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더 쉬워진 차트 분석 - 이제 감(感)이 아니라 차트를 봐야 할 시간이다
머니플로우랩 지음 / 새로운제안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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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생의 고비들을 지나 어느덧 고요한 사색과 여유를 즐기는 칠십의 문턱에 서서, 세상이 돌아가는 속도를 바라보면 새삼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젊은 날에는 손으로 장부를 적고 주식 시장의 전광판을 눈에 불을 켜고 바라보며 셈을 하던 기억이 생생한데, 이제는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온 세상을 휩쓸고 있다. 과연 이 나이에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고 자산을 지키는 일이 의미가 있을까 스스로 자문하곤 했다. 그러던 중 접하게 된 머니플로우랩의 저서, <AI로 더 쉬워진 차트 분석>은 내게 단순한 투자 지침서를 넘어 시대를 읽는 또 하나의 신선한 창이 되어 주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진솔함과 철저한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의심 많은 문과생 출신으로서, “골든크로스에 사고 RSI 30 이하면 기회다”라는 식의 무책임한 격언이나 시중의 흔한 주식 책들처럼 감에 의존하는 주장을 그대로 믿지 않는다. 대신 AI와 함께 무려 35만 번이라는 방대한 가상 매매를 거쳐 과연 그 기술적 지표들이 언제 통하고 언제 철저히 실패하는지를 차갑고 명쾌한 데이터로 증명해 낸다. 평생을 살아오며 느낀 것은, 세상일은 감정이나 요행이 아니라 철저한 검증과 사실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는 진리인데, 이 책의 접근 방식은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칠십의 눈으로 바라본 주식 시장은 여전히 두려움과 탐욕이 교차하는 거대한 생태계다. 젊은 시절에는 오직 직관과 경험, 혹은 귀동향으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하지만 이 책은 시장의 국면마다 어떤 지표가 유효한지 가려내고, 이를 조합하여 최선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체계적인 길을 보여준다. 특히 인공지능을 두려워하거나 멀리할 대상이 아니라, 내 부족한 분석력을 채워주는 가장 정직하고 똑똑한 비서로 활용하는 법을 차근차근 일러준다.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규칙대로 움직이는 자동매매 봇의 개념까지 설명하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기술이 인간의 노련한 판단력과 결합할 때 얼마나 강력한 무기가 되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물론 이 책이 제시하는 모든 코드나 시스템을 이 나이에 직접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기술적인 완벽한 실행 그 자체가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확장이다. 칠십의 나이에도 배움은 멈추지 않아야 하며, AI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자산을 지키고 삶의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해서는 유연한 태도가 필요함을 이 책은 일깨워 준다.

 

책장을 덮으며, 서재 창밖으로 불어오는 가을바람 속에서 조용히 내 자산의 흐름을 되짚어본다. 감에 의존하던 투자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AI의 손을 잡고 시장을 바라보게 해 준 이 책은, 비단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지나온 세월만큼 깊이 있는 눈으로 남은 삶의 재정을 다듬고자 하는 시니어들에게도 훌륭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늙어감은 성장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혜를 받아들이는 또 다른 시작임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깊이 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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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여행으로 투자를 배웠다 - 어드벤처 인베스터 ‘트래블제이’의 투자 견문록
트래블제이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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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이 일흔을 넘기고 돌아보니, 평생을 바쳐 일군 자산과 삶의 궤적이 정작 세상이라는 거대한 흐름 안에서 얼마나 작은 조각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은퇴 후 익숙한 일상과 과거의 성공 경험에 안주하기 쉬운 시절이다. 그러나 트래블 제이의 <나는 세계여행으로 투자를 배웠다>는 둔감해지기 쉬운 노년의 감각에 신선한 경종을 울려주었다. 책장을 넘기는 동안, 나는 그저 한 젊은이의 흥미진진한 여행기를 읽은 것이 아니라, 세계라는 거대한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생생한 경제 교육을 함께 경험했다.

 

젊은 시절 우리 세대의 투자는 주로 열심히 아끼고, 집 한 채를 마련하며, 국내의 아파트나 특정 종목에 모든 것을 거는 형태였다. 정보는 한정되어 있었고, 눈앞에 보이는 땅과 건물이 세상의 전부처럼 느껴지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작가가 세계 각국의 거리, 상점, 현지인들의 삶의 현장을 발로 누비며 발굴해낸 투자 아이디어들은 투자란 복잡한 모니터의 차트나 증권사 리포트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사람들이 무엇에 돈을 쓰는지, 어떤 브랜드에 열광하는지, 도시의 골목에서 어떤 변화의 징후가 불어오고 있는지를 직접 관찰하고 분석하는 저자의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다. 여행지에서 만난 작고 소소한 현상들을 세계적인 기업의 가치와 연결 짓는 통찰력은, 오랜 세월 세상을 살아온 내게도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다. 주식이나 투자라 하면 흔히 위험하고 복잡한 수학 방정식처럼 여기기 쉽지만, 저자는 투자가 본질적으로 ‘사람들의 삶과 욕망을 읽는 일’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70대의 시선에서 이 책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는 ‘국경을 넘어서는 자산 시야’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국내 경제의 틀 안에 스스로를 가두곤 한다. 하지만 저자가 안내하는 세계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글로벌 시장이라는 넓은 바다에서 나의 자산을 어떻게 보호하고 키워나가야 할지에 대한 혜안을 얻게 된다. 자식 세대에게 무엇을 유산으로 물려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진다. 단순히 부동산이나 현금을 넘겨주는 것보다, 세상을 넓게 바라보고 글로벌 흐름에 올라탈 수 있는 '경제적 안목'을 전해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유산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단순히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것인가'를 다루는 기술서가 아니다. 세상을 탐구하는 호기심과 그 안에서 가치를 발견해내는 통찰, 그리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주체적인 태도에 관한 이야기다. 비록 나이는 일흔을 넘어 몸은 예전처럼 자유롭게 세계를 누비지 못할지라도, 마음만큼은 저자와 함께 세계 곳곳의 시장을 누비며 새로운 눈을 뜨게 되었다.

 

은퇴 후 삶의 지평을 넓히고 싶은 동년배들은 물론, 세상을 넓게 보며 지혜롭게 자산을 키워가고자 하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이 책을 기꺼이 추천하고 싶다. 배움과 탐구에는 나이가 없음을, 그리고 세상이라는 거대한 교과서는 여전히 배울 거리로 가득 차 있음을 느끼게 해준 뜻 깊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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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꼭 읽어야 할 추천도서 100 ㅣ 메이트북스 청소년 2
김진형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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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월이 흘러 머리칼이 하얗게 세고 눈이 어두워져도, 자식과 손주가 책을 펼쳐 들고 글을 읽는 모습만큼 대견하고 아름다운 풍경은 없다. 칠십 평생을 살아오며 수많은 책을 만났다. 젊은 날 삶의 길목에서 길을 잃었을 때 나를 일으켜 세운 것도 한 줄의 문장이었고, 세상의 풍파 속에서 마음이 어지러울 때 위안을 준 것 역시 책 한 권이었다. 그렇기에 나이가 들수록 손주들에게 어떤 글을 읽혀야 할지, 세상이라는 넓은 바다로 나아가는 아이들에게 어떤 지혜를 쥐여주어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지곤 한다. 김진형의 <중학생이 꼭 읽어야 할 추천도서 100>은 바로 그러한 노년의 고뇌와 조부모의 마음에 따뜻하고 명확한 이정표를 제시해 주는 책이다.

 

이 책은 단순히 시험에 잘 나오는 교양서적이나 고전 목록을 기계적으로 나열해 놓은 단순한 목록집이 아니다. 청소년기의 길목에 선 아이들이 삶의 가치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정성스럽게 안내하는 친절한 길잡이다. 문학, 역사, 철학, 과학, 사회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100권의 책들이 알기 쉬우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필치로 정리되어 있다. 저자는 책의 핵심 내용을 요약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책이 오늘의 우리에게, 특히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중학생들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 정확히 짚어낸다.

 

칠십 년을 살아오며 느낀 인생의 진리 중 하나는, 사람이 젊은 시절에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품었는가가 그 사람의 평생을 결정짓는다는 점이다. 중학교 시절은 아이가 부모의 품을 벗어나 자아를 형성하고 세상의 온갖 가치와 충돌하기 시작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에 제대로 된 고전과 명저를 만나는 것은 인생의 튼튼한 뿌리를 내리는 일과 같다. 이 책에 담긴 100권의 도서 목록을 둘러보니, 내가 젊은 날 눈물 흘리며 읽었던 문학 작품부터 삶의 방향을 잡아주었던 철학서, 그리고 세상을 다각도로 이해하게 해 준 역사서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어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요즘 세상은 온통 짧고 자극적인 영상과 순간적인 정보로 가득 차 있다. 손주 녀석들이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고 화면만 멍하니 바라보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 한구석이 답답해지곤 했다. 긴 글을 읽고 깊이 생각하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아이들이 과연 앞으로 펼쳐질 복잡하고 가혹한 세상을 제대로 헤쳐 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다년간의 경험으로 간파하고, 아이들이 책 읽기의 재미와 깊이를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책의 문을 다정하게 열어준다.

 

노년의 시선에서 바라볼 때,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미덕은 세대와 세대를 연결해 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할아버지가 젊은 시절 읽었던 책과 오늘날 내 손주가 읽어야 할 책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확인할 때 느끼는 유대감은 참으로 깊다. 명작이 지닌 힘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인간의 본성과 가치를 일깨워 준다는 데 있다. 이 책에 언급된 100권의 책을 매개로 손주와 할아버지가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나눈다면, 그것이야말로 그 어떤 유산보다 값진 정신적 계승이 되지 않겠는가.

 

물론 100권이라는 숫자가 아이들에게 또 하나의 숙제나 부담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책 읽기는 어디까지나 즐거운 탐험이어야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실적이나 번잡한 과제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나 조부모는 이 책을 아이에게 건네며 “이 100권을 다 읽으라”고 강요하기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흥미를 느끼는 분야의 책을 하나씩 골라 깊게 빠져들 수 있도록 자애롭게 기다려 주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중학생이 꼭 읽어야 할 추천도서 100은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자녀와 손주를 바르게 키우고자 하는 이 땅의 모든 부모와 조부모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싶은 지침서다. 나 역시 다가오는 주말에는 이 책을 곁에 두고 손주 녀석과 함께 서점에 들러볼 생각이다. 아이의 손을 잡고 서가 사이를 거닐며 인생의 소중한 보물들을 하나씩 추천해 주는 즐거움, 그것이야말로 늙어가는 삶이 누릴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기쁜 특권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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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세상에 소풍 온 심리학자입니다 - 인생의 길목에서 펼쳐보는 43가지 마음 사전
장성숙 지음 / 스틸당(STEALDANG)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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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삶의 후반부에 들어서서 지나온 날들을 돌아볼 때, 가슴 한구석을 채우는 것은 화려한 성공의 기억보다는 '잘 살아왔는가'에 대한 깊은 물음이다. 일흔의 고개를 넘어서며 수많은 인연과 이별, 그리고 삶의 굴곡을 지나온 내게 장성숙 교수의 <나는 이 세상에 소풍 온 심리학자입니다>는 조용히 곁에 다가와 손을 잡고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진솔한 고백록이었다.

 

수십 년간 상담 현장에서 타인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주던 임상심리학자가 자신의 삶을 고스란히 반추하며 써 내려간 이 책은, 벼려진 학문적 이론을 넘어선 인생의 깊은 지혜를 담고 있다. 젊은 시절의 열정과 치기, 그리고 성취를 향한 질주는 지나가고 이제는 비워내고 정리해야 하는 나이가 된 늙은 독자에게 저자의 한마디 한마디는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저자는 삶을 거창한 투쟁이나 목적을 완수해야 하는 고단한 과업으로 보지 않는다. 천상병 시인의 시구처럼, 이 세상을 한 판의 '소풍'으로 바라본다. 소풍에는 거창한 목적이 없다.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둘러보고, 만나고, 느끼고, 마침내 때가 되면 미련 없이 짐을 싸서 돌아가는 것이다. 평생을 나 자신과 가족, 그리고 사회적 책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온 70대의 입장에서 이 '소풍'이라는 단어는 참으로 마음을 가볍게 해주었다. 왜 그리 매사에 연연하고, 지나간 일에 후회하며,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며 스스로를 볶아쳤는지 지나온 날들이 허허롭게 스쳐 지나갔다.

 

특히 저자가 상담가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느끼고 경험했던 자신의 한계와 아픔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대목에서 깊은 공감을 느꼈다. 완벽한 인간도, 완벽한 삶도 없다. 세상을 살다 보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태반이고, 가까운 이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하는 것이 인생이다. 저자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타인의 어둠마저 품어 안는 따뜻한 시선을 보여준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자칫 고집스러워지거나 내 방식만을 고집하기 쉬운 우리 노년층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귀한 경종이 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신체적 노화나 사회적 역할의 퇴장을 의미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참된 노년의 삶이란, 집착과 탐욕을 내려놓고 자신과 타인을 너그럽게 용서하며 살아온 날들을 긍정하는 과정이다. 저자가 건네는 이야기는 결국 ‘나 자신과의 화해’, 그리고 ‘타인과의 온화한 관계 형성’으로 귀결된다. 자식 세대와의 갈등이나 외로움, 쇠약해지는 몸으로 인해 서글퍼지기 쉬운 노년의 일상에서, 어떻게 하면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혜가 책 속 곳곳에 스며 있다.

 

인생이라는 소풍이 끝나갈 때, 우리는 무엇을 남기고 떠날 것인가. 그것은 거대한 재산이나 명예가 아니라, 얼마나 따뜻하게 사랑하고 솔직하게 살아왔는가 하는 기억일 것이다. 저자는 지나온 모든 날들이, 심지어 고통스럽고 억울했던 시간마저도 소풍길에 만난 풍경의 일부였음을 나지막이 일러준다. 책장을 덮으며 나 역시 내 삶이라는 소풍길을 찬찬히 둘러보게 되었다. 굴곡진 세월이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걸어온 스스로의 발자취를 다독여줄 용기가 생겼다.

이 책은 단순히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심리학 서적에 머물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고, 경건하면서도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인생의 지도와 같다. 삶의 무게에 지쳐 마음에 그늘이 진 젊은이들은 물론, 지나온 길을 정돈하고 남은 계절을 유유자적하게 거닐고자 하는 동년배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이 세상으로의 소풍이 얼마 남지 않은 우리 모두에게, 따뜻한 볕 한 조각 같은 위안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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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엠 바운즈의 기도 - 응답을 넘어 은혜와 기쁨에 이르는 기도, 개정판
E. M. 바운즈 지음, 임종원 옮김 / 브니엘출판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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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 M. 바운즈의 <기도>는 평생을 기도에 매진하며 신앙의 본질을 파헤친 한 사상가의 치열한 기록이다. 수많은 신학 서적이 논리와 학식으로 신을 설명하려 애쓸 때, 바운즈는 오직 무릎을 꿇는 행위만이 신과 인간이 만나는 유일한 통로임을 단호하게 강조한다. 기도는 단순한 요청의 목록이 아니라 영혼의 호흡이자 삶의 방식이라는 그의 통찰은 시대를 넘어 수많은 이들의 영성을 깨워왔다.

 

인생의 고갯길을 지나 70대의 자리에 서서 이 책을 펼치니, 청년 시절이나 한창 바쁘게 살아가던 때와는 전혀 다른 울림으로 다가온다. 세월이 흘러 육신의 힘이 빠지고 세상의 분주함에서 한 걸음 물러서게 되었을 때, 비로소 바운즈가 말한 기도의 진짜 무게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젊은 날의 기도가 주로 무언가를 달라는 요구였거나 성취를 위한 수단이었다면, 삶의 황혼에서 만나는 기도는 온전히 내 내려놓음과 비움의 과정이어야 함을 깨닫는다.

 

바운즈는 책 전체를 관통하며 기도의 능력과 필요성을 일깨운다. 그는 “기도하지 않는 사람은 신의 능력을 제한하는 사람”이라며, 지식이나 열정보다 우선하는 것이 오직 기도라고 단언한다. 한때는 이러한 주장이 지나치게 금욕적이거나 원론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산전수전을 겪으며 인생의 수많은 한계를 경험하고 나면, 인간의 기교나 지혜가 얼마나 무력한지 절감하게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고 내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겸허히 인정할 때, 비로소 기도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조건이 된다.

 

이 책이 던지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 중 하나는 ‘기도하는 사람의 인격’이다. 바운즈는 기도하는 내용보다 기도하는 사람 그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신은 사람의 입술에서 나오는 미사여구가 아니라, 무릎 꿇은 사람의 삶과 중심을 보신다는 뜻이다. 70년 가까운 세월을 살아오며 수많은 말과 약속, 그리고 명분들이 허망하게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말로 지은 집은 바람 한 번에 무너지지만, 삶으로 밀어 올린 진실함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바운즈의 지적처럼 기도는 결국 나를 거룩하게 다듬어 가는 거울이며, 내 오만과 욕망을 깎아내는 맷돌과 같다.

 

또한 저자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새벽과 골방을 지켰던 수많은 성자들의 삶을 조명한다. 세월이 흘러 시간의 여유가 생겼음에도 정작 마음의 골방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현대인들에게 이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세상의 소음에서 멀어질 수 있는 은혜의 시간이다. 바운즈의 글을 읽다 보면, 여생의 남은 시간이야말로 진정으로 깊은 기도에 몰입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기회임을 알게 된다. 화려한 활동이나 사회적 역할은 줄어들었을지 몰라도, 세상을 향해 조용히 손을 모으는 기도의 자리는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넓어지고 깊어질 수 있다.

 

결국 『이 엠 바운즈의 기도』는 기술적인 기도 방법론을 가르쳐주는 책이 아니다. 영혼의 야성을 깨우고, 무릎으로 살아가는 삶의 숭고함을 일깨우는 고백서다. 성취와 성공을 향해 달려가던 길을 멈추고, 내면의 깊은 울림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삶의 기로에서 이 책은 경종을 울린다. 진정한 힘은 외적인 세력이나 화려한 언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신 앞에 엎드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겸손함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말이다.

 

삶의 황혼녘에서 바운즈의 문장들을 씹어 삼키며, 남은 생의 이정표를 다시금 정립해 본다. 요란한 말이나 거창한 업적 대신, 조용히 골방을 지키며 세상과 타인을 위해 마음을 모으는 삶. 그것이야말로 이 책이 나에게 건네는 가장 깊은 지혜이자, 세월이 준 마지막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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