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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카르테
치넨 미키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9/1005/pimg_7819021642317579.png)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 하기에 방해요소가 많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 하지만 왠지 가을이면 단풍놀이다 혹은 맛집 탐방하기 쉬운 나들이가 먼저 떠오른다. 하긴 날씨 좋고 볕 좋은 날들이니 어떤 의미에서는 마음도 몸도 무엇인가에 제약을 받지 않은 좋은 시절이라는 뜻이겠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어떤 의미로는 독서하기에 너무나 유혹이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
독서하기에 어려운 가을에 시동을 걸기 좋은 소설 : 기도의 카르테
병원을 무대로 하고 있는 소설 '기도의 카르테'는 기존에 나온 병원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과는 사뭇 다르다. 국내에 출간 된 돌팔이 의사 이라부가 가 엉뚱하게 환자를 치료하는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나 심장수술 중 사망 사건이 연이어서 나자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가이도 다케루의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시리즈나 시골의사와 환자 간의 감동 스토리를 담은 나쓰카와 소쓰케의 [신의 카르테]에 비하면 굴곡이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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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적인 에피소드 구성
소설 '기도의 카르테'는 유머스러움도 스릴러도 감동의 물결을 담은 소설 계열이 아니라 오히려 병원 내에 있을 법한 에피소드를 수련의인 스와노 유타를 통해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 소설의 작가인 치넨 미키토는 현직 의사로서 본인이 실제 수련의 였을 때의 경험이 녹아있는데, 그래서 인지 환자들의 사정이 하나의 스토리로 잘 녹아 있어 사실적인 느낌까지 든다.
등장인물은 준세이 의대 부속병원의 의사와 사연을 갖은 환자와 그들의 가족들을 중심으로 스토리는 전개된다. 실제 있을 법한 전문의 선생님들에 대한 외모 묘사에서부터 습관적인 자해와 수면제 복용으로 병원을 찾은 여성, 위암 수술을 거부하는 80대 노인의 사정, 화상 자국이 점점 커지는 열상 환자의 비밀, 학대 피해자로 의심되는 천식을 앓고 있는 소녀, 까칠한 VIP 환자의 남 모르는 사랑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높은 가독성과 휴대성
또한 작가 스스로가 읽기 쉬운 소설을 쓰겠다는 모토를 가지고 있는지라 책이 술술 읽힌다. 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스토리 흡입력과는 다른 차원이 것이지만, 의료 소설에서 주로 나오는 일부 주석들이 최소로 쓰였다는 점에서도 치넨 미키토 작가는 굉장히 친절한 작가라고 볼 수 있다.
국내 출간된 책은 판형이 단행본 만화책이나 라노벨(라이트 노벨)보다 살짝 큰 사이즈여서 한 손으로 들고 보기도 편하고 가벼운 편이다. 거기다 활자도 자평이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있어서 대중교통 이동중에도 읽는데 무리 없이 잘 읽힌다.
마치 웹소설을 읽는 것 같은 챕터 구분도 이 책의 장점이다. 다섯 개의 에피소드 형식으로 단편 모음 같지만 각 챕터의 연결은 수련의 1년차이며 아직 전공 과를 선택하지 못한 스와노 료타의 각 병원 부서 교육 기간이라는 점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
정신과▶외과 ▶ 피부과 ▶ 소아청소년과 ▶ 순환기 내과
위의 다섯 과를 지나며 싹싹하고 눈치 빠르며 타인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주인공 스와노와 담당하게 된 환자들의 고민과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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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역화된 병원을 보다 인간적인 공간으로 재해석
병원이라는 공간은 생명을 다루는 공간으로 일반적인 장소에 비해 성역화되어 있는 공간이다. 생(生)과 사(死)가 공존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친근할 수 없기도 하다. 작가 스스로가 의사였기 때문에 이러한 공간이 친근감을 갖는 사람들이 사는 공간으로서 묘사되었다는 점이 이 소설의 강점이다. 그러기에 병원을 무대로 하고 있지만 친근하고 인간미를 보다 느낄 수 잆다는 점이다.
거기다 각 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비밀들을 수련의 스와노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에서 독자도 자연스레 사건의 원인을 예측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심할 여지를 주지 않은 책이다.
하임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