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할아버지 2
네코마키 지음, 오경화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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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아직도 대세인가

고양이가 어느 누구와 안어울린단 말이야. 고양이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인간에게 행복감을 주는 신의 선물임은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순적인 타이틀로 시작하게 된 것은 무엇일까. 


동물이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온 것은 오래 전부터이것만 가족이라는 의미로 다가온 것은 아마도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다. 2000년대 들어서 소설, 에세이, 만화, 드라마, 영화, 동화 등 각종 매체를 통해서 애완동물을 소재로 나온 콘텐츠는 이제는 서점가에 가면 손쉽게 볼 수 있다. 고양이 사진집까지 나오는 세상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런 범주에서 볼 때 "고양이와 할아버지"는 더이상 새롭지 않다. 


하지만, 어느 누구보다 고양이에 대한 작품을 내고 있는 네코마키 작가의 작품은 일상적이면서도 기발한 스토리텔러로서의 자질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작가의 필명에도 애묘가로서의 정체성을 밝히고 있는 작가의 이번 작품에 눈이 가는 건, "할아버지"라는 새로운 포인트가 나왔기 때문이다. 


절로 미소를 짓게 만드는 편안한 만화 


할아버지이자 이 만화의 주인공인 다이키치상은 76세로 몇 년 전에 사랑하는 아내 요시에상이 세상을 떠나면서 애묘인 타마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할아버지의 일상은 타마와 함께 동네 산책을 하거나 신문을 읽고 요리를 하고 타마의 식사를 챙긴다. 어쩌면 너무나 일상적이기 때문에 스토리가 이어질까 이 만화를 읽는 재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가는 무척이나 일상적인 할아버지의 하루를 의미있고 행복과 평화가 함께하는 노년의 삶으로 잘 그려내고 있다. 


고양이와 할어버지 귀여움은 막상막하


4컷 보너스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이 엄청난 관찰력은 어찌할 것인가. 사랑스럽다 못해 장면이 눈에 그려질 듯한 이 섬세한 표현력까지 읽다 보면 일에 지치고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들이 겪을 수 없는 느긋함이 만화를 통해 대리만족으로 채워질 수 있다. 젊은이들에게는 생각할 수도 없는 미래의 어느 희망적인 삶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할아버지와 타마는 서로의 영역을 서로 존중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서로가 커뮤니케이션을 나누는 소중한 친구이다. 이 둘의 귀여움은 따진다 한다면.... 개인적으로는 할아버지에게 한 표 던지고 싶다. 


할아버지의 과거에 대한 회상 

만화는 쭈욱 고양이와의 일상만을 다루지 않는다. 할아버지의 어린 시절부터 이제는 세상에 없는 인생의 반려자였던 할머니와의 기억들이 중간중간을 채우고 있다. 


어느 날 이웃집 친구한테 받은 양파로 어떤 요리를 할지 궁리 중인 할아버지

오랫만에 찾게 된 아내의 요리 레시피 공책을 찾게 된다.  

빛 바랜 누런 공책 가운데 적힌 요리 레시피보다 더 눈을 끄는 것은 남편의 입맛과 반응을 잘 적어놓은 요리레시피와 다른 볼펜으로 적은 숨은 맛 필기. 


단순히 두 페이지에 걸친 이 스토리가 얼마나 마음을 울리게 하는지 모른다. 그 뒤에 반점도 있지만 말이다. ㅋㅋㅋ

디지털 시대에 무엇이든 스마트폰이나 타블렛피시를 통해 검색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현재에 있어서는 이러한 요리 레시피 자체가 어쩌면 구시대의 산물이라 하겠지만, 어쩌면 향수를 돋게 만드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잘 표현한 것이리라. 30년 뒤에 내 스마트폰 메모장에 적혀 있는 문귀를 보고도 같은 감동의 감성을 느낄 수 있을 수 있겠지만 말이다. 이럴 때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시대의 과도기에 있는 내 삶이 무척이나 감사하기까지 하다. 


사계절과 함께 하는 할아버지와 고양이 

화사한 벚꽃에서 시작해서 난로에 떡을 구워먹는 코타츠와 함께 하는 겨울까지 

할아버지에게 어려운 핸드폰 일화에서부터 손녀의 결혼식 참석 그리고 애묘 타마에 일어난 일까지 

할아버지의 1년은 우리가 사는 쳇바퀴에 급히 달려가는 현대인들보다 어쩌면 다양한 삶을 지내고 있다. 

읽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안식이 되는 만화, 고양이와 할아버지 

따뜻한 커피와 함께 읽다 보면 따뜻한 타마의 온기가 느껴진다. 


하임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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