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드 44는 영화로도 개봉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시리즈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는데 시리즈의 처음에 해당하는 이야기 차일드 44 많은 기대를 가지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차일드 44는 연쇄 살인사건이 일어난 구소련에서 비밀요원으로 누구보다 국가에 충성심이 강한 레오라는 인물이 자신이 믿고 있는 신념과 진실 사이에 갈등을 겪게 되는 상황에서 그가 믿었던 많은 것들이 사실은 거짓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오는 이야기 입니다.
우리는 레오와 함께 진실을 찾아간는 과정이 때로는 스릴감도 있지만 한편으로 마음 무거운 이야기에 공포를 느끼게 되기도 합니다.
범죄가 일어나서는 안 되는 나라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일어나서는 안되는 범죄가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그렇다면 국가에서는 그 사건을 어떻게 다루어야할지는 이미 답이 나와 있는것 같습니다.
1953년 MGB(전 KGB전신) 간부인 레오는 범죄도 빈곤과 결핍처럼 자신의 나라에서 언제가는 사라질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과도기라 조금 어려운 점도 있지만 사소한 범죄는 일어나더라도 별것 아닌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린아이가 선로에서 놀다가 기차에 치여 죽은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 사건은 곧 종결될 비극적인 사건이었는데 느닷없이 사건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죽은 아이의 아버지가 레오와 같은 MGB소속으로 레오의 부하였는데 그는 아들의 사고를 믿지 못하고 아들이 살해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시기에 자신과 같은 소속이면서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레오는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죽은 아이의 아버지 표도르는 계속해서 이 사건에 대해 떠들고 다닌다면 지역 전체가 불안감에 빠지게 되고 결국 사회가 혼란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판단해 상부에서는 이 사건을 조용히 해결하기 위해 레오에게 표도르를 만나 사건을 해결하라고 했습니다.
근거없는 이야기가 떠돌아다니는 것은 사회에서 절대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라고 레오는 판단했습니다. 죽은 아이가 위험하게 선로에서 놀다 불행한 사고를 당했고 가족들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한 레오 그러나 이 사건이 자신이 생각한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그 당시에는 알지 못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그가 가지고 있었던 국가에 대한 믿음과 충성심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그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선로에서 사고로 죽은 아이 그 아이의 사고가 레오가 지금까지 이룩하고 간직한 영웅적인 자세와 자신의 모든 것을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레오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되었을지 책을 읽으면서 처음 이 사건을 접했을때 레오가 가진 마음과 마지막으로 흐를수록 변해가는 레오와 비교하니 더 흥미롭고 긴장감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레오는 표도르를 만나 이 사건이 이미 끝났다는 것을 확실하게 말했습니다. 표도르 역시 자신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아들이 선로에서 놀다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사건으로 정리 되었다는 것을 인정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편 레오가 상관의 명령으로 죽은 아이의 친지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다독이는 사이에 레오에게 더 중요한 자신의 일 중 하나인 반역자가 도망가버린 사실에 화가 났습니다.
스파이 감시 작전은 레오에게 중요 임무로 국가안보부 일을 하면서 자신이 방심했고 그 결과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불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자신이 놓친 반역자를 찾지 못한다면 자신의 위상이 어떻게 될지 두려웠고 자신을 견제하는 부관 바실리가 자신을 밀어내고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레오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에 어떻게든 반역자를 잡아야만 했습니다.
대의를 위해 레오는 잔인하게 죄수를 다루었고 국가의 대의를 위한다면 반역자들에게 가혹하게 처벌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스파이에게서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모든 방법을 사용했고 그것을 레오는 자신이 충성하는 국가를 위해서는 어쩔수없다고 믿었습니다. 그렇게 믿는 자신의 조국에서 아이들이 죽는 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을 국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받아들인 레오는 아이들의 죽음에서도 국가가 하는 모든 것을 믿을수 있을 것인가? 국가는 개인을 철저하게 감시하면서 자신들과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통제하고 억압하고 있었습니다. 믿음을 잃는 것이 죄가 되는 세상 국가의 이념을 믿지 못하고 의심한다면 결국 그들은 국가의 적이 될수밖에 없습니다.
2차세계대전의 영웅으로 국가를 위해 자신이 할수있는 모든 것을 내놓은 레오 그의 앞에 예상하지 못한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마음속 깊은 곳에서 상상하지 못한 의심이 일어나고 알고 싶지 않았던 진실앞에 마주치게 되는 레오의 선택이 궁금합니다.
차일드 44는 전체적으로 어둡고 공포스러운 분위기의 이야기 입니다. 그런데도 빠져들게 되는 이유는 구소련의 어두운 이면 속에서 갈등하는 레오 활약이 흥미롭기 때문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