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싶은 밤의 디저트 가게
나카야마 유카리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봄밤과 어울리는 만화 ㅣ 울고 싶은 밤의 디저트 가게

요즘 봄밤은 어느 날보다 소중하다. 청량하고 상쾌한 밤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일년 중 얼마 되지 않은, 그야말로 적당한 온도와 적정 습도인 완벽한 나날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봄밤과 너무 잘 어울리는 만화가 있다.



노동절인 5월 1일 연휴 새벽밤에 새콤달콤한 머스킷 와인 한 잔을 마시며 읽은 이 만화는 독자의 외부 컨디션과 내부 멘탈의 싱크로율 거의 일치이기 때문에 즐겁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만화 표지부터 이리 잘 어울리다니!

밤에만 영업하는 디저트 가게는 곰과 연어가 운영을 하고 있다. 하루를 힘들고 무겁게 견더넨 사람들에게 잘 보이는 디저트 가게이다. 이 가게의 특이점은 디저트 메뉴는 단 하나라는 점이다. 앞치마를 입은 곰과 연어라니... 곰과 연어의 존재는 중요치 않다. 이 만화 속 디저트 카페는 그 자체가 동화 같은 장소이자 방문하는 손님 맞춤용 디저트 메뉴가 선사되기 때문이다. 조금 더 가자면, 해당 메뉴의 간단 레시피가 기재되어 있어, 디저트 요리를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좋은 요리책의 역할까지 한다. 이 책의 레시피를 그냥 단순히 넘길 수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검증된 정보이다. 그 근거는 일본 요리 레시피책 대상 만화부문 수상작이기 때문이다. 요리책 부문에서 만화 부문이 있다는 점도 신박하고, 요리 인구 수가 확보된 일본이라서 탄생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디저트 카페 손님은 너, 나, 우리

곰과 연어가 운영하는 이 디저트 카페의 주요 손님은 우리 자신이다. 회사에서 본인의 업무를 꿋꿋히 해오던 직원의 마지날 퇴근, 공허한 마음이 가득하고 앞으로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여직원, 몇 번의 실수로 일을 못하는 이미지로 찍혀버려 자신감이 바닥 끝으로 추락한 신입 간호사, 좋은 엄마와 아내가 되고 싶었지만 살아가는 현실 앞에서 지쳐버린 젊은 엄마, 죽은 남편을 잊지 못하는 노부인 등의 스토리가 디저트가 갖고 있는 의미와 디저트 재료가 갖고 있는 이야기와 함께 카페 손님들의 어려운 마음을 녹여준다.

또 다른 관점에서 보는 이야기

이 만화의 전개 방식은 흥미롭다. 이 카페를 찾은 손님은 단 하나뿐인 디저트를 먹으면서 희망과 용기 그리고 위안을 받는다. 손님들의 주요 이야기와 함께 만화 틈틈이 또 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 디저트 카페를 찾은 손님의 회사 동료일수도 딸일 수도 아니면 이미 세상을 떠난 남편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관점이 하나가 아니라 같은 공간에서 또 다른 사람의 마음 속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다. 몇 페이지 안되는 엽편 만화가 갖고 있는 한정적인 스토리를 '또 다른 이야기'라는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이어가면서 스토리를 조각해 나간다.

완벽한 봄밤에 어울리는 만화 [울고 싶은 밤의 디저트 카페] 단편집, 힐링 만화가 보고 싶다면 이 작품을 놓치지 마시길!


하임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