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하지 않습니다 - 치사하게 추가수당 주지 않고, 야비하게 직원 해고시키고, 무책임하게 실업급여 주지 않는 회사에 결단코 당하지 않는 소설 노동법
김영호 지음 / 카멜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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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직장생활 필수 노동법'인 교양서라고 되어 있지만 사실은 소설 형식을 갖추고 있어 읽기에 그리 어렵지 않았다. 마지막 저자의 말을 보니 소설이라는 이름을 빌리고 있지만 실제 경험에 큰 기반을 두고 있다고 한다. 세상에는 약자가 많고 그들은 아직도 직장에서 큰 어려움과 차별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저자는 공인노무사로 작은 노무사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직접 겪었던 일들, 그리고 노무사를 하면서 들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소설 구성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아르바이트를 해 본 적이 없기에, 직장도 공무원직을 했기 때문에 평소에 갑질공화국 속 이런 고충을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이 갑질공화국에 한 명씩 몸담게 되자 나도 한 번씩 욱했던 기억이 있다.


연차휴가, 성희롱, 임금 꺾기, 강제해고 등 직장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부당한 갑질을 이야기로 잘 풀어 놓아 이해하기 쉬웠다. 특히 '임신기간 근로시간 단축제도'는 전혀 들어보지 못한 신선한 제도였다. 임신했을 때 그냥 당연하다는 듯이 나가서 일했었는데 저런 제도도 있었다니 신기했다. 더군다나 근래 '미투' 운동도 활발히 일어난 시점에서 직장 내 성희롱은 정말 뿌리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도 저런 몰상식한 인간들이 있다니!


크게 당한 적은 없지만 알게 모르게 그냥 주변 상황에 맞추어 어느 정도 숙이고 일했던 것은 분명하다. 내가 내 권리를 다 주장하다가 민망한 상황이 될까봐, 혹은 눈치가 보이고 어색해질까봐 그냥 '에이, 넘어가자.', '아파도 조금만 참고 퇴근하고 쉬지 뭐,' 이렇게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직장 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노동법들이 쭈욱 나와 있지만 과연 활용할 수 있을까 싶다. 그래도 많은 것을 알게 되어 유용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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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화둥둥 - 상
연(蓮) 지음 / 마루&마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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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물 #동양물 #짐승남 #절륜남 #당돌녀 #사이다녀

남-태운, 선계 최고 선인(나이가 많다기보다 능력이 최고! 하기야 여기 등장인물들은 기본이 몇백살..;;), 어린 여우 요괴 연화에게 홀림.

여-연화, 아직 오십살 밖에(?) 되지 않은 어린 여우 요괴, 태운의 청잣빛 눈동자에 첫눈에 반함.


<줄거리>
'연화'는 황락계 요괴들의 왕 '요화'와 인간 '초아' 사이에서 태어난 여우 요괴이다. 뾰족한 귀와 은빛 머리카락이 아름다운 연화는 아빠, 엄마가 너무 금슬이 좋은 것을 시샘한 나머지 황락계의 구멍을 넓혀 요괴들이 인간계로 빠져나가게 한 원흉이 되고 만다. 이를 노여워 한 왕은 연화를 인간계로 잠시 쫓아내고 그 곳에서 연화는 선계의 최고 선인 '태운'을 만나게 된다. 연화는 태운의 청잣빛 눈동자에 첫눈에 반하고 태운은 연화의 여우짓에 점점 마음이 끌린다. 연화는 그가 인간인 줄 알고 자신이 끝까지 지켜주기로 마음 먹는데..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로맨스 판타지>
사실 판타지보다는 그냥 잔잔한 현대물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약간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가 판타지는 '에이 말도 안돼~' 이러면서 마음에 잘 와 닿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루시아>를 읽고 나서 푹 빠진 후로 판타지도 즐겨 읽는 중이다. 그 와중에 만난 이 책! 시놉을 보니 '요괴', '선계' 등 누가 봐도 판타지인 이 책은 나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 주었다. 선녀복, 한복 등이 눈에 아른거리는 동양 판타지로, 시대물 역시 좋아해서인지 재미있게 읽었다. 그러고 보면 딱히 취향이 없는 듯..


<초반 오글거림만 지나면 가독성 최고>
여우 요괴라서 그런지 '연화'는 정말 여우같은 짓을 많이 한다. 부끄럽다고 얼굴을 붉히면서도 제가 먼저 눈에 입맞춤을 하고, 온갖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행동들을 해서 '태운'이 가만히 안 있고는 못 배기게 만든다. 이게 바로 여우 요괴 '연화'의 매력! 천방지축 안하무인 아랫사람들에게 무례한 행동 몇 가지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지만 연화만의 '나 아무것도 몰라요~' 같은 애교에 어느 남자가 안 넘어올 수 있을까. 아직 어려서 잘 몰라 그런거라 이해해주자ㅜ.ㅜ 남자 주인공 태운은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강직, 멋짐, 귀티가 줄줄~ 선비남, 무심남인 줄 알았는데 누구보다 짐승남!! 너무 태운만 편애하나..ㅎㅎ


<무지막지 강한 악녀의 등장>
연화를 두 번이나 죽일 뻔 했으니 오죽하랴. 황락계의 왕 요화의 이모격인 '비화'는 연화가 자신의 조카딸인데도 어마무시하게 살괴(?)를 감행한다. 요괴들의 싸움이라서 정말 비현실적이긴 한데 판타지물은 그런 나름의 매력으로 보는 것이니 신기하기도 하고 저자의 상상력에 놀랍기도 했다. 판타지물도 읽다 보면 적응이 되더라^^


<잡다한 생각 등등>
일단 표지가 누가 봐도 로맨스소설이다. 어두운 밤하늘 배경에 휘황찬란한 달, 분홍 반짝이 벚꽃이 잘 어울려 책을 읽다가 덮으면 나도 모르게 벚꽃을 쓰다듬고 있다;; 그리고 특히 종이 질이 다른 소설들보다 더 부드럽고 좋은 것 같다. 워낙 종이책만 선호하기 때문에 내 기준에는 이런 것도 중요하다ㅎㅎ
원래는 아빠가 어화둥둥 금지옥엽으로 키우다가 신랑이 데려 가서 어화둥둥 잘 대해준다는 의미에서 나온 제목이지만 그래도 조금만 진지한(?) 제목이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제목이 주는 느낌이 나에겐 약간 가볍게 다가왔다.

초반에는 조금 가벼워 보이고 연화의 여우짓이 얄미웠지만 갈수록 적응하고 나니 귀여워 보였다. 막힘 없이 술술 넘어간 것을 보면 가독성도 꽤 괜찮은 것 같다.



<본 서평은 '마야마루'가 로사사에서 진행한 <어화둥둥>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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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탄의 문 1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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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사랑하는 일본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신간 <비탄의 문>이다. 한 권이 500페이지 씩, 두 권 합쳐 총 1000 페이지에 달하는 상당한 분량이지만 재미있게 읽어서 그리 길다는 느낌은 없었다. 미야베 미유키 작가는 추리, 역사,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를 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책은 추리와 판타지가 적절히 섞여 흥미를 더해 주었다.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 생활고에 시달리며 폐렴으로 죽어가는 어머니 옆에 있던 다섯 살 여자아이가 창밖으로 괴물 같은 커다란 새를 발견한다. 한편 사이버패트롤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고타로'는 노숙자 실종사건에 흥미를 보이며 조사하다가 사라진 선배를 찾아 돌아다니던 중에 어느 폐건물 옥상에 있는 커다란 새 조각상에 의문을 품고 접근하기 시작하는데.


경찰직을 은퇴한 전직형사 '쓰즈키'는 집주변에 있던 폐건물 옥상에 있는 '가고일'상이 밤마다 움직인다는 몇몇 목격 정보를 가지고 흥미를 보이며 조사하기 위해 올라가는데 그곳에서 선배를 찾는다는 고타로를 만나게 된다. 이에 그 둘은 엄청난 것을 목격하고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버린다.


처음에는 그냥 추리소설이겠거니, 날아다니는 괴물 같은 새는 환상이겠거니 했는데 아니었다. 이 소설은 추리보다는 판타지에 더 가까워 보인다. 동생 친구의 왕따 사건, 신체 절단의 연쇄살인사건, 사이버패트롤 회사의 사장 사건 등 여러가지 사건들이 나오며 범인을 찾아가고 추리해 나간다는 점에서 보면 언뜻 추리소설 같기도 하지만 근원은 판타지에 있지 않을까 싶다. 움직이는 가고일은 어디서 온 어떤 새일까, 그것을 알게 되면 그 뒤의 이야기는 더욱 빠르게 전개된다.


현실 세계에서의 인간이 가진 악의와 욕망, 욕심들을 가져가고 비현실적인 방법으로 그들을 단죄해주는 존재. 이 현실에서도 비현실적인 삶을 살고 거짓으로 둘러싸인 욕망을 지닌 인간들이 많기 때문에 무언가 이 비현실적인 존재로 인해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정말 다채로운 이야기를 선사해 주는 미야베 미유키. 그녀가 주는 또다른 퓨전 이야기의 매력 속에 빠지고 싶은 사람은 꼭 읽어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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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겠어, 이게 나인 걸! - 조금은 뾰족하고, 소심하고, 쉽게 상처받지만
텅바이몽 지음 / 허밍버드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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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속에서 깜찍하게 윙크를 하는 남자. 이 책의 두 저자 중 한 명이신 '윤주형' 작가님의 대변인이란다. 이미 표지부터 내 마음을 확 사로잡아 버린 이 책은 붉은 낙엽이 흩날리며 센티해지는 가을 어느 날 내 마음을 두드려 주었다.


'어쩌겠어, 이게 나인 걸!' 이라고 생각해 보려고 해도 잘 되지 않았던 수많은 나날들. 나를 나 자신이 제일 미워하고 열등감에 빠지고 다른 사람들이 보는 나에 대해서 너무나 신경쓰고 살았던 날들이 하나하나 생각나는 시간이었다. 가면을 쓰고 웃고 친절하고 뒤에서는 울었던 내 모습이 '텅바이몽' 작가의 책 여기저기에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처음에는 작가 이름을 보고 뭐지? 홍콩사람? 중국사람인가? 했는데 작가 두 분은 순수한 한국사람이다ㅎㅎ 일러스트레이터 듀오 두 분이서 함께 '텅바이몽'이라는 필명을 만드신 것 같다. 그런데 그게 무슨 뜻이지..






모두에게 백점 만점을 받을 수는 없지만 나 스스로에게는 백점을 줄 수도 있지 않느냐는 말, 행복은 스스로 그렇다고 생각하면 그만! 비교할수록 행복이 절반이 될거라는 말, 그럴때도 있었지라며 과거를 그리워하기도 하지만 지금의 나도 충분히 멋지게 살고 있다는 말. 모든 말들이 누구에게나 그렇듯 나에게 하는 말인 것 같았다. 나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자, 싫으면 싫다고 이야기해버리자, 각종 다짐을 했다.


예민하고 어설프고 완벽하지 않지만 그래도 이게 나다. 그 누구보다 나를 제일 사랑해줘야 하는 나이다. 자책하지 말고 좌절하지 말고 슬퍼하지 말아야지. 올해가 가기 전에 행복한 다짐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을 만나 다행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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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메시스의 사자 와타세 경부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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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이 작가 책은 무조건 읽자! 라며 믿을만한 작가 목록에 떡하니 이름을 올리고 신간이 나오면 무조건 읽었던 '나카야마 시치리'. 이번 신간도 표지부터 마음에 쏙 들었고 '와타세 경부 시리즈' 1편인 <테미스의 검>을 인상깊게 읽었던지라 읽을 기회가 주어졌을 때 너무나 행복했다.


<테미스의 검>에서 부동산 부부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억울한 죄, 즉 '원죄'를 뒤집어쓰고 감옥에서 자살한 후 고통의 시간을 겪고 내적으로 더욱 단단해진 '와타세' 경부님이 이번 편에 등장하신다. 뛰어난 능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 상사들의 눈 밖에 난 덕에 아직도 경부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와타세는 와타세! 뛰어난 관찰력과 통찰력, 그리고 뜻밖의 따뜻한 마음씨로 독자들을 팬으로 만들기 충분했다.


이번 편의 사건은 '복수의 신' 네메시스를 표방한 이른바 범죄자 가족 살인사건. 너무나 어이없고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지만 사형을 받지 않고 15년형, 혹은 무기징역 정도만 받아 국민들의 분노를 끓게 만들었던 범죄자들의 가족이 하나둘 시체로 발견된다. 국민들은 그래도 살인은 안 된다 라며 이야기하는 한편으로 '정의의 사도'라며 은근히 살인자를 추켜세우는 상황. 검찰청, 법원 등의 사법기관은 자신들의 제도에 반기를 드는 행위라며 무조건 빨리 잡아들일 것을 지시하는 등 나라는 점점 혼란에 빠지게 된다.


현실에서 부정당해 인터넷 상으로 자신을 알리고 싶어 무차별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 여자가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며 스토킹, 감금 살인한 범죄자, 내연녀가 애정을 요구하자 살해한 유부남 범죄자 등. 정말 죽어 마땅한 사람들은 감옥에서 국민 세금으로 삼시세끼 잘 먹고 보호받으며 살고 있는데 바깥 세상에 남겨진 피해자 가족들은 하루하루가 지옥이다. 왜 사형을 하지 않는걸까. 1편인 <테미스의 검>에서는 억울한 죄로 사형선고를 받고 자살한 용의자 사건이 나왔다면 이번 편에서는 사형받아 마땅한 자들이 오히려 사형선고를 면한 데서 이야기가 출발한다. 참 여러가지로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작가이다.


사법기관은 신이 아니다. 누구를 죽이고 말고 하는 것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시행되는 것일 뿐 완벽할 수는 없다. 검사도 판사도 인간이기 때문에 판결을 내리는 데 있어서 인간의 마음이 들어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러나 명백한 잔혹 살인사건의 사형판결은 마음이 내린 판결이라기 보다 여러가지 증거에 따른 정확한 판결이 아닐까. 그래도 그 와중에 원죄를 가진 용의자가 나온다면 또 할 말이 없지만 말이다.


아무튼 가독성 좋고 생각할거리도 듬뿍 주는 멋진 소설이었다. 이 작가 책은 역시 그냥 믿고 보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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