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처음 출판사 피드에서 앞표지만 보고는 자극적인 제목에 깜짝 놀랐다. 아이가 주인공인 작품에 이리도 동심 파괴의 잔인함이라니 쇼킹했다. 부제를 보고 아이가 아이답게 자라나는 게 아닌 무한 경쟁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너무 어린 나이부터 어른들의 기대 하에 그 나잇대에 어울리지 않는 현실의 무게를 어깨에 지게 되는 모습들이 떠올랐다. 책을 받아보고 띠지와 뒷표지의 작품 설명을 간단하게 접하고는 더 어마어마한 시대상과 의미가 담겨져 있음을 알게 되었다. 독일 나치의 레벤스보른 프로그램에 의해 벌어진 일을 기반으로 쓰여진 역사 소설로 작가에게 퀸즐랜드 청소년 문학상을 안겨주고, 호주 CBCA선정 우수 청소년 도서로 꼽혔다. 어느 나라건 국사는 절대 잊어선 안 되고 후세들에게 꾸준히 전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야 감사함과 자부심, 애국심이 보다 커지고 더 오래도록 굳건한 민심이 뒷받침 되는 국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 편독이 심해져 소설이 잘 읽히지 않다가 올해 실제로 있었던 사실을 기반으로 쓰여진 역사 소설을 위주로 찾아 읽으며 다시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다. 우연이지만 이 책도 그 부분에 부합 되었고, 저자의 작품 가운데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역사 소설이 꽤나 있다는 사실에 반갑고 기뻤다. 화목하고 평범한 한 가정, 부모는 아이의 상상력과 사고를 키워주는 질문을 통해 즐거운 대화를 즐기고, 함께 책도 즐기는 평화로운 모습이다. 단, 나치 독일의 레벤스보른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까지 말이다. 인류사에는 어른들의 욕심으로 끊임없는 전쟁이 있었고, 힘이 없는 나라의 죄 없는 국민들은 국토를 점령 당하고 인권도 짓밟힌 채로 본을 뿌리 뽑힐만큼의 식민 통치를 겪는다. 억지로 자신의 국가를 부정 당해야만 한 시대, 살기 위해 잔인한 세상이 원하는 답을 따라야만 했던 조피아의 상처 받은 목소리를 들어보자.
우리의 안에는 다양한 감정들이 존재합니다. 그 중에서도 상대적인, 혹은 반대되는 개념의 조화가 서로를 더 강조 시켜주는 표현들도 존재합니다. ‘불행중 다행’이라는 표현은 꽤나 흔히 쓰이는데요, 그렇다면 앞뒤만 바뀐 ‘다행한 불행’의 모습은 어떠 할까요? 흔히 사용하지는 않는 익숙치 않은 표현이지만 어쩌면 다행이라 안도감이 드는 불행이라면 경중이 조금은 가볍게 느껴지지 않으실까요? 저는 어릴 적부터 제 선에서 최선의 선택이후 손을 떠난 무언가의 결과를 기다려야 할 때면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해 두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좋은 소식이 왔을 때 더 크게 기쁘고 감사할 수 있었고, 아쉬운 결과일 때에도 미리 예상해 뒀던 최악의 시나리오까진 단 한 번도 간 적이 없었기에 미련이 남거나 실망을 하지 않았습니다. 제 인생의 다행한 불행은 이처럼 나쁜 소식을 접했을 때나 어떠한 일이 잘 풀리지 않았을 때 그 힘을 발휘 했습니다. 저자가 살아가며 느낀 다행한 불행은 어떤 부분에서 였는지 그 행적을 따라 나서 봅니다. 새롭게 가정을 꾸리기 위해 결혼 준비를 하고 설레고 행복한 신혼 살림을 시작하는 이들은 모두가 백년해로를 꿈꿉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수많은 불화 가정의 모습을 보면 저마다 다른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불행을 끝내기 위해 이혼을 하고 각자 인생을 펼쳐 나가기도 하고, 시간을 가진 뒤 그간 자신에 대해 되돌아본 이후 상대를 이해고 서로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으로 재결합을 하기도 합니다. 후자의 경험을 통해 다행한 불행을 감싸안고 여생을 살아가기 위한 긍정적 삶의 자세를 일깨울 수 있었습니다.📍인상 깊은 부분✅문제가 있는 사람과 다시 함께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한 번 아닌 사람은 두 번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는지 잘 모르겠다. •••••• 운이 나빠 똥물을 뒤집어썼을 뿐, 나중에는 꽃길을 다시 걸을 수도 있으니 여기서 주저앉으면 안 된다고 다그쳤을지도 모른다.✅우연히 읽은 책에서 니체가 결혼할 때 자신에게 꼭 해야 할 질문을 알려줬다.“이 사람과 늙어서까지 대화를 잘 나눌 수 있을까?“니체의 질문은 내게 도끼가 되었다.✅길고 긴 고민 끝에 모든 걸 수용하고 살아가는 방법을 택했다. ••••••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또 다시 운명에 나을 맡긴 것이다. 마음을 정해버리니 오히려 홀가분한 기분마저 들었다.✅답답한 바지는 찢어지는 순간부터 편해진다.✅인간은 유쾌하고 행복한 경험에서도 배우고 불쾌하고 불행한 체험에서도 배운다✅그러면서 멋쩍은 얼굴로 대답한다.“잘해주고 싶어서. 더 맛있으라고.“✅체념과 초월을 구분해서 적절히 받아들이니 인생살이가 조금은 편해졌다. 말이 좋아서 초월이고 체념이지 결국 포기다. ‘에라, 모르겠다. 사는 게 뭐 별거냐.’하고 포기하는 것이다. 살아보니 포기만큼 정신 건강에 좋은 게 없다. 그렇게 즐거운 포기를 하나둘 쌓으며 나이 들고 있다.✅인생은 스스로 창조하는 즐거움 속에서 살아가지 않으면 괴로울 수 밖에 없는 거였다. 결혼 생활도 마찬가지다. 창조하면서 거기에서 소소한 기쁨을 열심히 발견하면 신기하게 또 하루가 살아진다.✅”나랑 사느라 고생했다, 당신.“✅왁자지껄 웃고 떠들고 맥주잔이 오가며 열띤 토론을 하며 저녁 시간을 보내는 부부도 있겠지만 그건 그들에게 맞는 삶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방해되지 않는 뭔가를 하면서 평범하고 조용하고 심심하게 산다. 텐션이 낮은 저녁 시간을 보내는 우리도 나름 단란하다.✅다 포기할까 싶은 순간 믿을 수 없는 드라마가 펼쳐지는 것이 인생이라 믿으며
“진정한 친구란 서로에게 세상을 다르게 보는 법을 가르쳐 주는 사람이다.” 평소 우정에 있어선 나이가 무관하고, 얼마나 오래 알았는지와 서로를 소중히 생각하는 진심과 깊이는 정비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요, 그 부분을 재차 확신하게 만들어 준 감동의 책을 소개합니다. 이 책은 일생의 반을 사시이자 입체맹으로 살아 오시다가 마흔 여덟살에 처음으로 세상을 입체적으로 보게 된 수전 배리와 그녀의 편지를 받을 무렵부터 안구 흑색종을 진단 받고 점차 시력을 잃어가며 투병 생활을 한 올리버 색스의 필담 모음집입니다. 10년간 150통이 넘는 편지를 통해 서로의 근황을 나누고, 스케치로 위트를, 그리고 진심을 담은 격려와 응원을 나눈 둘. 올리버 색스의 타계이후 그를 추모하며 친필로 주고 받은 미공개 편지와 함께 존경심과 감사, 추억을 한 데 실어 이 회고록에 담았습니다.📬인상 깊은 부분💌✅누구나 살면서 중요한 갈림길을 만난다. •••••• 어떤 것은 저 멀리서 꺾이는 우회로처럼 당시에는 사소해 보였다가 나중에야 인생을 바꾼 중요한 결정이었음이 드러난다.✅삶은 지긋지긋한 고난의 연속✅사람이 부모 앞에서 도대체 몇 번이나 비통해질 수 있는지, 너무 바쁘다는 이유로 부모를 찾아 뵙지 못한 날들을 몇 번이나 자책할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 그러나 상황은 그리 나쁘지 않다. •••••• 순간들은 다정함과 인자함으로 흘러넘친다. “제가 많이 사랑해요.”✅좋은 생각과 소망을 박사님께 담뿍 보내며.사랑을 담아, 스테레오 수✅그간 교수님과 나눈 깊고 고무적인 우정은 지난 10년간 제 삶에 추가로 주어진 뜻밖의 멋진 선물이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랑을 담아,
서럽고 가슴 아픈 우리나라의 일제강점기, 광복 80주년을 맞이한 올해에 그 때를 떠올리면 이리도 억울하고 화가 나는데 그 시대를 직접 살아내신 분들의 심정은 그 깊이를 감히 헤아리기도 어렵다. 익히 알려진 소수의 독립운동가 외에도 우리가 존함조차 잘 알지 못하는 수많은 희생과 각고의 투쟁 덕분에 자랑스런 대한민국으로 전세계에 이름을 떨치며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본을 거슬러 올라 할아버지에 대한 회고로 시작 된다. 할아버님께서 물려주신 조선인의 고고한 존엄, 그 정신력을 고대로 물려 받은 저자의 아버님 고 이상만 선생님의 이야기이다. 당신의 자리에서 일본을 상대로 최선을 다해 싸워내신 주인공, 만인에게 널리 알려진 순국 열사는 아니만 그 시대에 친일파 앞잡이가 아닌 바 어느 누구 하나 우리나라를 위해, 그리고 독립을 위해 염원하지 않은 이가 있었으랴. 하지만 그 생각을 겉으로 내비치며 행동으로 옮기는 데에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크나큰 용기와 희생 정신이 요구 되었던 시기였다. 여자들을 추행하는 일본 순사들과 죄 없는 나약한 조선인들에게 무차별 폭력을 휘두르던 일본인들을 무력으로 혼내주고 우리 땅에서 그들이 제 맘대로 자유롭게 활보하는 것을 막고자 했던 한 청년의 고군분투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주인공이신 아버지의 영웅담 뒤엔 홀로 가정을 지켜내신 또 다른 위대하신 어머니의 이야기와 형제들, 저자의 이야기와 아내와의 단란한 사진으로 책은 끝이난다. 작가님을 중심으로 한 가족의 가정사가 이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마치 옛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이리도 재밌을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