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셔가의 몰락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아구스틴 코모토 그림, 이봄이랑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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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에드거 앨런 포의 <어셔가의 몰락>은 인간의 불안과 고립, 그리고 정신의 붕괴를 그린 고딕소설이다. 한때 번영했던 어셔 가문이 외부와의 단절 속에서 점점 쇠락하고 결국 무너지는 이야기다. 이 소설은 1839년 출간된 이 작품은 단순한 공포소설이 아니라, 고립된 인간이 자기 안에 어둠에 잠식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고딕소설(Gothic Novel)이란?

고딕소설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정리해봤다.

고딕소설은 공포와 미스터리, 인간 내면의 불안과 광기를 다루는 문학 장르다.

18세기 후반 유럽에서 시작되어, 낡은 성이나 폐허가 된 저택 같은 어두운 공간을 배경으로 죽음, 초자연적 존재, 고립, 광기 등의 주제를 그린다.

하지만 단순한 공포소설과는 다르다.

고딕소설은 인간의 이성과 감정이 충돌할 때 드러나는 심리적 공포, '내면의 어둠'을 탐구하는 문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가 대표적인 고딕소설이다.






줄거리

어느 날, 화자인 ''는 오랜 친구 로더릭 어셔의 편지를 받는다.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어셔는 심한 불안과 신경쇠약에 시달리고 있으며 자신을 찾아와 달라고 부탁한다.

''는 음산하고 황폐한 어셔 저택에 도착한다. 저택은 마치 살아있는 듯한 불길한 분위기를 풍기고 어셔의 누의 매들린은 원인 모를 병으로 점점 쇠약해지고 있다. 그곳에서 ''는 친구의 극도로 예민하고 불안한 정신 상태를 직접 목격하게 되는데...


왜 어셔 가문은 몰락할 수 밖에 없었을까?

p.13 대대로 유장한 역사를 자랑하는 어셔 일가의 가계에서 방계가 제대로 자리를 잡은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가문 전체가 직계혈족으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어셔 가문은 오랜 세월 외부와 혼인을 피하며 '순수한 혈통'을 지켜왔다. 하지만 이 순수성은 시간이 지나면서 유전적 결함과 신체적 쇠약으로 이어진다. 작품 속 어셔 남매는 모두 병약하고 신경질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즉 혈통의 폐쇄는 생명의 다양성을 잃게 만들고 쇠락을 초래한 원인이 된 것이다.

또한, 외부 세계와의 단절은 사회적 관계의 단절을 의미하기도 한다.

세상과의 소통이 끊긴 어셔 가문의 폐쇄적 환경은 로드릭의 불안, 광기, 환각을 키워냈고 그 불안은 저택 전체로 퍼져나간다.

어셔 가문은 외부와의 단절 속에서 스스로를 보호하려 했지만 결과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붕괴되고 말았다. '스스로를 보호한다'는 건 어쩌면 상처받지 않기 위해 세상과 거리를 두는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관계를 완전히 끊어버린 채로는 결국 자신 안에서만 썩어가는 고립이 남는다. 나 역시 때로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벽을 세우지만, 그 벽이 나를 더 외롭게 만든다는 걸 이제는 안다.


내면이 무너질 때 현실도 무너진다


p.27 나는 미래의 일들이 두렵네. 다가올 일들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결과가. 어떤 사건이든, 제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견딜 수 없을 만큼 불안정한 이 영혼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진다네.

어셔는 단순한 정신 질환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의 불안과 광기는 오랜 고립 속에서 자라난 내면의 균열이었다.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온 그는 결국 현실을 감당하지 못했다. 여동생 매들린의 죽음은 그에게 가장 큰 두려움이었고 그 순간부터 그는 더 무너져 버렸다.

어셔의 균열처럼 우리도 정신이 흔들릴 때, 우리가 믿는 현실 또한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가를 깨닫게 된다. p.50 그의 상태는 나를 겁에 질리게 했다 - 그리고 나까지 감염시켰다. 는 그 불안이 얼마나 전염력 강한 감정인지를 잘 보여준다. 어셔의 두려움이 화자에게 번져가듯, 우리의 두려움 또한 타인에게 스며들어 관계를 뒤흔든다. 불안이라는 문제는 나 자신만이 아니라 주변까지 병들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게 해주는 부분이다.





** 감상평

얇고 그림도 있는 책이라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에 잠시 당황했다. 고딕 소설이란 장르를 생각해보면, 당시의 공포소설은 단순한 자극보다 인간 내면의 어두운 감정과 불안을 표현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었던 것 같다. <프랑켄슈타인>을 읽을 때와 비슷한 묘한 공포와 슬픔이 동시에 남았고, 두려움의 근원은 외부가 아니라 인간 자신 안에 있다는 사실을 소설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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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셔가의 몰락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아구스틴 코모토 그림, 이봄이랑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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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내면의 불안과 두려움을 짧은 글에 담아낸 놀라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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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가로지르는 은하향초
김청귤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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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클럽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우주를 가로지르는 은하향초>는 상실의 마음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작은 온기와 위로를 전하는 판타지 소설이다.



이야기는 어디에서든 불쑥 나타나는 신비한 향초 가게를 배경으로 하며 사람뿐 아니라 모든 존재의 그리움과 작별을 다정하게 그려낸다.




줄거리




마녀가 운영하는 신비로운 은하향초 가게.

이 곳에는 삶에서 소중한 무언가를 잃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찾아온다.

마녀는 이들에게 가장 뜻깊은 물건을 받아 향초를 만들어준다. 완성된 양초는 단순한 불빛이 아니다.

불을 켜는 순간, 불꽃은 우주를 가로지르는 터널이 되어, 잃어버린 존재와 다시 만날 있는 짧은 기회를 선사한다.

손님마다 사연은 다르다.

누군가는 첫사랑의 잊혀진 설렘을, 누군가는 오랜 친구 같던 반려동물의 따뜻함을, 누군가는 한때 꿈꿨으나 현실에 묻어둔 자신의 꿈을 이야기한다.

향초의 불꽃 앞에서는 누구나 자신만의 상실을 꺼내놓게 되고 순간만큼은 향초의 온기로 아픔을 위로 받는다.








감상평



각 손님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저절로 마음이 움직인다. 그들이 겪는 상실의 아픔과 그리움은 내 안의 누군가, 무언가를 떠올리게 만든다.

특히, 반려묘 치즈를 잃은 세즈의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집 반려견 '아롱이'가 자연스레 생각났다. 13년을 함께 살아 온 소중한 가족. '나도 언젠가 이런 순간을 맞이하게 되겠지?'하는 상상이 가슴을 저릿하게 했다.

누구에게나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기억이 있듯, 책 속 향초의 불빛은 내 마음을 조용히 덥혀주었다. 잠시나마 상실의 아픔을 잊게 해주는 향초 같은 위로가 고맙게 느껴졌다.

<우주를 가로지르는 은하향초>는 잔잔한 온기와 함께 조용하지만 깊은 위로를 건네는, 특별한 SF소설이다. 일상에 지친 마음을 잠시 쉬어가게 해 줄 책을 찾는 분들께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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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가로지르는 은하향초
김청귤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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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이야기에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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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비 생활
가제노타미 지음, 정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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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 입니다.



 

<저소비 생활>은 한 달 생활비 70만원으로 살아가며 실천한 저자 가제노타미의 저소비 라이프 스타일의 노하우를 담은 자기계발서이다.

가제노타미는 돈과 생활 이야기를 다루는 '가제타미 라디오'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소비를 조절하고 자기만족과 자유를 실현하는 삶의 방식을 독자들과 나누는 작가이다.

이 책은 지출을 줄이는 방법 뿐 아니라 저소비로 생활 속 작은 행복을 다시 찾고 나만의 기준으로 삶을 선택하는 내면적 만족까지 우리에게 알려준다.

 

p.9 저소비 생활'이라는 생활 방식은 단순한 절약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로 되돌아가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생활비를 줄이면서도 만족하며 살 수 있을까?

저자는 하고 싶은 일을 참기보다 불필요한 물건을 짊어진 생활이나 소비 흐름을 제자리로 되돌리면 자연스레 생활이 간소화되고 돈이 이전보다 필요 없어진다라고 말한다.

쓸데없는 소비가 줄어들게 하는 방법에도 우선 지금의 나 자신을 받아들여야 한다. '나는 그럭저럭 잘하고 있고, 적당히 노력하고 있어'라며 편안한 마음이 무리하지 않는 삶을 살게 만들어 준다.

 

p.68 월초에는 빈약하게,

월말에는 사치스럽게,

 

저소비 생활에서는 돈 쓰는 타이밍을 바꿔도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첫째 주 : 정리, 청소, 일에 집중한다. 기본적으로 집에 있는 것으로 생활한다. (가능한 돈을 사용하지 않는다)

둘째 주 : 집에 있는 것으로 생활하면서 월말의 즐거움을 계획하기 시작한다. (필요한 물건인지 생각해본다)

셋째 주 : 하고 싶은 일에 돈을 쓰기 시작한다. (우선순위 높은 것부터 구입한다)

넷째 주 : 마음껏 즐긴다!(평소 자제하던 좋아하는 일을 느슨하게 풀어주는 정도)

'월초는 빈약하게, 월말은 사치스럽게'의 핵심 포인트는 우선순위가 낮은 소비를 잘라내어 돈 쓰는 만족도를 올리는 것이다.

 

p.89 오늘 하루 정도는 돈을 쓰지 말고 지내자 : 0원 데이

 

0원 데이란 말 그대로 돈을 쓰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것을 말한다.

0원 데이를 늘리기 위해 '기록이 필수'이며 두 가지 방법을 제안하다.

첫째, 지출 메모를 기록해 사용 금액을 알 수 있도록 하고 돈을 쓰지 않은 날이 한눈에 보이도록 한다.

둘째, 쇼핑메모는 원하는 물건이 생기면 구매장소와 물품을 메모해 두었다가 시간을 두고 재검토한다.

 

p.123 뭐든 바로 사지 않고, 가진 것으로 지내면 된다.

물건을 무작정 줄이기보다 필요한 것만 남는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우선은 주변에 있는 물건으로 대신해보고 꼭 필요하다면 구매한다. "버리자!"는 다음 단계이다.

삶이 지루하다고 느낄 때 바꾸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 욕구가 쇼핑으로 이어지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바꾸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땐 자신의 생각이나 고정관념을 다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p.88 돈을 쓰지 않고 지내는 것은 근력 운동과 같다.

매일 조금씩 꾸준히 해야 좋은 습관이 생긴다.

 

저소비 생활을 만족스럽게 하려면 자신의 만족감이 증가하는 선택지를 고를 수 있도록 일상생활에 연습이 필요하다.

생각이나 방법을 바꿀 수도 있지만 '이쪽이 더 좋다'라는 방향으로 움직이며 삶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바꾸어 나가는게 만족감을 더 느낄 수 있다.

 

폰트, 그래픽, 로고, 텍스트이(가) 표시된 사진

AI 생성 콘텐츠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계속 행복한 상태에 머무른다기보다

행복할지도 모른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p.254

 

저소비가 행복과 연결되는 이유는, 단순히 소비를 줄였다는 결과에 있지 않다. 저자가 말하는 저소비는 극단적인 절약이나 아무 것도 사지 않는 생활이 아니라, 자신의 기분과 필요에 맞추어 낭비하지 않는 삶이다.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하는 습관을 들이면 충동적 소비나 보상 심리에 흔들리지 않게 되고, 경제적으로는 물론 마음에도 여유가 생긴다. 물건에 휘둘리지 않고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나 또한 예전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혹은 충동적으로 무언가를 사는 경우가 있다. 책을 읽으며 잠시 멈춰 서서 나의 소비 패턴을 점검하게 되었고, 앞으로는 나답게소비하는 삶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저소비 생활>은 돈과 마음 모두 낭비하지 않고 자신만의 행복을 쌓아가는 삶의 방식을 알려주는 지침서 같은 책이었다.


소비 습관을 바꾸고 싶거나, 미니멀 라이프와 지속 가능한 생활에 관심 있는 분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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