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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라 내 땅
이기순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17년 3월
평점 :
여행은 일상의 힐링 포인트이자 활력소다. 그래서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그동안 미국, 캐나다, 남아프리카, 중동지역, 동남아 등 많은 나라를 여행했다. 하지만 내 나라 이스라엘누구나 내 땅은 많이 다녀보지 못했다.
누구나 여행을 꿈꾸며 가까운 거리의 장소라면 마음만 먹으면 다녀올 수도 있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이젠 내 나라 내 땅을 두루 다녀보고 싶다.
이 책은 서울 오산고에서 35년 간 근무한 여행작가 이기순 씨가 국토기행과 주인의식이라는 산맥 아래, 아름다운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직접 돌아다니며 때마다 소회를 적은 국토기행 에세이다.
저자는 유구한 역사의 숨결이 살아있는 유적지를 찾아 고인과의 대화를 한다. 풍우에 씻긴 비석을 쓰다듬으면서 회고의 정에 젖기도 하고, 솔숲에 묻힌 누각에 올라 잊힌 시편들을 읊조리기도 한다. 또한 갈대가 우거진 성터에 올라가서 내 땅을 지키기 위해 분전했던 군사들의 함성을 듣기도 하고, 권세를 한 손에 쥐고 천하를 흔들어대던 영웅들의 묘 앞에서 세월의 무상함을 탄식하기도 하고, 때로는 산새 소리만이 죄죄한 옛길을 거닐면서 나그네의 시름에 젖기도 했다.
내가 혼자 여행을 하는 이유는 다른 많은 여행자들과 마찬가지로, 홀로 여행을 할 때마다 스스로에 대해 조금 더 많은 것을 알아갔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과정이 항상 유쾌하지는 않다. 때로는 오랫동안 회피해 왔던 문제와 직면하고 해결책을 찾느라 힘겨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혼자 여행하는 시간이 쌓여 갈수록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내 삶에 두려움 대신 무엇을 채워 넣어야 하는지를 조금씩 알게 되었다. 여행을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자기 발전이며,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는 문화 창달에 이바지하는 일이다.
이 책은 4장으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신남마을의 해신당과 남근신앙, 아라리의 향수 정선 아우라지, 전통 다도(茶道)의 본향 화개, 만남과 이별의 장 화개장터, 아기 사슴의 눈물 소록도, 어머니의 노래 칠갑산, 태백산과 단군신화, 민족의 성산(聖山) 마리산,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 원시 생태계의 보고(寶庫) 우포늪에 대해 자세하게 알려준다.
2장에서는 산골마을 백전리 물레방아, 안성 남사당 꼭두쇠 바우덕이, 수도승의 선원 희양산 봉암사, 서해의 끝섬 백령도, 울고 넘는 박달재, 대관령 역마(驛馬)가 되어, 새재 옛길을 따라, 죽령(竹嶺) 가는 길, 안면도의 끝자락 영목항, 야생화의 하늘꽃밭 곰배령에 대해 알려준다.
3장에서는 산간오지의 대명사 진동계곡, 금강송 수난의 현장 고선계곡, 동화마을로 부활한 모운동, 역사의 뒤안길 우이령, 숨어서 피는 미천골의 단풍, 하늘이 숨겨둔 비경 덕풍계곡, 황홀경의 신비 고씨동굴, 연산군과 광해군의 묘, 조선 왕조의 뿌리 준경묘(濬慶墓), 사대부의 숨결 깃든 닭실마을에 대해서 알려준다.
4장에서는 송시열의 은거지 화양구곡, 월악산과 마의태자, 국치의 현장 남한산성, 단종의 유배지 영월, 두륜산과 서산대사, 독립기념관, 「토지」의 무대 평사리, 묏버들의 여심 홍랑, 지리산 변강쇠공원, 흥부마을에 대해서 알려 준다.
이 책을 통해서 내 나라 내 땅임에도 불구하고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지역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시간이 되는 대로 고향과 조국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여행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