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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고 있어요, 지금도 - 소설처럼 살아야만 멋진 인생인가요
서영아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5월
평점 :
너무 좋은 것은 그저 '좋다'라고 말하는 편이 옳다.
아름답다는 말도 뭔가 부족하다.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좋다'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p.47
이 책에서 나오는 인물들은 참 많다. 그 중 '서울'이라는 여자를 통해 세상을 본다. 티아하우스라는 곳이 주로 등장하는 배경이며, 그곳에는 티아할머니와 빛자루 아주머니가 항상 등장한다. 각각의 파트마다 주인공이 되는 여자가 있고, 그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책이 구성된다.
일단 이 책은 소설인건지, 현실세계를 그린 수필인건지 감이 오지 않았다. 만약 이 책의 내용이 사실이고, 수필이라면. 그저 사람들의 이름을 가명으로 썼을 뿐, 모든 이야기가 진실이라면. 그렇다면 나중에 내가 더 자라서, 더욱 지혜로워지고 세상을 조금 더 알았을 무렵에 꼭 한번 티아하우스를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도 티아하우스에 갈 수 있는 초대장이 주어진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정말 티아하우스는 눈으로 꼭 보지않아도, 하얗고 초록빛에 정말 깨끗하고 조용한, 자연과 가까운 그런 느낌의 공간이다. 표현하기가 정말 어려운 그런 곳이다. 조용하지만 그렇다고 고독하고 힘들지 않다. 차분하고 하얗지만 결벽증이 일만큼 그런 느낌이 아니다. 모든 것을 안아줄 수 있을 법한 그런 느낌. 그리고 모든 것을 놓고 위로만 받는 것이 아니라 나도 누군가를 위로해주고 서로 안아주며 치료하고 위로받는 법을 배우는 그런 공간인 듯한 느낌이 든다.
'서울'이라는 사람은 앞에 표지에서 말한 바와 같이 '소설처럼' 인생을 산 여자가 아니다. 그저 그런, 어디서든 고개를 돌리면 보일법한 그런 여자이다.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공감하는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나도 이런 사람인데...라고 말이다. 내가 '서울'이라는 여자분과 같은 그런 나이대가 된다면 그렇게 살고 있을까? 적당히 울적하게, 적당히 힘들게, 그저 그렇게.
그러나 '서울'이라는 여자도 티아하우스에 다니면서 조금은 바뀌게 된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딱 적당히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들으며 조금씩 자라는 느낌이 든다. 처음에는 쭈뼛거리며 들어왔다가 카메라를 잡게 되었고 그렇게 그녀는 한 장 한 장 티아하우스의 많은 장면을 담는 역할을 맡았고 그러면서 그녀는 또 한 걸음 성장해 나간다.
정말 티아하우스가 있다면, 꼭 한 번 들르고 싶다. 왠지 꿈을 꾸는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 책 한 권 읽을 때에도 요즘은 휙휙 하고 읽어버렸었는데, 이 책을 읽을 때 만큼은 나도 모르게 느긋해졌고 천천히 한글자 한글자 곱씹으며 읽게되었다. 그런 만큼 티아하우스가 실제로 존재하여 내가 가게된다면 걸음마저 조심스럽게 정말 천천히 걸으며 티아하우스의 모든 장면을 내 눈에 담고싶어하지 않을까 싶다.
만약 티아하우스가 실존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만들어도 좋을 곳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정말 이 책에 등장하는 티아할머니처럼 곱게, 그리고 지혜롭고 여유롭게 나이가 든다면, 어린 신부들과 많은 30-40대 분들을 위해 자리를 마련하고 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지혜를 서로 배워가는 공간을 만들어도 참 좋을 듯 싶다. 정말 만약이다-. 내가 여유가 있다면.... 아무래도 여유있게 사는 법을 배우며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