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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구경 - 독서, 어떻게 읽을 것인가?
유진 지음 / 포럼 / 2017년 10월
평점 :
나는 서점에서 책을 구입해서 읽는 것을 좋아한다. 어떻게 보면 한 번보고 책꽂이에 꽂아 놓을 것을 왜 돈을 주고 사서 보는지, 도서관에서 얼마든지 빌려서 볼 수도 있는데 말이다. 하지만 서점에 가서 책을 구경하는 것도 좋고, 책꽂이에 한권 한 권 쌓여가는 것이 보기에 좋다.
이 책은 19살의 유진이가 지난 1년간의 독서록으로 책을 통해 세상을 읽어 내는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책을 구경하는 것, 책을 고르는 것, 책을 사는 것, 책을 빌리는 것, 책을 읽는 것, 책을 읊는 것, 책을 말하는 것, 책을 모으는 것, 책을 버리는 것, 책을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 책이 있는 곳이라면 온종일 혼자서 신나게 놀 수 있고, 세 살부터 보던 그림책을 아직까지도 열독하고 있는 좀 특이한 사람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독서란 책으로 세상을 읽는 일”이라고 하면서 “나에게 독서란 내가 목격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다. 대단한 깨달음을 얻지 못해도 괜찮다. 다만 끊임없이 질문하고 생각해야 한다.”(p.16) 고 말했다.
요즘 여러 가지 일로 혼란스러운 생각들을 책 읽기를 통하여 길을 찾고자 며칠을 책 읽기로 보냈다. 독서를 통하여 편견과 좁은 안목으로 타인의 행동을 섣부르게 판단하고 분석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나 자신을 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집 안에 있는 물건을 줄일 뿐만 아니라, 아예 집의 크기를 줄임으로써 미니멀리즘을 실천하자고 제안한다. 책구경은 장서를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도서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를 제안한다. 책구경은 나의 거대한 서재를 관리하는 일이다. 어떤 책들이 새로 들어왔는지 구경하고, 빌려 오고, 돌려주길 반복한다.
책구경을 하다 보면 읽고 싶은 책이 많아진다. 그리고 많은 책을 읽다 보면 어떤 책을 남겨야 할지, 어떤 책을 버려야 할지 고민하는 일은 괴롭지만 그 고통이 오히려 묘미다.
이 책에서는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해 답을 해 준다. 저자는 책을 구경하는 행위를 ‘책구경’이라고 이름 붙였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 모두가 서점에 가서 책을 구경하다가 독서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책을 구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책구경은 한 걸음 떨어져서 서가 한 면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일이다. 책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능하지만, 시작은 규모가 큰 오프라인 서점에서 하는 것이 좋다. 책으로 둘러싸인 공간을 오감으로 즐겨야 한다. 책을 직접 눈으로 보고, 사람들이 응성대는 소리를 듣고, 새 책이 풍기는 냄새를 맡고, 손으로 종이의 질감을 느껴야 한다.
요즘 학생들은 공부하며 학원 다니느라 공부할 시간이 없으며, 어른들은 일하느라 책 읽을 시간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독서를 자신의 취미라고 말하지만, 사실 아무도 책을 읽지 않는다. 이 책을 통해서 책에 대한 책을 읽는 독특한 재미를 느꼈다. 책에 등장하는 책은 항상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 산의 단풍 구경, 바다 구경보다도 책구경이 최고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