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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뇌는 그렇지 않아
전채연 지음 / 황금테고리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학교폭력이 난무하고, 가장 가까운 친구가 가장 살벌한 라이벌이 되는 한국 사회에서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통계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 10명 중 3명은 심한 우울증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청소년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한다. 주입식 교육이 주를 이루는 공교육과 선행학습으로 채워진 사교육 속에서 청소년들은 자신을 돌아볼 틈도,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을 여유도 없이 자란다. 학교 폭력과 왕따 문제로 고통 받는 이들이 속절없이 늘고, 왜곡된 인터넷 문화가 사회문제가 되는 것 또한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잡지 기자 시절, 뇌교육과 뇌과학 콘텐츠를 다룬 것을 계기로 뇌라는 미지의 영역에 관심을 갖게 된 저자 전채연이 최근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뇌과학적인 시각으로 혼란스러운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청소년들의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변화를 뇌과학의 관점에서 들여다본다. 몸은 훌쩍 자라 어른과 다르지 않지만, 아직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가 미성숙한 청소년기의 뇌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뇌과학 연구 결과를 토대로 통찰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최근의 뇌과학은 우리가 알고 있던 인간, 사회, 나 자신에 대한 상식을 뒤집는다. 뇌는 절대적으로 완벽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오류와 허점투성이인 것도 아니다. 우리 뇌는 그저 각자의 생긴 모양대로 찬란하게 빛난다. 뇌의 특성을 보다 잘 이해하게 된다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개선해나갈 수 있다. 알면 변하기 때문이다.”라고 하면서 저마다 고유한 개성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에게 천편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대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한 채 퍽퍽한 삶을 살아간다. 그런 이들에게, 그리고 이제 곧 그 길로 들어설 청소년들에게 다른 길도 있다고, 자기 뇌를 이해하게 되면 자기답게 사는 길이 보일 거라고 말해주고 싶었다.“(p.227)고 말했다.
저자는 ‘나는 원래 그렇다’고 자기 자신을 방치하고 자포자기하는 청소년들에게 우리 뇌는 그렇지 않다고, 뇌의 신경 가소성을 근거로 하여 설득하면서 사랑의 유효 기간이 고작 18개월에 불과하다고 믿는 이들에게 진정한 사랑은 단순한 호르몬의 작용이 아니라고 말한다.
청소년기의 뇌는 ‘감정의 뇌’라 불리는 변연계가 ‘사고의 뇌’라 불리는 전두엽보다 먼저 발달한다. 이 때문에 기쁨, 슬픔,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을 표출할 수 있어도 이러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전두엽이 아직 덜 발달했기 때문에 공격성이나 분노 등을 표출하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청소년기의 뇌는 변연계외 뇌간만 발달하고 대뇌피질이 아직 미성숙하다. 이성보다는 감정적으로 먼저 생각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하기 쉽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시각, 청각, 후각 등 감각 정보를 처리하는 뇌 영역은 10세 전후에 발달하지만, 판단이나 의사결정 등 고차원적인 사고를 처리하는 뇌 영역은 10대 후반에 점차 발달한다. 이러한 뇌 특성에 따라 청소년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이 책은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겪어 봤음직한 생활밀착형 에피소드 속에서 자연스럽게 뇌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