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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루터의 기도 - 종교개혁자 루터의 불꽃같은 기도의 영성, 개정증보
마틴 루터 지음, 유재덕 옮김 / 브니엘출판사 / 201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2017년은 종교개혁이 일어난지 500주년을 맞는 해이다. 중세에 들어와서 서구의 교회는 부패와 타락의 깊은 수렁에 빠져 있었다. 수도원들의 활기와 생명력은 사라져가고, 교회들은 대형 성전 건축에 열을 올리고 있었으며, 면죄부 판매와 성직매매가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당시 교황 레오 10세는 베드로 성당을 건축하기 위해 면죄부를 판매했고, 젊은 신부 루터는 비텐베르크 캐슬교회의 문에 95개 항목의 반박문을 내걸고 정면으로 맞섰다.
우리 시대 한국교회가 개혁되어야 한다는 말들이 설득력 있게 들려온다. 교회를 향한 세상의 상식과 최소한의 기대가 충족되지 못한 채 교회는 자기 배를 채우는 데만 급급해 있다. 혹자는 한국교회를 역사상 가장 부패한 교회로 정의하고, 또 어떤 사람은 한국기독교는 저격당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한다. 저급한 은혜를 파는 기독교로 인해 참으로 교회 다닌다고 말하기 부끄러운 세상이다. 하지만 어둠이 깊을수록 별은 더 빛나는 법, 여기 개혁을 부르짖는 목소리가 있다.
이 책은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가 그의 친구 페터 베스켄도르프의 요청으로 어떻게 하면 제대로 기도할 수 있는지 기도의 방법을 알려주는 것으로 장황한 기도의 설명보다는 자신이 직접 삶속에서 경험한 기도의 삶을 보여준다. 기도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이 반드시 알아야 할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주기도문과 사도신경, 그리고 십계명을 통해서 우리가 어떻게 신앙을 고백하고 하나님께 기도를 드려야 하는지, 그리스도인의 삶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등을 자신의 경험을 비추어 설명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얼마나 형식적이고 눈에 보이는 기도를 해왔는지, 그 옛날 유대인을 꾸짖으신 예수님의 말씀이 귓가에 들려오는 것처럼 마틴 루터의 살아있는 조언들이 생생하게 들려온다.
지금 광화문에는 대통령 탄핵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사람들은 목회자는 정치에 관심을 끊고, 촛불집회에 나가지 말고 그 시간에 골방에 들어가 기도만 해야 할까? 목사는 기도와 하나님의 말씀에 집중하는 것은 옳다. 그러나 불의한 시대에 저항하고 함께 소리를 높이는 것도 역시 분명히 옳은 일이다.
루터는 “기도와 묵상과 고난이 우리 모두를 그리스도의 좋은 일꾼으로 만든다”고 했으며, “삶속에서 하나님의 실체를 연상시키는 것들 가운데 기도보다 뛰어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기도는 하나님의 임재 안에 거하면서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그 분에 대한 부단한 필요를 새롭게 흡수하는 것임으로 우리가 기도할 때는 성경을 앞에 펼쳐놓고 기도할 때 가장 잘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루터는 기도의 사람이었다. 그는 시간을 내기가 어려울 정도로 분주했지만 바쁘기 때문에 더욱 기도한다고 즐겨 말했다. 기록에 따르면 루터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네 시간씩 기도했다. 기도하지 않고서는 종교개혁이라는 엄청난 일을 감당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기도해야 할 일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기도생활을 잘 하지 못한 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었으며, 더욱 기도하는데 힘써야 하겠다고 결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