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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토피아, 미래에 중독된 사람들
마이클 달렌 지음, 이은주 옮김 / 미래의창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세상은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전 세계가 지구촌으로 묶여 있는 지금, 표준 시간대라는 것은 의미를 잃은 지 오래고, 지금이나 여기라는 단어도 그 의미가 무색해졌다. 우리는 이제 어제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이른바 기대사회이기 때문이다.
기대사회에서 사람들은 이미 했거나, 벌써 일어난 일에는 흥미를 잃는다. 대신 곧바로 다음 할 일에 더 주목한다. 애플, 삼성, 월트 디즈니, 코카콜라, H&M, 드라마 ‘로스트’, 영화 ‘반지의 제왕’ 등 당대에 잘 나가는 기업들과 성공한 프로젝트를 보면 그 이면에는 이렇듯 사람들의 기대심리를 적절히 이용하고 그것을 잘 관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책은 대학에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개설했고, 여러 상장회사의 자문역을 맡고 있으며, 소비자 행동, 창의성 및 마케팅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인 저자 마이클 달렌이 진화생물학, 사회심리학, 경제학, 경영학 등 각기 다른 분야의 연구들을 종합해서 ‘기대사회’라는 이 시대를 설명하는 새로운 인식의 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기대사회’라는 프레임을 통해 생활수준이 나아짐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행복 수준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이유, 사람들이 자꾸만 결혼을 미루는 이유, 영화의 본편보다 예고편이 더 재밌는 이유 등 상당히 많은 사회 현상들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그리고 내 인생에서도 적절한 기대감을 관리하고 최고로 행복감을 유지하면서 사는 비결을 가르쳐 준다.
‘넥스토피아’라는 말은 앞으로, 다음의 등을 뜻하는 영단어 넥스트와 지상낙원을 가리키는 유토피아의 합성어이다. 이 개념을 책 제목으로 차용한 것은 넥스토피아를 사람들의 기대감을 먹고 크는 사회라 규정한다.
이 책은 애플이 상품 그 자체보다 사람들의 기대 심리를 제어하는 능력으로 혁신기업이라는 찬사와 어마어마한 부를 거머쥐었다는 것을 기대사회의 단적인 예로 든다. 애플은 신제품 개발과 출시 프로젝트에 대한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면서 약간의 정보(잘못된 정보도 어느 정도 섞어 가며)를 야금야금 푸는 방식으로 사람들의 기대감을 극대화시키는 데 선수다. 긴 기다림, 선주문, 제한된 공급, 품절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기대감은 또다시 증폭된다.
기대사회는 현재의 상태에 만족하지 못하게 하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기대감을 품어야만 행복을 느끼도록 만든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기대사회에서는 당신 손바닥 안에 온 세상이 들어 있다. 중요한 것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의 성과이다. 기대사회에서의 행복과 성공은 아주 가까운 미래에 존재하거나 미래와 연관된 그 무엇과 연결되어 있다. 꼭 오스카상을 받고 레드 카펫을 걸어야만 행복한 것이 아니라 오스카상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해 준다.”( p.22)고 말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왜 기업들이 목숨 걸고 ‘예고편’을 보내고 ‘신제품’을 홍보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선점하려 하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 인생에서도 적절한 기대감을 관리하면서 최고로 행복감을 유지하며 살도록 안내해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