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는 귀여운 것을 좋아해 1
츠토무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귀여운 것에는 나이도 성별도 상관없어!

귀여운 캐릭터나 인형을 좋아하고 힐링을 받는 것은 나이와 성별에 상관이 있을까. 귀여운 것은 마치 어린 여성들만의 점유물이라 할 수 있을까. 아기자기하거나 귀염뽀짝인 것을 좋아하는 데 있어서 우리 사회는 꾀나 고정관념을 지닌 채 살아가고 있다.


만화 [아저씨는 귀여운 것을 좋아해 (おじさんはカワイイものがお好き)]의 주인공인 아저씨 오지 미츠타카(40)는 바로 귀여운 캐릭터를 좋아하는 회사원이다. 오지씨는 귀여운 것을 보면 마음과 얼굴이 동하는 캐릭터 오덕이지만, 회사에서는 일반 중년 아저씨라는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캐릭터를 좋아한다고 또는 회사 여직원들의 캐릭터 상품에 시선이 자연스레 간다. 마음 껏 캐릭터 상품을 쓰는 여직원들을 부러워하지만 편하게 그것에 대해서 묻거나 말을 거는 것은 꿈 같은 이야기이다.



도시의 회색빛을 따라가는 중년 아저씨의 고민거리

그도 그런 것이 중학교 시절에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이 들킨 후 유쾌하지 않은 기억이 남아서 더더욱 본인의 캐릭터 사랑을 펼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어쩌면 급, 성, 노동 등과 같은 사회적 담론 외에 문화 콘텐츠를 향유하는 데 있어서도 세상이 편한 대로 여긴 분류과 기준의 틀에 갇혀 살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일반인 남성으로서 회색빛 도시에 어울리는 중년 아저씨가 되고 싶은 그에게 귀여운 것을 너무 좋아한다는 것은 어쩌면 회색빛 자기 개성을 드러내는 것이 타부시 되는 현대의 또 다른 면을 보여 준다.

하지만 집에서는 마음껏 본인이 좋아하는 퍼그타로 캐릭터 인형과 각종 굿즈를 모으고 있지만 어느 날 집에 신세를 지게 된 대학생 조카로 인해 오지씨의 자아 숨기기의 스릴은 계속된다.

애착 인형, 성인이 되어서도 어때 뭐!

사실 아저씨의 상황은 나도 비슷하다. 문화 콘텐츠 업계 종사하면서 각종 캐릭터, 만화, 애니부터 영화에 이르기 까지 좋아하는 캐릭터도 많고, 실제로 좋아하지는 않더라도 기발한 굿즈들은 모으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오지씨에게는 퍼그타로가 있다면, 내게는 네이버 웹툰 연재작이었던 [우리 집에 곰이 이사왔다]의 요정 핑크곰인 곰토토가 있다. 오지씨의 퍼그타로처럼 꾀죄죄한 털갈이 곰토토 인형이 있기에, 오지씨의 심정은 십분 이해한다.

거기다 나는 실로 오지씨와는 달리 여성에 나이가 그보다 어린 세대이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나 애니를 숨기지 않고 주변인들에게 말하고 다니는 편이다. 물론 타회사 사람들이나 관계사와의 미팅에서는 말을 못하는 것은 오지씨와 동일하다.



펭수는 어른들이 좋아해도 어색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최근 어른들도 좋아해도 될만한 캐릭터의 등장으로 실로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것은 EBS연습생 펭수이다. ㅎㅎ 물론 펭수가 유명 브랜드 광고모델로 등장하지만 주변에 펭수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는 않다.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다른 사람들도 알고 있을거라는 착각이 다소 있는데, 그런 것들은 단순히 관련 단어를 꺼내봤을 때 사람들의 반응으로 바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펭수는 성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은지라 각종 정보를 펭수를 좋아하는 사람들(팬덤)의 SNS를 통해서 얻고 있다. 문구류부터 인형 그리고 잡화까지 펭수 굿즈는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지만 그래도 역시 다 살 수는 없다. 그 안에서도 내 나름대로의 기준에서 구매를 하고 있는 중이다.


여전히 펭수와 같은 캐릭터 및 관련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있어서 키털트 혹은 철이 없다는 표현을 듣곤 한다. 물론 이것들이 완전히 순수한 의미로만 해석될 수는 없다. 어른이지만 아직 어릴 적의 물건을 잊지 못하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중에서도 예외가 있으니 그것은 100년의 역사를 넘어선 디즈니 캐릭터라 하겠다.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좋아해도 당연한 것이라, 아니 좋아하지 않은 사람들이 오히려 적을 것 같은 그러한 캐릭터도 존재하기는 하다.

그런 의미에서 어른들이 펭수를 좋아해도 어색하지 않을까. 물론 디즈니의 범주 안에 들지 못하면 일명 마이너 혹은 B급 갬성이라는 단어로 일시적인 것으로 치부하고 만다. 펭수의 팬이지만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조마조마하며 응원하고 있는 것은 바로 신규 캐릭터의 국내 생존율은 높지 않았기 때문일터이다. 하지만 펭수는 오래오래 갔으면!!!!

츠토무 작가의 [아저씨는 귀여운 것을 좋아해]는 실로 캐릭터를 좋아하는 어른이 겪는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그 모습이 나와 겹쳐서 더욱 즐겁고 공감하여 읽었던 만화이다.

하임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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