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탄의 문 1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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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사랑하는 일본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신간 <비탄의 문>이다. 한 권이 500페이지 씩, 두 권 합쳐 총 1000 페이지에 달하는 상당한 분량이지만 재미있게 읽어서 그리 길다는 느낌은 없었다. 미야베 미유키 작가는 추리, 역사,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를 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책은 추리와 판타지가 적절히 섞여 흥미를 더해 주었다.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 생활고에 시달리며 폐렴으로 죽어가는 어머니 옆에 있던 다섯 살 여자아이가 창밖으로 괴물 같은 커다란 새를 발견한다. 한편 사이버패트롤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고타로'는 노숙자 실종사건에 흥미를 보이며 조사하다가 사라진 선배를 찾아 돌아다니던 중에 어느 폐건물 옥상에 있는 커다란 새 조각상에 의문을 품고 접근하기 시작하는데.


경찰직을 은퇴한 전직형사 '쓰즈키'는 집주변에 있던 폐건물 옥상에 있는 '가고일'상이 밤마다 움직인다는 몇몇 목격 정보를 가지고 흥미를 보이며 조사하기 위해 올라가는데 그곳에서 선배를 찾는다는 고타로를 만나게 된다. 이에 그 둘은 엄청난 것을 목격하고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버린다.


처음에는 그냥 추리소설이겠거니, 날아다니는 괴물 같은 새는 환상이겠거니 했는데 아니었다. 이 소설은 추리보다는 판타지에 더 가까워 보인다. 동생 친구의 왕따 사건, 신체 절단의 연쇄살인사건, 사이버패트롤 회사의 사장 사건 등 여러가지 사건들이 나오며 범인을 찾아가고 추리해 나간다는 점에서 보면 언뜻 추리소설 같기도 하지만 근원은 판타지에 있지 않을까 싶다. 움직이는 가고일은 어디서 온 어떤 새일까, 그것을 알게 되면 그 뒤의 이야기는 더욱 빠르게 전개된다.


현실 세계에서의 인간이 가진 악의와 욕망, 욕심들을 가져가고 비현실적인 방법으로 그들을 단죄해주는 존재. 이 현실에서도 비현실적인 삶을 살고 거짓으로 둘러싸인 욕망을 지닌 인간들이 많기 때문에 무언가 이 비현실적인 존재로 인해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정말 다채로운 이야기를 선사해 주는 미야베 미유키. 그녀가 주는 또다른 퓨전 이야기의 매력 속에 빠지고 싶은 사람은 꼭 읽어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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