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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사기 - 우석훈의 국가발 사기 감시 프로젝트
우석훈 지음 / 김영사 / 2018년 2월
평점 :
현재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달러를 넘어 3만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민소득이 늘어난 만큼 개인의 행복은 늘어났는가. 최근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와 사회를 향해 묻는다. “국가의 역할은 무엇이고, 국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선진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화두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고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권이 들어섰으나 잘 사는 나라가 되기는커녕 분노사회가 되고 말았다. 국가의 조직적인 사기와 결합된 병폐가 관행과 제도로 깊이 뿌리내렸고, 여전히 이상한 것과 황당한 것, 비상식적인 것이 국가 안에서 버젓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10년 전 ‘88만원 세대’라는 책으로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줬던 우석훈 박사가 국가가 우리에게 어떤 ‘사기’를 치는지, 국가라는 이름에 가려진 진실은 무엇인지, 이런 시대에 우리가 진정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점검해야할 것은 무언인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이 문제인 서민들에게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최저임금’이다. 정부는 사상 최대 인상폭으로 최저임금을 높였다. 그런데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울상이다. 일본, 미국, 독일도 최저임금을 많이 올리는 추세다. 특히 최저임금제가 없던 독일이 이를 전격 도입한 건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저자는 독일이 살기 좋아져서가 아니라 최저 임금을 법으로 정해놓아야 할 정도로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선망하는 스웨덴, 노르웨이, 스위스 같은 나라는 최저임금제 ‘따위’ 없다. 굳이 법으로 강제하지 않아도 타당한 수준의 월급을 주는, 진짜 잘 사는 나라들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도 최저임금을 억누르면서 버티던 단계가 끝나면 최저임금제가 필요 없거나 있어도 유명무실한 단계가 온다. 우린 그 중간 단계에 있다. 더 높은 곳으로 갈 수도 있고, 더 열악한 상황으로 갈 수도 있는 분기점에 있다. 오랫동안 침묵해온 시민들이 촛불혁명 이후 바뀌고 있다. 지금이 뭔가 바꿀 수 있는 좋은 시기다. 하지만 여전히 구조적으로 이상한 것, 조직적으로 황당한 것, 상식적으로 생겨서는 안 되는 일들이 국가 안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저자는 우리나라가 더 높은 곳으로 갈 수도 있고, 더 열악해질 수도 있는 분기점에 있다고 진단한다. 오래 침묵했던 시민도 바뀌고 있다. 저자는 국가의 역할은 무엇이고, 국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물으며 ‘국가의 사기’ 시대를 해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점검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 시점은 바로 지금”이라고 말한다.
특히 정부 예산 ‘빼먹기’ 전쟁터가 된 연구개발(R&D) 관련 정책과 원주민을 내쫓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일으킨 도시재생 정책 등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싸하지만 내실은 엉망이었던 정책은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 똑똑한 시민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