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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한국인 - 대한민국 사춘기 심리학
허태균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한 때 ‘한강의 기적’을 자랑하던 한국 사회가 요즘은 건국 이래 최악의 상태라는 말을 많이 하고 있다. 심지어 ‘헬조선’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사건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대통령을 탄핵하는 나라가 되었다. 한국인으로 산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은 현재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허태균 교수가 한국인 모두에게 우리의 민낯을 숨김없이 보여준다. 불행한 사회를 만드는 데 우리들이 어떤 역할을 해봤는지 제대로 알아야 작금의 사태에 대한 정확한 해결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의식 특성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를 해석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요즘 한국인의 심리적 특성을 여섯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윗사람의 판단을 따르기보다 내 의지와 능력으로 무엇인가를 이루려는 ‘주체성’, 공적인 역할보다 사적인 관계가 우선하는 ‘관계주의’, 행동보다 마음을 읽으려는 ‘심정 중심주의’, 선택으로 인한 포기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복합유연성’ 등이다. 각 항목에 현재 우리 사회의 풍경이 절묘하게 끼어든다. 세월호 사건 때 대통령의 사과에 쏟아진 비난에선 사회적 관계를 가족화하는 ‘가족확장성’을, 인문학을 경시하는 풍조에서는 눈으로 보이는 것만을 신봉하는 ‘불확실성의 회피’ 성향을 읽어낸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를 살펴보면 “내가 한 턱 쏜다”, “갑질 논란”, “세월호 사건”, “군대문제”, “일본과의 관계”, “한국의 교육문제”, “정치판”등이다. 이런 주제들은 우리가 평소에 많이 접하는 주제들인데 이 책에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한국에서 사회생활이 힘든 이유에 대해 “한국인에게는 조직과 회사 같은 거대 시스템보다 바로 내 앞과 옆에 앉아있는 동료와 상사, 부하직원과의 일대일 관계가 훨씬 더 중요하다. 공적인 관계와 역할보다 사적관계가 우선하기 때문에 사회생활이 더 복잡하고 어렵다. 후배가 검찰총장이나 장관이 되면 그 선배들은 알아서 사표를 쓰는 것만 봐도 그렇다. 검찰총장에게 인사한다기보다 후배에게 인사를 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자신의 개인적 체면이 손상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pp.158~159)고 말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보면 ‘인문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인문학은 그 정체성이 잘못됐다. 즉 인문학을 보는 한국인의 인식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인문학이 인기를 끄는 두 가지 인식이 있다. 하나는 철학, 역사, 문학, 심리학, 등의 지식들을 익혀서 자신을 교양 있는 인간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인문학을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인식이다.
나는 한국인이면서도 사실 ‘한국인’에 대해 잘 몰랐다. 이 책을 읽고 한국인의 특징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한번은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