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우리가 밥먹듯 "노"만 외친건 아니었다. 단지 아이가 걷고 조금씩이라도 말하기 시작하면서 세상은 위험한것 투성이라는 명목하에 아이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고 있는것이지 결코,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나는 그렇다) 사실은 그게 얼마나 잘못되고 안일한 생각인지 저자는 말하고 있다. 아이가 충분히 헤쳐나갈수 있는 기회들까지 부모가 대신 해줘가면서( 사실은 끼어들면서 ) 아이가 당연히 겪어야하는 삶의 다양한 경험들을 박탈당하고 있는 거라고 말이다.
또한
이책에선 부모의 제대로된 역할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는가를 아주 쉽고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극단으로 몰아 노 를 외치기만 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급격히 폐쇄적으로 변하기 쉽다. 그렇다고 아무런 인지 능력이 없고 덜 발달한 아이를 그대로 방치할수는 없는 노릇인데 이를 어쩐담. 하는 이 순간 바로 여기서 갈등이 시작된다. 어디까지 적정선으로 아이를 보호할것인가. 아이에게 어디까지 자유를 부여할것인가. 이 문제는 사실 아이가 커서도 똑같이 일어난다. 부부가 극과 극의 교육방침을 가지고 대립할때 문제는 꽤 심각해지기도 한다. 너무 방임으로 가는 아버지와 쥐잡듯이 아이들을 들들 볶는 어머니의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모두가 그 중간을 원하지만 사실상 중간은 없다라는 것이 사실임을 받아들이는 편이 백번 나은 경우도 여럿 보았다. 그렇다면 그 중간이라는 적정선은 없는 것일까? 있다면, (희망이란 게 있다면) 대체 그 중간선이란 것이 어디까지인가의 문제가 대두된다. 그 문제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딱히 정답이란것이 없다. 여기서 절망할 필요가 없는게 사지선다의 정답이 있는 문제보다 훨씬 창의적으로, 과학적으로 아이를 키울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선 연신 부모의 역할을 굉장히 비중있게 말하는데 참고할 만한 사항들이 꽤 많다.
p54 . 아이의 나이와 상관없이 부모가 맡아야 하는 주요 역할은 감정과 행동을 아이와 '공동조절'해서 더욱 균형잡힌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공동조절, 어느한쪽의 일방적인 피드백이 아닌 공동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균형은 학습이 가능한 기술이라 말한다. 지금은 익숙하지 않아도 배우고 익히면 모두가 터득할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한다.
처음에 이책에 관심을 가진 이유가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늘 점잖고 얌전하기만 했던 조카녀석이 생떼를 부리는 장면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쟨 다 큰애가 대체 왜 저렇게 이해할수 없는 행동을 하지? 그것도 맏이가?? (실제 초등학생인 아이는 또래보다 덩치도 크고 성숙했다. 아기때부터 봐온 나로선 그 아이가 거진 다 컸다 라고 나도 모르게 정의내리고 또한 나도 맏이면서 세상에,,, 맏이에게 형용할수 없는 짐을 내스스로 떠맡기고 있었다.) 그리고선 언니에게는 함부로 하고 아빠에게만 찰싹 달라붙어 갖은 잔재주를 부리는 녀석이 너무나 얄미워( 화가 치솟았다, 뭔가 나의 기준에서 그 녀석에게 기대가 있었던 것이다.) 대놓고 언니에게 애 버르장머리가 너무 없다.고 대체 언니는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 거야 라며 나무란적이 있었다. 돌아와서 밤잠을 설치고 내가 무슨짓을 저지른거지 했던, 그런 에피소드가 떠오르면서 애는 아무나 기르는게 아니다 라는 나의 아주 단순한 결론에 이르렀던 그런 사건들이 있었다. 그때 순전히 내 기준에서 아이를 바라보고 평가한 것도 잘못이지만 그 나이때 아이들에 대한 명확한 어떤정보도 없으면서 아이를 나무라고 부모를 탓했던 내 자신이 이 책을 보고 나니 얼굴이 화끈거릴만큼 부끄러워졌다.. 몇년만에 만난 조카에게 바라는 나만의 그 말도 안되는 기준,나도 모르는 어떤 기대상이 늘 자리하고 있었고, 결과적으로 아이 입장은 생각도 하지 않고, 이해도 전혀 없는 어디서 굴러먹다온 이모가 불쑥 나타나 말도 안되는 소릴 지껄인 셈이다. (아이는 날 영원히 미워하겠지..... ㅜ )
p.58 대부분의 아이들이 못되게 행동하는 까닭은 감정과 몸을 통제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 아니라 당장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모는 아이에게 교훈을 가르치거나, 무엇을 원하는지 말하고, 무엇을 해야하며,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지시하기 전에, 아이가 균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부모는 유대감을 구축해서, 다시 말해 아이를 안아주고, 진정하도록 도닥거리고, 말을 들어주고 , 공감해주면서, 안전하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것이 균형을 되찾아주는 방법이다.
형부는 아이를 방관하고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것이 아이의 균형점을 제대로 찾아주는( 다독이고, 이야기들어주고, 안아주며 공감해주는 - 그런 형부옆을 내내 떠나지 않는아이를 보며) 교육법이었고, 그걸 늘 몸소 아이와 밀접하게 접하며 일상안에 끌어들이고 있었는데 정작 내가 희생양이라 생각했던 언니는 아이에게 짜증섞인 말투와 다그치는 액션만 늘상 취하고 있었다. 이 책을 본 후 언니와 형부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나 역시도 그날 그때 조카를 아이가 아닌 말안듣는 어떤 내기준에서 나쁜아이, 이해못할 행동만 일삼는 다컸다고 생각한 그 아이를 미워하는 눈빛으로만 바라봤지, 정작 1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생각을 하지 못했음을 이자리를 비로소 반성한다. 윤회야 미안, 못난 이모가 사과할게.
이 책은 현직(?)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모든 부모와 그 주변의 모든 어른들 , 곧 아이가 태어날 부모들과 그 주변 모든 이들, 또는 주변에 조카하나 쯤은 , 사실 우리 모두 한번쯤은 꼭 읽어보았으면 지침서 같은 책이다.
말은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 라고 하지만 그 미래를 우리 스스로 판단하고 재단하고 자로 잰듯 내 식대로 끼워맞추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굉장한 경각심을 주는 책이다.
우린 삶에서 많은 부분을 늘 해메고 좌절한다. 결국은 어느순간 포기하게 되면서 결국 내가 살아온 방식대로, 부모한테 받았던 그 가정교육의 방식대로 돌아가며 또다른 나를 만들기도 한다. 내가 내 부모에게 느꼈던 그 감정들이 온전히 완벽할순 없는법이다. 부모도 나름의 시행착오를 거쳐 자식들을 키우고 성장시킴에 있어서 굉장한 혼란이 온다. 누구나 다 처음 겪는 일이기 때문이다. 허나 우리는 조금 달라져야 한다. 부모세대에 그랬다고 우리 역시 우리가 아는대로 가다보면 어느덧 또다른 상처받은 자아의 인간이 만들어짐은 불보듯 뻔한일이다. 부모로 인해 겪은 어릴적 트라우마와 아픔들을 겁내지 않고 그걸 원동력삼아 앞으로 나아가야한다. 작가는 말한다.
p200. 자신에게 일어난 구체적 사건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어린 시절 경험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기억과 과거가 현재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분명하게 이해하면 자신과 아이 양육 방식에 관해 새 미래를 구축할 수 있다.
자신의 삶을 이해하면 과거의 감옥에서 해방되고 스스로 원하는 현재와 미래를 구축하는데 유용한 통찰을 얻을수 있다.
똑같이 주어진 인생이라는 테두리안에서 삶을 이해하는 방식에서조차 극명하게 차이를 보일수 있는 우리들이다. 과연 이땅의 미래들에게 우린 어떤 방식의 삶을 보여주고 들려줄수 있을까? 옆구리에 끼고 다니며 한번씩 우리 아이에 대한 나의 반성이 필요할때 권한다. 그전에 무조건 일독은 권하는 바,
모든 아이들, 부모들이 자신있게 예스! 라고 말하고 권하는 사회분위기가 조성 되길 바라며 긴글 마친다.
#김영사 #예스브레인 #예스브레인아이들의비밀 #신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