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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늘 눈치를 보는 걸까
박근영 지음 / 소울메이트 / 2013년 8월
평점 :
누군가의 눈치를 보면서 우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많이 존재 한다. 이런 사람들은 늘 다급하거나, 물질적 이익이 보일 때만 몸을 움직인다. 감시에 익숙한 사람들은 직장에 출근하면 상관의 눈치를 보면서 그 상관의 명령에 복종하고 척 하며 억지로 미소 짓는다. 그리고 잠시라도 그 상관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방만한 마음으로 일을 대충 처리 해 버린다.
이 세상에 눈치를 안 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눈치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눈치가 넘쳐도 탈, 없어도 탈이다. 물론 건강한 눈치보기는 필요하다. 반대로 건강하지 않은 눈치 보기는 폐쇄성, 변덕, 자기소진, 자기부재, 불균형, 착취, 집착이라는 부작용을 불러온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은 심리학 박사이며, ‘스포츠조선’ 영화웹진 칼럼에 영화 속 심리를 분석해 연재하고, 한국교통방송에서 현대인의 심리 문제를 알기 쉽게 풀어내는 등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탁월한 글 솜씨를 발휘해오면서 현재 종합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임상심리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저자 박근영 박사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눈치를 보는 이유, 눈치가 부적응적으로 작용할 때 나타나는 문제, 눈치가 문제를 일으킬 때의 해결 방법 등 눈치에 대한 최신 심리학 이론과 사례분석, 해결책까지 아우르는 ‘눈치 백과사전’이다.
‘눈치가 빠르면 절에 가서도 새우젓을 얻어먹는다.’고 한다. 생계형 혹은 생존형 눈치인 셈이다. 그런데 이 속담은 눈치의 기원과 딱 맞는다. 저자는 “눈치는 원시인류가 사냥하면서 체득한 생존 본능에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동료 사냥꾼과 사냥감의 움직임을 동시에 주시하면서 눈치껏 행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간은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도록 진화해 왔다.
저자에 의하면, 사람이 눈치를 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첫째, 일반적 원인으로는 생존, 서열, 친애욕구, 대인관계 지능, 실용지식이 있다. 둘째, 개인적 원인으로는 성격, 부모의 양육 태도, 과거 경험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원인으로 인해 생기는 눈치와 관련된 증상이 ‘눈치증후군’이다. 이 눈치증후군은 다른 사람의 시선 때문에 눈치를 보고, 남과 비교하느라고 눈치를 보며, 의존심 때문에, 타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어느 편인지 알기 위해, 세상이 험하다는 생각 때문에, 남을 이용하려고 보는 눈치 등 7가지 양상으로 나타난다.
이 책은 이러한 7가지 잘못된 눈치 보기에 대한 7가지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7가지 해결책은 현실에서 쉽게 활용해볼 수 있는 실천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본문 중간에 있는 ‘스페셜 박스’를 비롯해 저자에게 직접 궁금한 사항을 물어본 ‘저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눈치에 관한 심리학을 더욱더 풍성하게 담았다.
그동안 눈치를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아이들이 나의 눈치를 본다는 것은 나에게 가까이하고자 하는 그들의 방식이고, 나 역시 아내와 자식들의 눈치를 본다는 것은 그들과 더 소통하기 위한 마음의 표현이 드러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내 몸과 마음에 상처를 주고, 나와 타인의 가치에 해를 입히는 잘못된 눈치는 이제 그만 보자. 불안하고 소모적인 눈치가 아니라 생기 있고 야무지게 건강한 눈치를 보려는 분들에게 이 책은 안내서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