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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코리아 - 청년백수, 비혼, 출산거부 등 어둠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 보고서
권기둥 지음 / 길벗 / 2017년 4월
평점 :
몇 년 전부터 대한민국이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청춘이 아프다’는 책이 나오면서 청년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예전에는 취업을 해서 돈을 모으고, 집을 사고, 아이를 낳으며 살았는데, 이제는 학자금 대출부터 전세자금까지 빚으로 인생을 시작하는 동시에 경제적 정년을 맞이한다.
이 책은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연구원, 삼성증권 퀸트(금융 시장 분석가)로 일하면서 대한민국을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보다 객관적으로 해석해온 저자 권기둥씨가 세계의 정치경제에 얽매인 대한민국의 속사정, 그리고 국내의 사회경제적 이슈들까지 자세하게 분석하여 암울하지만 꼭 알아야 할 지금의 대한민국을 진단한다.
지금의 5060세대에게 공부는 삶을 역전할 수 있는 발판이었다. 하지만 요즘 2535 세대는 12년을 공부해서 대학을 갔지만,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공부를 쉬고 하루 종일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현실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스펙을 가졌지만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갖지 못하고, 출산은커녕 결혼조차 포기하는 시대다. 요즘 젊은이들이 나약해서 그럴까? 대학의 왜곡된 재정정책과 정부의 방관, 기업의 이기심, 정부의 근시안적 정책 등 개인의 노력 부족이라고 하기에는 극복할 수 없는 거시적인 문제들이 숨겨져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 젊은 세대의 비극의 원인을 거시적인 사회 시스템 분석으로 찾아내고 이젠 아파야만 청춘으로 인정받는 프레임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현실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대학 등록금, 일자리 창출, 주거비용, 출산정책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치에 참여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선진국의 우수 사례 등을 소개하며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그리고 대한민국에 무엇을 요구해야 할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의 조금 먼 미래, 이후의 세대까지 좀 더 걱정해준다면 무엇을 해야할지를 질문한다.
지금 한국의 현실을 보면 정치는 블랙홀에 빠져 있고 경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젊은이들은 취업 절벽에 부딪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은 사회이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민낯이라고 말한다면 너무 비관적인 것일까.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됐나 하는 원인 분석은 이미 많이 나와 있다.
문제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과거에도 여러 위기가 있었지만, 이를 잘 극복한 경험이 있다. 두 차례의 석유파동, 외환위기, 그리고 최근의 세계적 금융위기 등을 잘 헤쳐 나왔고, 그때마다 나름대로 사회가 성숙해졌던 것이다. 어차피 지속될 아픔이라면 정면으로 마주하고 이겨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앞으로 얼마나 더 힘들어질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앞을 바라볼 시기다.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고는 상처를 치료할 수도 없고 더 나아갈 수도 없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말처럼, 많은 사람들이 지혜를 모아 더 나은 사회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고, 우리도 시스템의 긍정적 개선을 만들어나갈 주인공들이다. 이 책이 미래를 위해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