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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쓰고 나면 달고나
권혜린 외 지음 / 이월오일 / 2025년 8월
평점 :
언어 유희 같으면서도 작명 센스에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따스함과 재미가 공존하는 이 책, 팝아트 같은 느낌의 예쁜 표지부터 이미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 했습니다.
공저 책을 읽으면 작가님들 저마다의 색깔로 다채로운 형형색색 단편 에세이 모음집을 읽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이 책은 마치 한 분이 모든 이야기를 직접 쓴 것처럼 한 결로 매끄러워서 놀랐습니다. 공저 책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오랜 모토로 삼고 있는 외유내강, 그리고 부드러운 것이 능히 강한 것을 이긴다는 유능제강이 글을 읽으며 수시로 떠올랐는데요, 단단한 내면을 가지고 계신듯한 일곱 분의 따스한 위로와 응원 덕에 단짠단짠 인생사도 결국은 쓰고 나면 달고나 !!! 믿고 나아갈 용기를 얻어 갑니다.
현생이 씁쓸한 탄 맛 같은 시기를 지나고 계신 분들과 보다 달달하고 달콤한 인생을 살고 싶은 분들께 추천 드립니다.
📍인상 깊은 부분
✅그런 기억은 꼭 추락 방지망 같다. 오르락내리락하는 삶의 굴곡에서 바닥까지 떨어지지 않도록 꽉 붙들어준다. 따뜻하고 평화로운 기억, 누군가와 울고 웃었던 기억, 사랑으로 마음이 채워지는 기억. 그런 작고 사소한 기억들은 단단하게 나를 감싼다. 안전하니 계속 가도 된다고, 혹시나 삐끗해서 떨어져도 다치지 않는다고 말하며.
✅조건 없는 사랑을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조건 없이 사랑해 주는 사람과 무탈하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 보통날 보통의 미소가 존재한다는 것. •••••• 보통날의 동의어는 행복이다.
✅삶이 다시 나를 흔들었지만 이번엔 무너지지 않았다. 천천히 일어나 조심스럽게 새로운 걸음을 내디딘다. 끝은 새로운 시작이므로.
✅안녕이라는 인사말을 좋아한다. 누군가의 일상 속 한 지점과 교차하는 첫 순간이자, 서로의 미소와 인사말을 통해 안부를 묻는 그 멈춤의 장면이 따뜻해서 좋다. 실제로 ‘안녕하십니까’의 ‘안녕’은 편안할 안, 편안할 녕으로 ‘당신은 편안하십니까, 걱정 없이 무탈하십니까’라는 뜻을 품고 있다.
✅일곱 명의 삶을 이어 붙인 이 책은 그 모든 순간의 맛을 담았다. 아마도 우리 모두 어딘가에서 한입씩 베어 문 순간일 것이다. •••••• 어쩌면 당신의 하루와도 겹쳐졌을 기억의 조각이, 아주 잠깐이라도 숨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인생은 매일 다르게 구워지는 달고나같다. 새카맣게 타버려 실망하다가도, 자꾸만 맴도는 그 단맛에 다시 구워보는 것 아닐까. 씁쓸한 탄 맛 끝에 그 모든 걸 잊게 만드는 달콤함이 있다. ••••••
인생, 쓰고 나면... 정말이지, 달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