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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시드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조호근 옮김 / 비채 / 2019년 8월
평점 :
품절
옥타비아 버틀러의 와일드 시드는 고대 이집트에서 시작하여 미래까지를 엿볼수 있는 초인들의 이야기라는 흥미로운 주제로 작가가 가상의 세상을 만들어냈지만 현실에서도 일어나는 남성과 여성, 인종문제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남들과 다른 삶을 사는 초인 중에서 자신들의 특별한 능력을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원하고 더 능력있는 자식을 낳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하는 삼천 칠백년을 살아온 도로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초인들을 모아서 교배하고 개량해서 일족으로 만들었습니다.
초인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존재들이지만 영화에서는 그들이 영웅이거나 악당으로 등장해 일반인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볼수있는데 선과 악으로 나뉘어지는 그들의 삶을 보면서 와일드 시드에서는 누가 선이고 악이 될지 궁금합니다.
도로에 의해 만들어진 초인 일족은 좋은 종족으로 번식하기 위해 원하지 않는 사람과의 결혼도 해야 하는 복종의 삶을 살지만 그곳에서도 선한 마음이 존재하고 초인이라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그들도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이별에 슬픔을 느끼고 자신의 능력에서 벗어나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인내하고 고통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치유의 힘을 보여주는 아냥우와 같은 초인이 있다는 사실에 도로에 의해 만들어진 힘을 과시하는 비뚤어진 초인이 아니라 선한 마음을 통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진심으로 살아가면서 찾게되는 평안을 볼수 있었습니다.
도로는 자신의 일족이 처참하게 파멸된 사실을 알고 분노하면서 일부라도 찾기 위해 길을 나섰다가 그를 기다리는 무엇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노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아냥우를 보는 순간 도로는 그녀가 자신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태양이라는 뜻을 가진 아냥우는 자신의 모습을 바꾸는 능력을 가진 초인으로 삼백년의 삶을 사는 동안 노예의 삶도 살아 보았고 여러명의 남편과 사별의 고통과 많은 후손을 두고 있었습니다. 아냥우의 어머니는 마법을 사용할수 있었고 질병을 치료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자신처럼 특별한 능력을 가진 초인은 아니었습니다.
도로는 젊음과 힘을 유지하기 위해 사람을 죽이고 그 사람의 육체를 입는 능력을 가지고 삼천년이 넘는 시간을 지내고 있었습니다. 도로는 아냥우와 같은 여자를 만난적이 없었고 특별하고 귀중한 능력이 있는 혈통의 후손으로 그녀의 자식들이 능력을 물러 받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아냥우를 보호해서 종자 마을로 데려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노예사냥꾼에서 일족을 잃은 도로는 새롭고 강한 일족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냥우가 필요했습니다. 아냥우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초인이지만 자식에 대한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고 도로는 그녀의 모성애를 이용해서 고향을 떠나지 않을려는 아냥우에게 자식을 직접 손으로 땅에 묻지 않아도 되는 강한 아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설득 했습니다. 아냥우는 자식들이 자신과 같은 능력이 없기 때문에 도로가 자식들을 헤칠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어쩔수없이 그를 따라 가게 되었습니다. 도로를 떠나서 도망치게 된다면 후손에게 나쁜 일이 일어날것 같아 떠날수 없었던 아냥우를 이용해서 새로운 일족을 만들 계획을 가진 도로에게 아냥우는 강한 종족을 낳을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로만 보였을것 입니다.
도로는 자신의 일족에게 복종을 강요했고 아들을 비롯해서 여자들은 그의 말에 복종하고 있었지만 아냥우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도로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았습니다. 도로를 남편으로 생각하고 고향을 떠났지만 도로에게는 또 다른 계획이 있었고 그 계획은 아냥우에게 도로에 대한 믿음을 잃게 했습니다.
도로는 가부장적이고 모든 것을 통제하는 존재지만 아냥우는 그런 도로의 명령과 복종에 굴복하지 않는 강한 자립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생각과 마음을 가지고 대립하면서도 초인이라는 일반인들에게 이해되지 못하는 외로운 삶을 살았던 그들은 서로를 가장 잘 알수 있었고 이해할수 있었다는 사실에서 연민과 갈등을 엿볼수 있는 두 사람의 관계는 서로가 서로에게 불가항력적인 존재로 남아 있는것 같습니다.
와일드 시드는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볼수있는 이야기로 인종문제와 노예제도가 가진 문제점에 대해 가상과 현실이 교묘하게 가미된 판타지는 도로가 살았던 시대가 상상의 세계가 아니라 실존하는 세상을 보는 것처럼 현실감이 느껴지는 흥미로운 이야기이고 가부장적인 태도의 도로와 자립심 강한 아냥우의 삶에서 도로는 아냥우의 진정한 마음을 얻기 위해 명령과 복종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를 바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