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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801양 1
코지마 아지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사회고발 아니 르포 만화인가봐;;
만화 [이웃집801양]을 사회 고발 만화라고 해야 할까. 알지 못했던 어느 세계를 코믹하게 보여주는데, 이것이 정말인가 의문이 든다. 만화책에 있으니 과장되어 있다고 하겠지만, 실제로 아니 어느 정도까지 사실이라 하니 이것 참....
특별한 그녀들의 독특한 연애
이 만화는 우선 인터넷상에서 큰 화제를 일었던 작품이다. 소재는 부녀자(腐女子,ふじょし)이다. 한자를 그대로 풀면 ‘썩은 여자’라는 뜻이지만, 그 의미는 남성 동성애물을 좋아하는 여성을 뜻한다. 만화 형식은 투컷 또는 네컷으로 부녀자 여자 친구를 둔 애니메이션 오타쿠 남학생과의 이성교제를 통해 나타나는 부녀자의 특징과 생활패턴을 담고 있다. 우선 투컷이나 네컷이라 해서 내용이 약할 것이라 간과할 수 있겠지만, 만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나 자주 읽어 본 이들이라면 알 것이다. 투컷이나 네컷 만화는 소설로 치면 단편으로 임팩트가 생명이며 높은 내공으로 다져져야 가능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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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춰있던 그녀들의 사생활?
오타쿠만으로 벅찬데, 새로운 개념의 신인류 ‘부녀자’와의 만남이라니..... 이거 위험하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오타쿠인 남자친구도 부녀자 여자친구의 취향에 두 손발을 들어버린다는 사실이다. 남자친구가 오타쿠이기 가능한 일일까. 여자친구의 오타쿠적인 충성심과 견고한 자기 세계관을 이해하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주로 만화는 남자친구 티베트 군의 나레이션으로 이뤄진다. 즉, 이 만화는 오타쿠 티베트군의 시선으로 보는 부녀자로 꽤 객관적(?)이라 할 수 있다.;;;
부녀자의 존재, 알고 있지 않아???
아예 생소한 개념은 아닐 것이다. 특히 여성들에게, 필자의 경우도 고등학교 시절 H모 그룹의 팬픽에 빠져있던 친구들의 그 힘들어하던 모습을 목격했으니 말이다. 교실에 하나 밖에 없던 컴퓨터 창에 두세 명이 이마를 맞대고 손으로 가리며 읽던 차에 나는 무엇을 보나 하고 그 틈새를 통해 글을 읽었던 것이다. 정말 순간 찰나에 그 두 친구가 화들짝 놀라며 손바닥으로 스크린을 가리던 모습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순간에 읽었던 내용은 단순히 에로소설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흔히 말하는 BL물이었던 것이다. 그 친구들만이 쓰는 특별한 단어가 있는데, 그때 들었던 내용이 바로 이 책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이 만화 읽으면 읽을수록 만화가 사실이 되어버리고 만다. 내 경험상으로도 그런 비슷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고, 대학에 와서도 부녀자인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 때 그 친구가 BL물에 대한 예찬론을 술자리에서 펼쳤는데, 다들 주사라고 생각하고 그냥 흘러버렸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손이 떨렸다. 왠지 오래 전에 흘렸던 그 이야기의 일부도 [이웃집801양]만화에 들어있던 것이 아닌가.
부녀자가 아닌 이들에게는 새로운 세계 체험을 선사한다. 또한 부녀자인 이들에게는 그녀들의 고충과 일상이 있기에 공감 및 감정이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