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내가 죽은 집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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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이름만으로 설명이 필요없는 작가의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은 과거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여행을 통해 자신이 무엇을 잃어버리고 있었는지를 깨달게 되고 그 과정에서 미스터리와 가족의 비극을 마주치게 되면서 과거의 일들이 어른이 되어서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 입니다. 
주인공 나는 옛 여친 사야카가 자신의 어린시절 기억을 찾는 여행에 같이 가자고 부탁하지만 유부녀인 그녀와 함께 가는 여행이 달갑지 않았습니다. 거절하고 되돌아나오던 순간 그녀가 예전에 알던 모습이 아니라는 사실에 사야카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고 유년시절의 기억의 한 장면이 되어진 숲속에 버려진 집을 찾아가면서 잃어버린 기억과 그 집이 품고 있는 진실을 기억하게 되면서 자신에게 채워지지 않았던 유년시절의 기억 이면에 숨겨진 아동학대와 그 일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사야카의 마음을 갈아먹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씁쓸하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나는 사야카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6년을 연인으로 지냈지만 어느날 그녀는 이별의 통보를 하고 떠났습니다. 결혼을 하고 딸이 있는 사야카가 나에게 특별한 부탁을 했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긴 유품에 있는 열쇠와 지도를 근거로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을수 있다고 믿는 사야카의 말에 유년시절의 기억이 왜 그렇게 중요한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초등학교 이전의 기억을 모른다는 것이 지금 이 순간에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사야카는 그 기억에 대한 절박함을 가지고 있었고 어쩔수없이 동행하게 된 나는 지도를 토대로 숲속에 있는 집을 찾을수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하얀색이었지만 지금은 회색으로 변한 집은 나무와 풀로 뒤덮인 곳에 있었는데 지하실 문을 열수 있는 열쇠를 이용해서 집으로 들어간 나와 사야카는 그 집이 이미 오래전에 비어 있었다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빈집을 둘러보면서 잃어버린 사야카의 기억을 찾던 중에 집에 있는 시계가 11시 10분에 맞추어져서 멈추었고 그 집에 있었던 사람들이 대략 23년 전에 사라졌다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별장이라고 생각한 집은 그곳에서 한 가족이 살았다는 것을 알수 있었는데 법조계에 있는 아버지 게이치로와 어머니 후지코 그리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유스케가 살았던 흔적을 발견한 나와 사야카는 유스케가 남긴 일기장을 발견하고 사라진 그들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일기장을 읽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때 일기 쓰기를 시작한 유스케의 일기는 또래 아이들의 생활과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아버지가 아들의 공부에 관심이 많았다는 것을 알수있었습니다. 일기는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과 그 이후의 일들에 대한 기록으로 이어지는데 이때 유스케에게 변화를 찾을수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뇌종양으로 돌아가시고 나서 집에는 '녀석'이 들어왔습니다. 녀석에 대해 아버지가 좋아하지 않았고 유스케에게 녀석을 닮지 말라고 말했다는 일기를 기억해 내고 녀석의 정체가 궁금해진 나와 사야카는 녀석이 유스케의 형이라고 짐작하게 되었습니다. 녀석의 등장에 유스케는 분노하고 있었고 술에 취한 녀석은 유스케를 학대하지만 어머니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말리지 않았습니다. 사야카는 일기장과 집을 둘러보면서 서서히 기억을 떠올리게 되고 자신이 이 집에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야카는 자신이 어린 딸을 학대하고 있다는 놀라운 고백을 했습니다. 자신이 찾고 싶은 유년의 기억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는 감정을 확인해서 지금 자신이 하는 행동에 대한 이유를 찾고 싶은 것이라는 사야카의 진심을 알게 된 나는 그녀가 기억을 찾을수 있도록 다시 유스케와 사라진 가족에 대해 추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야카는 자신이 유년시절에 사랑받은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딸을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고 학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유스케의 일기를 읽으면서 왜 집을 떠나면서 일기장을 가져가지 않았는지 의문이 들었는데 나와 사야카는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게이치로가 보낸 편지에서 큰아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운 마음과 그 아쉬움을 유스케에 대한 기대로 가득차 있는 아버지의 마음을 짐작할수 있는 편지글에서는 큰아들이 결혼과 직장생활에서도 실패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근엄하고 자신의 뜻대로 아들이 살아가기를 바라는 아버지와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아들의 갈등은 아버지가 죽은 후에 이 집에서 또 다른 비밀을 만들었고 그 비밀은 사야카의 기억과 함께 숨겨져 있었습니다.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순종적인 어머니 아버지가 원하는 아들이 될수 없었던 아들과의 어긋난 관계는 과거에만 머물지 않았고 결국 현재에 이르러서도 학대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아동학대의 잔인성을 엿볼수 있었습니다. 피해자에서 어른이 되었을때 자신 또한 가해자가 될수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과연 사랑받은 기억이 없다고 해서 사랑하지 못한다는 것이 정당화되고 이해받을수 있는 일인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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