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쿠 3
요시나가 후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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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 캐릭터를 사랑하는 그녀

여자 캐릭터보다는 남자 캐릭터를 그리는 데 공을 많이 들일 것 같은 작가는 누구일까. 라는 퀴즈가 있다면, 그 답은…


 우선 이 퀴즈의 답을 생각하지 전에 이 문제가 나올 정도로 남자 캐릭터들이 작가들의 사랑을 받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작가 후기를 통해 작가 스스로가 자신이 가장 공을 들인 캐릭터를 순순히(?) 고백하는 경우도 있지만, 독자 입장에서 그림이나 캐릭터를 비중을 보고 판단이 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남자 캐릭터가 여자 캐릭터보다 톤이 많이 들어가고 옷이나 액세서리가 패션잡지를 방불케 할 정도로 멋진 경우라 할 수 있겠다. 단순히 생각해서는 남자 캐릭터가 여자 캐릭터보다 수적으로 많다는 것도 작가의 편애라 할 수 있을까.

제 2의 전성기를 향하여
 지금까지 설명이 앞에 나온 퀴즈의 답을 생각해 내는데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절대적이고 진리적인 답이라 감히 말할 수는 없지만, 나는 당당히 요.시.나.가 후미라고 답하고 싶다. 물론 그녀 이외에도 많은 작가들이 나름대로의 편애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말이다. BL동인지로 시작한 작가이기에 그녀의 행보가 색다를 것은 없다. 하지만 순정만화와 BL물을 오가며 자신만의 세계, 굳이 말하자면 꽃미남 왕국을 자부하였던 그녀의 세계는 깔끔하고 아리따운 그림체와 더불어 그녀만의 개성과 명성으로 자신의 위치를 지켜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서양골동양제과점]이후로 눈에 띤 작품은 없었다. 약간의 외도로 학원물을 발표하기도 하였지만, 그것이 그녀에게 갖고 있던 기대를 넘어선 그 무엇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오쿠]가 그녀의 제2의 전성기가 아닌가 싶다. 우선 역사물이라는 점에서 매우 새로웠다. 턱시도와 잘 쓸어 넘긴 머릿결 그리고 빛나는 구두로 무장한 남성들의 모습은 때로는 근대 유럽의 귀족층 남성사회를 보여주고 있지만, [오오쿠]는 일본 전통의 모습을 보여준다. [오오쿠]라는 즉, 우리나라씩으로 치면 내궁전과 같은 곳으로 왕의 여자들과 시녀들이 사는 곳이다. 오오쿠는 여자들만의 세계이지만, 여기서 무릎을 딱 칠 정도의 발상의 전환과 그녀다움이 묻어난다.

스토리텔러로 다시 태어나다.
그것은 여자들의 세계가 남자들의 세계로 바뀌는 것이다. 쇼군과 천황제가 공존하는 시대, 젊은 남자들만 죽는 역병이 나돌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히 전염병이 아닌 불치의 병으로 많은 남자들이 죽게 된다. 그리고 쇼군이 죽게 되자, 남자가 아닌 여자를 쇼군으로 모시게 되고 이 여자 쇼군의 다음을 위한 그녀의 오오쿠가 만들어지게 된다. 오오쿠(大奥)보다는 오오후우(大夫)가 되어버린 것이다. 남자만 걸리는 전염병으로 그녀의 세계가 완성되는 순간이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어느 순간 납득까지 될 정도로 있을 수 있는 설정에 과연 그녀의 제 2 전성기가 첫 문을 오오쿠가 잘 이어갈지 아직 두고 봐야 하겠지만, 여자로서 쇼군의 자리에 올라 자신의 무거운 운명의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가는 여자 주인공의 성장기와 그녀의 진정한 남자가 되었던 한 오오쿠 속 남자의 앞으로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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