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요 네스뵈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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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 시리즈와 다른 스탠드얼론으로 만나는 킹덤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닮은것 같지만 닮지 않은 형제를 보면서 그들을 짓누르고 있었던 과거를 벗어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형제의 고통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를 생각하지 않을수 없었는데 어린시절의 악몽은 어른이 되어서도 형제를 놓아주지 않았고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칠수록 더욱더 수많은 함정에 빠져들게 만들어 결국 그들의 성에서 빠져 나올수 없도록 강력한 힘이 놓아주지 않는것 같습니다.
형 로위와 동생 칼은 어렸을때부터 아빠에게서 믿을 것을 가족뿐이라는 말을 듣고 자랐습니다. 그들이 살고있는 곳이 마을과 떨어져 있는 산속이라는 사실이 가족의 중요성을 더 강조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보통의 가족과는 다른 그들의 관계가 이 이야기의 비극을 전제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말이 없고 조용한 아빠를 닮은 형 로위와 그런 아빠와 살면서 자신을 내세우지 않았던 엄마를 닮은 동생 칼은 자신들만의 왕국 킹덤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형제는 가족이면서 친구이기도 하지만 형 로위는 동생의 영원한 보호자로 곁에서 그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아빠는 로위에게 엄마와 칼을 보살펴야 한다고 말한 것이 이유가 되었지만 그들 형제에게는 남들에게 말할수 없는 비밀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로위가 칼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어른이 되어서도 칼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로위는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들었습니다.
발전이 없는 작은 마을 주유소를 관리하면서 언제가는 자신이 그 주유소를 운영하는 것이 소박한 꿈이었던 로위는 마을 사람들과도 친하게 지내지 않았고 혼자만의 세상에 살고 있었습니다. 성실하게 일하면서 주유소를 운영하고 돈을 모아서 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집을 수리하면서 가족이 모두 떠나버린 산속 집에서 혼자 살고 있는 로위의 삶에 균형을 깨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다른 나라에서 성공한 칼의 귀향은 동생이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다 라는 의미라는 것을 로위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칼이 십오 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과거의 일을 생각하면 로위는 그가 돌아오면서 일어나게 될 일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마을을 떠나 미국의 대학을 다녔고 캐나다에서 성공한 동생 칼이 갑작스럽게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십오 년만에 돌아오는 칼은 이국적인 부인 섀년과 함께 형제의 비밀이 묻어 있는 산속의 집으로 왔습니다. 칼의 귀향은 오랫동안 묻혀 있었던 형제 주변을 떠돌고 있는 폭풍이 휘몰아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조용하고 자신만의 세상에 살고 있는 로위와 다르게 칼은 활달하고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언제나 자신감이 넘치고 매력적인 그를 마을 사람들은 좋아했는데 다시 돌아온 칼이 성공한 사업가로 그가 계획하고 있는 산속 호텔 사업이 성공한다면 마을에도 도움이 되고 그들도 부자로 만들어 준다는 말에 마을 사람들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칼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능력이 탁월했지만 그중에서도 로위의 마음을 자신이 원하는대로 움직이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칼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로위는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지만 칼이 원한다면 선과 악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로위는 칼의 부탁이라면 부정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맹목적으로 칼을 위해 나서고 보호자가 되어 주었습니다. 아빠가 가족의 중요성과 동생의 보호하라는 말을 했지만 로위의 행동에는 동생에 대한 집착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동생이 사랑한 마리를 좋아하지만 마리가 칼과 헤어진 이후에는 마리를 좋아하지 않게 된 로위를 보면서 칼에 대한 그의 마음은 단순히 동생에 대한 보호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마을을 떠나기 전 누군가가 칼을 괴롭히면 로위가 나서서 막았습니다. 자신보다는 동생을 위해서 살아가는 로위는 칼에게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고 칼을 돕는 것이 죄책감에서 벗어날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빠는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그만둘수 없었기 때문에 로위에게 자신을 멈추게 도와달라고 암시했고 엄마는 그 모든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남편을 자식보다 더 사랑해서 지켜보고만 있었습니다. 동생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로위를 병들게 했고 자신이 그것을 멈추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아빠를 사랑한 로위와 칼을 사랑한 아빠 그것이 이 가족의 비극으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부모님에게 일어난 사고 그리고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관의 실종된 프리츠의 밤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로위는 소년에서 청년이 되었고 언제까지나 어린 동생이라고 생각했던 칼은 스스로 어른이 되어 있었습니다.
마을 의장의 딸이었던 마리와 사귀고 헤어진 이후미국 유학을 떠나 캐나다에서 성공한 칼이 고향으로 돌아와서 공동책임회사를 만들어서 마을 사람들을 사업에 끌어 들여서 똑같은 비율로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마을 전체를 담보로 돈을 빌려서 산속 깊은 자신들의 농장에 호텔을 짓는다는 허무맹랑한 계획을 말할때도 로위는 칼의 말을 모두 믿을수 없었지만 동생이라는 이유로 동조했고 칼이 투자설명회를 통해 즉흥적으로 마을 사람들을 현혹하는 모습을 보면서 칼이 모든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해할려고 하면서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리게 되고 부모님이 타고 가던 캐딜락이 떨어진 후켄에서 들려오는 비명을 들으면서 엄마를 닮았다고 생각했던 칼이 사실은 자신과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폭력적인 성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잊을수는 없지만 과거를 묻어 두고 조용히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고 싶었던 로위와 고향마을에 십오 년만에 나타난 칼의 등장이 과거의 어두운 비밀을 불러내고 있었고 형제의 슬픈 사연이 묵직하게 가슴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가족이 된 섀넌은 로위를 잘 이해했고 그들은 가족을 지킨다는 이유로 함께하지만 조금씩 끼어들고 있는 의심의 그림자는 과거 형제와 부모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 의문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지 해야 한다는 생각과 어렸을때의 죄책감이 언제까지나 어깨를 짓누르는 무게감으로 남아 있는 로위를 보면서 마음이 아프고 가족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이해하기에는 그들의 범죄를 눈감아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가족들의 요새 산속 농장에 남아서 오래되어 낡은 집을 지키는 로위는 가족을 지키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믿고 있었지만 그 믿음이 때로는 잘못된 판단으로 이어질수도 있고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게 다가오고 그가 진정 지키고 싶은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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