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시절
강소영 지음 / 담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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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 책은 따스한 내용이 많다. 특히나 실화가 담긴 이야기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딸인 저자가 존경하는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기억을 되짚는 깊고 아련한 기록이다. 본격적으로 본문에 들어가기 전, 아빠를 ‘잘생긴 갑천씨’, 엄마를 ‘단정한 혜옥씨’로 표현하시는 걸 보고 우리가 그런 것처럼 부모님과 친구같이 지내신 것 같아 미소가 지어졌다.

책장을 넘기니 시간을 따라 한 가족의 세월이 솔직하면서도 덤덤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아빠의 죽음과 엄마와 딸의 일상, 새로운 가정 속 시련 등 켜켜이 누적된 삶의 기쁨과 슬픔은 한 가정의 딸의 입장에서의 솔직한 감정이 마음을 울린다. 세월이 흐른다고 해서 잊히는 것이 아니라 평생 잊을 수 없는 아니 오히려 더 또렷해지는 기억 속에서 저자는 기록과 간직으로 가습 속 한 켠, 부모님의 자리를 빛낸다. 삶과 죽음, 상실과 회복, 그리고 가족이라는 끈끈한 사랑이 느껴지는 이 책은 행복하거나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당시엔 그 소중함을 몰랐지만 함께 지나온 모든 날들이 얼마나 애틋한 사랑이었는지를 일깨워주며 깊은 감동을 안겨주었다.

📍인상 깊은 구절
✅괜찮냐고 묻는 딸의 질문과 괜찮다고 답하는 갑천 씨의 대답이 열 번쯤 반복되었다. 갑자기 목욕실 안이 조용해졌다.
“아빠, 괜찮아? 내가 들어가서 도와줄까?”
“••••••.“
“아빠, 아빠! 왜 그래? 왜 조용해? 나, 들어간다.”

✅“아빠! 아빠, 나야. 정신 좀 차려봐. 아빠!”
”딸, 괜찮아, 걱정하지 마. 다 잘될 거야.“
”아빠!“ “••••••.“
•••••• 서울대학교병원으로 이동하기로 되어 있던 시각, 인천 병원에서 갑천 씨의 첫 번째 수술이 진행되었다. 수술은 반나절 넘게 계속되었다.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의사가 수술실로 도로 들어간 후에도 혜옥 씨는 그 자리에 한참 서 있었다. 혜옥 씨는 이대로 갑천 씨를 포기할 수 없었다. 혜옥 씨의 고집으로 갑천 씨를 서울 병원으로 옮겼다.

✅혜옥 씨는 그제야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갑천 씨를 떠올렸다.
‘당신도 손주 많이 기다렸죠? 당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딸, 그곳에서도 꼭 지켜 줘요.’

✅혜옥 씨는 온몸으로 빌고 또 빌었다. 하느님에게도 빌고 갑천 씨에게도 빌었다.
‘여보, 우리 딸, 지금 너무 힘든 것 같아. 당신이 힘 좀
보태 줘.’

✅”꽃이라도 좀 사 올 걸 그랬다.“
”네 아빠한테는 네가 꽃일 텐데, 뭐.“
•••••• 모녀는 이제 각자의 방식으로 남편을 애도하고 아빠를 추억한다. 단단하고 정겨운 마음을 담아 두 사람의 갑천 씨를 그리워한다.

✅이제 아빠는 아프지 않을까.
•••••• 아빠가 죽었다.
사랑하는 나의 아빠가 더는 세상에 없었다.

✅결혼식 비디오를 돌려 보다가 일시 정지 버튼을 눌렀다. 신부 입장 직전으로 놀아가 다시 재생 버튼. •••••• ”그래, 우리 딸이 좋다면 좋은 거지. 네 눈에 눈물 나게 하면 바로 아빠한테 전화해, 당장 달려가서 혼내 줄게.“

✅아빠의 딸과 아들은 아빠의 마지막 나이를 향하고 있었다. 우리 셋이 같이 한잔하면 얼마나 좋았을까. 어떤 안주로 어떤 술을 마셨을까.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을까.

✅‘나는 비로소 슬픔을 오롯이 마주했구나.‘
글로 통과해 낸 온전한 슬픔은 완전한 치유가 되었습니다.

✅언제나 나는 그들의 자랑이었고, 그들의 사랑이 나를 지켜 주었습니다. •••••• 나는 갑천 씨의 감성과 혜옥 씨의 이성을 적절히 닮았습니다. 모나지 않게 살고 싶은 삶의 철학은 그들에게서 왔습니다.

✅당신들의 삶에 존경을 보냅니다. 다음 생에도 꼭! 나의 아빠, 엄마가 되어 오래오래 함께해 주세요.

✅세상 누구보다 너를 많이 사랑했던 아빠가 네 모습을 직접 볼 수 없어서 안타깝구나. 먼 곳에서 꼭 우리 딸을 지켜보고 있을 거야. 우리 딸의 행복을 지켜 줄 거야. 자식을 낳아 기르고 사랑하는 일만큼 큰 행복이 있을까. 우리 딸도 엄마 같은 행복을 누리는 길을 걷길 바란다. 내 딸에게 큰 축복과 행복이 있길.
2005년 4월의 어느 밤, 우리 딸을 가장 사랑했던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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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아이, 침묵을 깨다
서점순 지음, 배진시 외 옮김 / 긱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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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책을 읽기 전까지 책의 앞쪽과 뒷쪽이 절반씩 흑과 백으로 나뉘어져 있어, 작가의 글과 연관자의 말이나 기록물 등이 실렸으리라 생각했다. 책을 읽다보니 두 개의 색 구성은 한글로 전면부터 하얀 배경에 검은 글씨가, 영문으로 검은 바탕에 흰 글씨로 쓰여진 것이었다.
이 책은 저자의 자전적 에세이로 한 개인의 비극적인 서사가 담겨있다. 그녀는 1970년대말, 납치로 인해 어린 나이에 가족으로부터 분리되어 감금과 폭행까지 당하고, 11살에 프랑스로 강제 입양되었다. 마주하기 힘든 상처들을 거슬러 오랜 세월간 지워지고, 조각난 기억들을 주워 모아 자신만의 언어로 써 내려간 기록물이다.

그동안 ’입양‘에 대해서 보호자가 없었던 아이에게 새로운 가족이 생기고, 사랑받는 가정에 일원이 되는 것이라고 긍정적인 측면으로만 가벼이 생각했었는데 아픈 지난 날의 역사와 입양인들의 현실에 대해 적나라하게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원치 않는 단절로 인해 자신의 뿌리조차 제대로 알 수 없고, 오랫동안 그늘 속에서 침묵의 시간을 견딘 그녀가 안쓰러웠다. 비극의 연속 안에서도 자신처럼 뿌리 뽑힌 상처를 마주한 이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주고자 국가와 사회가 덮으려 했던 외면된 진실을 깊은 헌신의 기록으로 담아낸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인상 깊은 구절
✅기억의 회색지대를 지나 상실의 터널을 건너고, 고요하지만 쉼 없이 이어 온 저항 속에서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 낳은 산물이다.

✅오랫동안 나는 이 파편화된 장면들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질서도 논리도 없이 밤마다 되돌아오는 기억들을 의심하며 모든 것을 부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면의 작업을 이어 가며 마침내 이해하게 되었다. 그것은 꿈이 아니라, 아직 단어로 옮겨지지 못한 채 내 몸이 기억하고 있던 진실이었다.

✅그것은 보이지 않게 쌓이는 먼지처럼 소리 없이 내 안으로 스며들어 있었다. 나는 그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무거운 짐처럼 짊어지고 살았다. 침묵 속에서 습관적으로 내뱉는 사과, 누군가에게 방해가 될까봐 전전긍긍하는 두려움이 모두 그 증거였다. 보이지 않는 수치심은 내 존재 자체를 변명하게 했고 요구를 최소 화하며 나를 한없이 작게 만들었다.

✅결핍 속에서도 분명 삶이 있었고, 놀이가 있었으며, 아주 미미할지언정 온기가 존재했다. 그 평범하고 연약한 기억들은 내가 버틸 수 있게 돕는 살아 있는 뿌리가 되어 주었다. 도둑맞은 어린 시절로부터 남겨진 향기와 몸짓, 장면들은 나를 완전히 파괴 하지 못했다. 오히려 그것은 내 안에서 꺾이지 않고 버티던 무언가를 다른 곳에서 찾도록 이끌었다. 나는 이제 그 흔적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

✅오랫동안 나는 이 파편화된 장면들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질서도 논리도 없이 밤마다 되돌아오는 기억들을 의심하며 모든 것을 부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면의 작업을 이어 가며 마침내 이해하게 되었다. 그것은 꿈이 아니라, 아직 단어로 옮겨지지 못한 채 내 몸이 기억하고 있던 진실이었다.

✅이후 나는 두 개의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법을 익혔다. 겉으로는 아무 문제 없이 정리된 과거를 가진 평범한 아이처럼 행동했지만, 내면에서는 모든 고통을 잠긴 방에 밀어 넣고 문손잡이조차 잡지 않으려 애썼 다. 침묵이 고통을 지워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리만 옮길 뿐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언젠가는 반드시 그 침묵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그때의 나는 알지 못했다.

✅지도는 잃어버린 어린 시절을 되돌려주지 않았고, 서류는 끊어진 관계를 이어 주지 않았으며, DNA 검사는 어머니를 되찾아 주지 못했다. 치유란 한국에서 무엇을 발견하느냐에 달린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막 깨어난 이 모든 진실과 함께 내가 앞으로무엇을 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아이가 겪은 일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봉합할 수 있도록 곁에서 돕지 않는다면, 그 여파는 평생에 걸쳐 심각한 상흔을 남기기 때문이다.

✅입양은 출신을 지워 버리는 일이 아니라, 하나의 생명을 다른 땅에 옮겨 심는 ’이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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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당신은 절반의 삶에 머물러 있는가 - Why are you settling for half a life?
고윤 지음 / 스토리메이커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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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 작가의 책을 접하기 전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을 통해 내 피드에 떴던 저자의 페이서스코리아 계정 글에 공감이 많이 갔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한동안 영자 신문 같은 세련된 감성의 겉표지의 인문 시리즈물이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며 한동안 인기를 끌었는데 알고보니 페이서스코리아 계정주인 고윤 작가의 저서였다. 시리즈 4권 중 한 권을 서평단 활동을 통해 우연한 기회로 읽게 되고, 참 좋았어서 그의 전작을 다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와중에 작년에 출간된 첫 에세이에 이어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에세이를 통해서도 그랬지만 이 책을 통해 고윤 작가에 대해 더 알 수 있게 되었다.
24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받게 된 혈액암 진단과 운명을 달리 생각하게 되었던 28살, 어찌 보면 그의 강인한 정신력은 다사다난했던 지난 날에 대한 산물이었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부정하고픈 자신의 단점이나 약점, 소유물, 관계, 환경, 상처 등 나를 찾아가는 과정 안에서 끊임 없이 변화할 수 있는 조건들과 외부 시선에 갇혀 본연의 ‘나’로 온전히 살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각각의 문제에 따라 우리가 진짜 챙겨야 할 것은 무엇이고, 내려놓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직접 가려낼 수 있도록 오랜 세월동안 많은 이들에게 깨우침을 준 유명인들의 명언과 함께 지혜를 풀어낸다.
여러 요인에 휘둘리며 오롯이 내 삶을 살아내지 못하고, 절반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던 우리에게 완전한 삶을 살아낼 수 있는 혜안에 눈 뜰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고마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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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기묘한 한국사 ㅣ 기묘한 한국사
김재완 지음 / 믹스커피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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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다룬 책들은 많다. 사실만을 담은 정석의 역사서도 있고, 작가의 설명이 덧붙여진 해설서도 있으며, 역사적 사실을 참고하여 새롭게 각색한 픽션물도 있다. 나는 그 중에서도 해설서를 가장 선호하는 편인데, 우리의 역사에 관심을 갖는 접점이 된다면 셋 중 그 어느 것이라도 우리는 역사물의 순기능을 잘 활용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는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 속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리고 해당 사건 속 중요 인물이 현대에 실존한다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떤 말씀을 하셨을지로 소제목을 마무리 한다. 요즘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국경일이면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애국지사들의 영상이 올라온다. 그 중 현재의 대한민국을 보고 감격하신 모습의 동영상을 몇 번 본 적 있는데 안타까운 매 사건의 끝맺음마다 그 영상을 봤을 때 처럼 현세의 조국을 보시고,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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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사람의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 살기 위해서 썼다. 쓰기 위해서 살았다.
작은물방울(김수연) 지음 / 비버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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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때 독서가 취미가 되고난 이후 부터 쭉 읽는 사람으로 살다가 재작년 여름부터 쓰는 사람으로도 살고 있다. 그래서 제목을 접한 뒤 여생을 평생 읽고 쓰는 사람으로 살아갈 나의 시간도 천천히 흘러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관심이 갔다.

책의 실물을 접하고 “살기 위해서 썼다”는 문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기록자 시점 위주의 글만이 아닌 훨씬 더 묵직한 내용이 담겨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글쓰기가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 가운데 자리한 아픔과 슬픔을 지탱해 주는 해결책이 되었는지에 대한 서사가 깊은 울림으로 전달 됐다.
저자는 감당하기 힘든 고통의 순간들을 통과하며, 감정에 무너져 내리기 보다는 글로써 자신의 삶을 기록한다. 기록이 감정을 완치하는 절대적인 치료법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에 이름을 붙여주고 놓쳐버린 감정을 다시 데려와 더욱 선명히 기억하고 마주하게 되는 인풋과 되돌아 봄, 소화에 가깝게 느껴졌다. 그리고 과정은 고스란히 글이라는 형태로 차곡차곡 쌓여 유형의 기록물로 남겨진다

저자의 지난 인간관계에서의 아픔,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내주는 남편을 만나고 회복된 내면과 인류애, 같은 글 쓰는 사람이라는 동지애, 또한 나도 한국에서의 신혼집이 도시의 타운하우스와(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다시 올라가 살 예정😊) 시골의 단독주택(여유로운 전원생활 최고)이라 거주 환경, 독서 및 글쓰기 모임원과의 유대감까지 여러모로 공감이 많이 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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