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부터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 - 43일간의 묵언으로 얻은 단순한 삶
편석환 지음 / 가디언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이기에 일부러 이렇게 쓴 게 아닐까?"

 

  묵언에 대한 책. 말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궁금증을 자극하는 책이었기에 읽게 되었다. 세상에 한마디도 하지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도대체 몇이나 될까? 아마 말을 못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웬만해선 다들 한마디 이상 하고 살것이라 생각된다. 아주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도 제외. 그분들은 말을 할 시간이 없을만큼 바쁘고, 그렇기에 사람과 대면할 시간도 없을 뿐이라고 들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이건 내 생각이고, 듣거나 읽은 것이라해도 출처는 불분명한 이야기일뿐이다.

 

  어쨋든 나는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묵언이라는 단어로 인해 아주 어려운 책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책 뒤편을 보면 작가가 커뮤니케이션 교수라고 적혀있는데, 이를 본 순간 아무래도 교수님이 쓴 책이라 더 어렵게 쓰지않았을까, 읽다가 너무 어려우면 어쩌지 하고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책을 펼쳐본 순간 그런 고민은 싸그리 사라졌다. 정말 물 흐르듯 자연스레 읽었다. 뭐랄까. 교수님이 쓴 어려운 책이 아니라 꼭 한 아버지의 일상을 그려놓은 책인듯한 느낌이 들었다. 몸이 안좋아서 묵언수행을 하게 된 교수님. 그러나 느낌은 그냥 나의 아버지였다.

 

  교수라는 생각을 저 멀리 버리고, 친근한 아버지의 이미지가 떠오르면서 아버지가 이렇게 생각하시는구나, 하며 읽어내려갔다. 내가 다이어리에 짧게 내 생각을 적어 내려간 것을 보여주듯, 언뜻보면 별 내용없는 듯 보이는 글이지만 생각보다 마음에 남는 무언가가 있는 글이었다. 그렇기에 더 아버지같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무언가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 놓았는데, 은근하게 마음 속을 울리는 그런 무언가가 있는 책이었다.

 

  다 읽고나서 동생과 이야기를 나눴었다. 책 표지만 보여주며, 이 책 꽤 어려워보이지않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동생도 수긍했다. 나와 같은 반응이었다. 묵언이라는 단어가 있어서 좀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든다고... 그리고 안의 내용을 보여줬다. 쓰윽 읽어보더니 예상외인데?라고 대답했다. 나는 약간 비판적인 시각으로 이야기를 했었다. 교수님이 썼다길래, 편견때문인지 뭔가 엄청날 줄 알았다고, 그래서 지레 겁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쉽게 적혀있어서 멍-했다고. 재밌게 잘 읽었는데 뭔가 멍-했다고 이야기했더니 동생은 자신과 생각이 참 다르다고 했다. 동생은 커뮤니케이션 교수이기때문에 이렇게 썼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유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이기에 더 쉽게 독자에게 다가가려 했을 것이며, 더 쉽게 독자가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게 어려운 말들을 피해가며 쓴 글이 아닐까 싶다며.

 

  그렇게 생각하고 몇개의 글을 다시 읽어보니 그것 참 색다른 느낌이더라. 아무래도 매번 읽을 때마다 동생과 한번씩 이야기해가며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독서모임에도 가보고. 그렇게 이 책은 내게 내용으로도 은근한 감동과 교훈을 주었고, 그 디자인과 글을 전달함에 있어서 표현 방식또한 나에게 색다른 교훈, 경험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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