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우가 몰아치는 낯선 섬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은 섬이라는 특수한 공간이 만들어내는 거리감과 바다가 잔잔해지기 전까지는 그곳에 계속해서 남아 있어야 한다는 사실에 고립이라는 공포가 더 크게 작용해서 긴장감이 더 강하게 다가옵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날씨는 인간으로서 통제할수 없는 부분이라 더 두렵고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지 짐작하기 어려운데 낯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섬 생활은 언어와 문화면에서 비롯되어지는 가시감이 사건 자체보다 더 강하게 옥죄어 오기 때문에 잔혹한 살인사건과 섬이 만나 이 사건은 더 공포와 두려운 진실이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섬에서 자랐던 핀은 고향을 떠나 대학에 진학했지만 졸업을 하지 않고 형사가 되었습니다. 아내 모나와는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아들 로비가 있었기 때문에 견딜수 있었는데 한달전 아들을 잃고 일도 할수 없어서 방황하던 핀은 자신이 맡았던 에든버러 살인사건과 같은 수법으로 살해 된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십팔 년전에 떠나왔던 섬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살해 된 피해자가 자신이 알았던 에인절이라는 사실도 그가 다시 섬으로 돌아오게 한 이유도 되었지만 무엇보다 슬픔에서 벗어나 도망치고 싶은 마음으로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핀은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루이스 섬에서 자랐습니다. 자연석으로 벽을 세우고 짚으로 지붕을 이은 전통가옥 블랙하우스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화이트하우스에서 살았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 아슈타르의 아버지는 그들이 다니는 학교의 선생님이었고 학교에 다니면서 교회 목사의 아들 도널드와도 친구가 되어 함께 어울려 다녔습니다. 섬에서 사용하는 게일어만 사용하던 핀은 영어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마샬리는 핀을 위해 통역을 해주었습니다. 루이스 섬에서는 교회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고 교회의 권위는 절대적으로 섬을 지배하고 있었는데 교회 목사의 아들 도널드는 아버지에게 반항하고 교회의 권위를 무시했습니다. 사건을 수사하면서 만나게 된 지역경찰 스미스는 당연하게도 핀의 등장을 반가워하지 않았고 섬에서 일어난 사건이 이전에 있었던 사건과 비슷하지만 동일범에 의한 사건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섬에서 평판이 좋지 않았던 피해자 에인절의 동생과 같은 반이었기 때문에 그들을 잘 알고 있었던 핀은 어린시절부터 그들 형제가 남들을 괴롭히고 자신도 그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사실을 떠올렸습니다. 과거에서 부터 지금까지 에인절과 동생 머도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스미스는 평소의 에인절의 행동과 얼마전에 그에 대한 두 건의 고소사건으로 인해 그를 싫어하는 누군가에 의해 일어난 모방범죄라고 생각했습니다. 두 건의 고소 사건에는 외부인도 있었지만 머리 목사의 딸에 대한 고소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핀은 교회를 찾아갔습니다. 그곳에서 과거와는 달라졌지만 어린시절의 모습이 남아있는 도널드가 아버지를 이어서 크로보스트 자유독립교회의 목사가 되어 있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고향을 떠났던 도널드는 사업적으로 성공을 했지만 술과 마약에 빠져 모든 것을 잃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언제나 아버지와 교회의 권위에 반항하던 도널드의 변화가 핀은 놀라웠지만 에인절에게 피해를 당한 피해자가 도널드의 딸이라는 사실에 아버지의 복수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지만 도널드는 자신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어렸을때 도널드와 핀, 아슈타르와 몇명의 친구들은 장난으로 썰매장의 스웨인보스트 습격 계획을 세웠는데 에인절과 머도 형제가 그 계획을 알게되어 할수없이 함께 실행하지만 그들의 계획과는 다르게 진행되자 에인절은 희생양으로 핀을 남겨두고 도망갔지만 도널드와 아슈타르가 되돌아와서 핀은 위기에서 벗어날수 있었습니다. 어린시절에도 그랬지만 여전히 에인절은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그런 에인절의 죽음이 그에게 괴롭힘을 당한 누군가의 복수인지 아니면 몇달전에 일어난 사건이 연속해서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의문스러운데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하던 교회와 그 권위에 맞서던 목사의 아들 도널드의 관계가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믿기 어려웠습니다. 현재의 고통으로 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핀이 다시 돌아오면서 마주치게 되는 것은 과거의 고통이 드러나면서 잊기 어려운 과거를 되돌아보게 했습니다. 과거의 진실에서 하나의 사건 이면에 숨겨져 있었던 또 다른 사연이 조금씩 벗겨지면서 알게되는 진실은 섬이라는 폐쇄되어진 공간에서 만들어진 비밀이라는 사실에서 더욱 공포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모든 진실은 섬을 벗어날수 없고 어느 곳으로도 그 비밀을 가지고 나갈수 없을것 같은 기분을 가지면서 고립감이 전해지고 그 진실의 무게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향을 떠났던 핀의 마음을 알수 있었습니다. 핀을 다시 섬으로 불러들인 사건은 잊을수 없는 진실이 이제는 밝혀져야 한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친구로서 서로를 지켜주던 마음과 그 이면에 숨겨져 있었던 경쟁심이 만들어 낸 광기가 불러오는 공포가 폭풍우를 만나서 더욱 섬뜩하게 다가오고 한정되어진 공간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이 고립감과 어디에도 빠져나갈수 없다는 두려움으로 다가오는데 섬 밖에서 자신의 삶에 가장 중요한 부분을 잃어버린 핀이 도망치듯이 돌아온 섬에서 풀지 못했던 매듭을 자신의 손으로 풀어서 마음의 짐을 털어버릴수 있을지 지켜보면서 바람이 잔잔할때의 섬에서 느끼는 한가로운 여유가 거센 폭풍우를 만나면 고립과 두려움으로 남아 휘몰아치는 바람에 내몰리고 어디로 향해야할지 모르는 섬에서 과거와 현재를 이어가면서 진실의 매듭이 향하는 곳에 있는 영원한 비밀을 알게 되고 비로소 폭풍우가 지나가고 화창하게 갠 파란 하늘을 보는 것처럼 새로운 기운을 얻게 되는 이야기는 섬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뿜어내는 공포가 한 여름의 더위를 식혀주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