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 번지점프를 하다
우애령 외 지음 / 글빛(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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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느낌
같은 학교 선후배 작가들의 단편 소설 모음집은 ‘동문’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그들만의 축제일 수도 있다. ‘이화’라는 이름으로 소속감과 연대감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만든 책이 아닌가 하는 불쾌감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불쾌감은 어느새 사라졌다.  

시대가 지나도 같은 고민은 계속된다.
123년 역사를 지니며 수많은 여성인재를 양성한 여자대학교를 나온 이들이라는 공통요소로 이 책은 출발한다. 환갑을 넘은 작가부터 이제 30대에 막 들어선 청년까지, 이화여대라는 대학에서 이들은 어떤 꿈을 꾸고 이뤄왔을까. 세대가 바뀌어도 이화여대는 부잣집 아가씨들의 교육양성소 혹은 현모양처를 배출하는 곳이라는 20세기 사회의 편견을 아직도 지니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책 속에는 언제나 비싼 등록금을 내기위해 애쓰는 모습과 어려운 집안사정에도 불구하고 이대에 입학하여 계층이라는 개념을 피부로 느끼는 잔혹한 공간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주류층이 아니라 주류층의 학교로 인식된 공간에 비주류로 분류된 우리 소시민의 생활이 묻어나있다. 이 책이 이화여대라는 배지를 지닌 자들만의 축제는 아니다. 오히려 이화여대에 포장되고 차가운 시선을 날리는 이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이화여대의 인간들을 보여주고 있다. 몇 명의 작가는 대학생 시절 농활이나 시골에서 야학 교사에 대한 회상을 말하다. 또는 이대를 공간적 배경으로 이화학당의 옛 모습을 또는 최근에 지어진 거대한 ECC 건물이 등장한다. 거기다 현재 이화여대의 모습을 묘사한 글에서 이 책은 작가들이 살아온 이화여대의 흔적을 그들의 기억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거기다 뜨겁지만 시리고 두렵지만 매력적인 남녀의 연애이야기까지 담겨 있다. 또한 한국이 아닌 프랑스 파리의 거닐며 여행하며 주인공의 인생관을 살펴볼 수 있다.

지금을 살아가는 이야기
12편의 단편소설은 각각 작가의 개성을 읽을 수 있다. 같을 수 없는 인간의 개체적인 매력이 이 한권의 소설에서 읽을 수 있다. 이화여대를 다녔던 안 다녔던, 이 책은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할머니, 어머니, 딸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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