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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 보인다 - 다큐 3일이 발견한 100곳의 인생 여행
KBS 다큐멘터리 3일 제작팀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쏟아지는 햇살, 살랑이는 바람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는 5월이다. 친구와 함께여도 좋고 혼자 길을 나서도 좋다. 나는 아내와 세종시에 있는 ‘베어트리파크’에 다녀왔다. 베어트리파크는 각종 나무와 귀여운 곰, 다양한 새 등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비단잉어가 있는 연못이 여행자를 반기고, 향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선 길은 이국적이다. 돌이 된 나무 규화석은 언제 봐도 신비스럽다. 아내와 함께 반달곰 동상과 같은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행복한 시단을 보냈다.
이 책은 KBS<다큐멘트리 3일>제작팀이 10년이라는 세월동안 대한민국을 샅샅이 훑으면서 찾아낸 곳들, 서울 노량진 고시촌부터 국토 최남단 마라도까지, 유행의 최전선 강남부터 천년의 도시 경주 괘릉마을까지 마음에 오래 남는 100곳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이 책은 10가지 주제별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1장 ‘다시 도전할 열정을 불어넣는 곳’, 2장 ‘언제나 가슴이 설레는 곳’, 3장 ‘몰입의 즐거움을 주는 곳’, 4장 ‘먹고 싶고 맛보고 싶은 곳’, 5장 ‘다른 인생에서 지혜를 배우는 곳’, 6장 ‘엄마의 품속 같은 곳’, 7장 ‘땀 흘릴 용기를 주는 곳’, 8장 ‘옛 시간을 느낄 수 있는 곳’, 9장 ‘말없이 위로해주는 곳’, 10장 ‘자존감을 되찾아주는 곳’등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의 익숙하지만 낯선 일상, 무심히 지나쳐 왔던 곳들, 관심을 갖지 않았던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일상의 추억, 치열했던 삶의 현장, 이웃들의 생생한 모습들을 전달하며 우리에게 새로운 시선을 던져준다.
이 책은 다른 여행서적과는 달리 특별하지 않은 장소에서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기에 충분히 들여다봐야 알 수 있는 속 깊은 이야기와 충실한 정보를 담았다. 무심코 지나쳤지만 사랑하면 보이는 장소, 그곳을 지키는 사람들이 품은 100가지 이야기는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오래된 것이 아름답고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더 아름답다. 화려하게 꾸미지 않아도 빨리 가지 않아서 더 좋다. 비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멈춘 듯 한 시간과 풍경들은 어쩌면 현재의 나와 많이도 닮아 있다.
오래전에 방문했던 고흥반도 끝자락에 있는 소록도에 대한 기사는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1916년 일제가 100여 명의 한센인들을 소록도로 강제이주시키고 감금과 강제노역, 강제 불임수술 등 인권유린을 자행한 곳이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나아졌지만,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옛 환자들은 사람들의 편견 탓에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언제 치유가 될는지...?
‘사랑하면 보인다’는 책의 제목이 “그 곳에 가면 가슴이 설레고, 위로를 받고 다시 인생을 사랑하게 된다!” 그래서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기게 해주고, 우리의 마음속에 쌓여있는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잠시 눈을 돌려 더 크게 보고 넓게 바라보라고 속삭이는 것 같다. 무심코 지나쳤지만 사랑하면 보이는 장소, 그곳을 지키는 사람들이 품은 100가지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여서 이 책을 읽고 손이 닿는 곳에 두고 자주 펼쳐보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