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누가 내 강대상을 옮겼나 - 목회답답증에 걸린 이들을 위한 진단과 처방
톰 레이너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한국교회가 세속화되고 쇠퇴되어 가는 중에 있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교회들이 대형화되고, 담임목사직을 세습하고, 가장 신성해야 할 교회가 성범죄, 횡령, 사기, 권모술수 등의 온상처럼 되고 있다.
반면에 작은 교회들은 교인수의 감소로 월세를 못 내어 힘든 가운데 전국적으로 일 년에 작게는 1500여개에서 많게는 3000여개 교회가 문을 닫고 있는 것이 한국교회의 뼈아픈 현실이다. 작은 교회의 교인들이 대형교회로 발걸음을 옮기고, 대형교회가 인기 있는 것은 부담 없이 신앙생활을 하고 싶어 하는 현대인의 욕구에 걸맞게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있다는 원리 때문도 있다고 보아진다.
올바른 정신으로 신앙생활하려는 사람들보다는 좀 더 편하게 부담 없이 교회를 다니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좀 더 좋은 시설의 웅장한 큰 교회로 몰려들고 수평 이동하는 것이 한국교회의 현실인 것이다.
이 책은 세계 최대 기독교 자료 공급사 중 한 곳인 ‘라이프웨이 크리스천 리서치’의 총재이자 교회연구가인 톰 레이너가 목회를 포기하기 직전인 어느 목사의 이메일을 받고 교회의 변화를 간절히 원하는 모든 목회자를 위해 쓴 책이다. 강대상 하나조차, 드럼 하나조차, 성가대 가운 하나조차 바꾸기를 거부하는 이들에게 어떤 대가가 따르더라도 기어코 어떻게 교회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데릭은 미국 중서부에서 250여명이 다니는 리디머교회에서 23년간 목회한 훌륭한 목사로서 교인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던 중 8년 동안 사용하던 강대상이 거북해지기 시작했다. 성도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데 낡은 강대상이 장애물처럼 느껴졌다. 곧바로 낡은 강대상을 치우고 새로운 스타일의 강대상으로 바꿨다. 그러자 주일 오후에 교인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한 70대 성도는 “이단적인 일을 벌이신 겁니다. 창피하지도 않으세요? 재신임 투표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쏘아붙이기까지 했다. 데릭은 고민 끝에 교인 앞에서 사과를 하기로 결심했다. 다음 주일 예배당에 들어간 데릭은 교인들이 수군거리는 진짜 이유를 알게 되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 낡은 강대상을 원래 자리로 옮겨 놓은 것이다. 데릭은 울부짖었다. “누가 내 강대상을 옮겼나?”
이 책에서 저자는 요지부동의 사람들은 다섯 가지 범주 안에 들어간다고 말한다. 현실을 부인하는 교인들, 권리 의식에 빠진 교인들, ‘탓’하기 바쁜 교인들, 비판하기 바쁜 교인들, 전통이 주는 안정감으로 인해 전통을 고집하는 교인들이다.
또한 저자는 교회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멈춰서 기도하고, 현실의 절박성을 직시하고 성도들에게 알리고, 열정적인 동역자를 구하고, 성도들의 소망과 비전이 되고, 사람들을 다룰 용기를 가지고, 내부에서 외부로 초점을 이동하고, 작은 열매를 감사함으로 취하고, 변화를 실행하고 안주하지 마라는 여덟 단계를 제시한다.
지금 이대로 가다간 멀지 않아 교회가 문을 닫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앞선다. 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이 책이 변화를 바라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 많은 도전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