래서 화자는 함께했던 시간들을 다시 떠올리며 파니를 조금씩 이해해 간다.

우리는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도 상대의 마음을 완전히 알 수 없다. 어쩌면 그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 소설은 모든 것을 이해해야만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남아 있어도, 곁에 있었던 시간과 소중했던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호피무늬 모자>는 슬픈 이별의 이야기이면서도 따뜻한 사랑의 이야기로 읽힌다. 누군가가 떠난 뒤에도 그 사람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은 오래 남는다. 책을 덮고 나면 나 역시 소중했던 사람들을 떠올리게 되는 작품이다.



** 감상평


이 책을 읽으며 작년 12월 세상을 떠난 우리 집 반려견 아롱이가 자주 떠올랐다. 14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 보냈지만 돌이켜보면 나는 아롱이를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기쁠 때도 슬플 때도 함께했지만 아롱이는 말을 할 수 없었기에 자신의 마음을 직접 들려준 적이 없다. 나는 그저 행동과 눈빛을 통해 짐작할 뿐이었다.


책 속 화자가 파니를 떠올리며 "나는 과연 그 사람을 얼마나 이해했을까" 질문하는 모습은 떠난 아롱이를 생각하는 내 마음과도 닮아 있었다. 아롱이가 아팠던 순간들, 외로웠던 순간들, 혹은 행복했던 순간들을 나는 얼마나 제대로 알아차렸을까. 더 자주 안아줄 걸, 더 많이 함께할 걸 하는 후회도 함께 떠올랐다.


물론 사람을 잃는 슬픔과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는 슬픔은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사랑하는 존재를 잃고 남겨진 사람이 품게 되는 그리움과 미안함, 그리고 끝내 다 알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어딘가 닮아 있다. 우리는 함께 살아도 상대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그럼에도 사랑은 가능하고, 오히려 그 이해할 수 없음 속에서 더 깊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온전히 알 수는 없지만, 함께했던 시간과 사랑했던 마음은 분명 남는다. 책을 덮은 뒤에도 한참 동안 아롱이를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는 알 수 없는 마음들까지도 포함해, 그 아이를 사랑했던 시간을 고맙게 기억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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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피무늬 모자
안 세르 지음, 송원경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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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존재를 잃고 남겨진 사람이 품게 되는 그리움과 미안함이 담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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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조건 : 옆집에 사는 이웃과 반드시 친하게 지내세요
네후네 하야세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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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한 호러소설. 왜?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아 더 궁금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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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리를 인간으로 살게 하는가
김종구 지음 / 위커리어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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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새로운 기술 속에서 살아간다.

특히 인공지능은 이제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인간만의 영역이라 여겼던 부분까지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사실 내 삶은 AGI 라는 말과는 거리가 좀 멀게 느껴진다. 그래서 먼 미래 이야기처럼 들릴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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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AGI'라는 말이 더 이상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성장하고 경쟁하는 데에만 집중하느라 정작 중요한 질문 하나를 놓치곤 한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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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구 작가의 <무엇이 우리를 인간으로 살게 하는가>는 그 질문을 다시 꺼내 들게 만드는 책이었다. 이 책은 기술의 빠른 발전 속에 우리가 어떻게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을지를 알려준다.


l  나는 마지막으로 언제 AI 없이 깊이 생각해보았는가?


최근 나는 '인지적 게으름'이라는 달콤한 함정에 빠져 있다. "좋은 답이 바로 앞에 있을 때, 우리의 뇌는 굳이 스스로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이는 도덕적 나태함이 아니라 에너지를 아끼려는 우리 뇌의 자연스러운 본능이다. 인공지능은 이 본능을 가장 효율적으로 충족시켜 주는 도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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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회사 업무부터 일상적인 고민까지, 어느 덧 AI에게 질문하고 답을 구하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예전에는 '왜?'라는 의문을 품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이어갔다면, 이제는 '어떻게 하면 더 쉽고 빠르게 답을 얻을까'에만 의존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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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을 읽자마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나는 요즘 정말 깊이 생각하고 있는가? 매일 정보를 보고, 듣고, 정리하는 행위 자체를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고 착각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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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분명효율적이다. 우리의 불편함을 즉각 해소해주고, 막막한 빈 페이지를 순식간에 채워준다. 하지만 저자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아 괴로운 그 공백의 시간이야말로 비로소 생각이 탄생하는 시점이라고 말한다. 나는 어쩌면 가장 창의적이어야 할 그 생각의 자리를 기술의 속도로 성급히 덮어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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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0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AI의 생각이 아니라, AI와 함께하면서도 여전히 살아있는 나의 생각이다.

l  인간답다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p. 286 인간다움의 핵심 중 하나가 '선택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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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선택은 철저하게 최적화의 결과물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효율적이고 가장 정답에 가까운 답을 내놓을 뿐, '왜 이것인지'리는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의 선택은 다르다. 우리는 때로 최선이 아님을 알면서도 그 길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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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어렵고 더 불편한 길이지만 그것이 '옳다'고 믿기 때문에 혹은 아무런 논리적 이유없이 단지 '그러고 싶어서' 그 길을 가기도 한다. 엄청 비합리적인 이 과잉과 낭비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선택을 가장 인간적인 것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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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87 인간다움은 갖는 것이 아니라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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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시대의 속도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일이 아니다. 외부의 소음 속에서 자신만의 중심을 잡고, 스스로 기준을 세워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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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불안에 잠식되지 않고, 기술의 혼란 속에서도 단단한 내면을 만들어 가는 것. 불완전하고 때론 고통스럽고 예측할 수 없는 하루를 그럼에도 온전히 나의 것으로 경험하는 것이 진정한 '인간다움'이라고 말한다.





* AI
시대 꼭 읽어야 할 인문학책


<무엇이 우리를 인간으로 살게 하는가>의 38가지 질문은 때로는 나를 불편하게 만들고, 때로는 새로운 깨달음을 주었다. 뇌가 에너지를 최소화하려는 성향이 있다는 사실은 관련도서를 통해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것은 실제로 의식하며 살아가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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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빈 페이지를 두려워하고,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며, 기술의 발전으로 시간과 풍요로움이 늘어났음에도 쉽게 공허함까지 느낀다. 저자는 이런 삶의 모습들을 깊이 있게 짚어내며,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질문을 던진다.

AI 시대, 효율성이 최고의 가치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이 책은 오히려 인간다운 삶을 위해 때로는 비효율적인 방식을 선택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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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제시하는 방향으로 떠밀려 선택하는 삶이 아니라, AI를 도구로 활용해 나에게 진정으로 의미 있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쓰는 삶. 어쩌면 그것이야말고 이 시대를 가장 인간답게 살아가는 방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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