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백록 - 라틴어 원전 완역판 ㅣ 세계기독교고전 8
성 아우구스티누스 지음, 박문재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6년 9월
평점 :
<고백록>은 <그리스도를 본받아>와 <천로역정>과 함께 기독교 고전으로 꼽힌다. <고백록>은 워낙 유명한 책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그 제목 정도는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 책을 읽어본 분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제목만 보고 단순한 참회의 기록으로 오해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
<고백록>은 기독교 신학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40대 시절이던 397년 쓰기 시작하여 401년에 완성한 책으로서 어린 시절부터 마니교에 빠져 허우적대다 하나님을 만나고 그 믿음에 대해 고백하는 ‘영혼의 자서전’이다.
<고백록>은 하나님의 은혜와 선하심에 대한 웅장한 찬양 송이다. 아우구스티누스가 고백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그의 죄악뿐만은 아니며 위대하신 하나님의 섭리와 은총에 대한 찬양인 것이다. 그는 자기의 일생을 간섭하신 하나님의 섭리의 손길을 가까이 느끼며 하나님께 감사하며 하나님께로 더욱 가까이 달려갔다.
이 책은 모두 1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1∼9권은 아우구스티누스의 과거에 대한 기억과 회상으로서 인간의 죄와 그를 도우시는 하나님의 은총과 관용에 관한 내용이다. 10권은 아우구스티누스의 영적 현재 상태를 묘사해 주고 있다. 그가 고백록을 기록할 당시의 주교로서 양심에 대한 문제를 술회하고 있다. 11~13권은 하나님의 창조 계획과 목적으로 비추어 볼 때, 인생의 궁극적 의미에 관해 미래지향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 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아우구스티누스는 방탕한 생활을 하다 어머니의 기도로 회심한 돌아온 탕자라는 것 정도였다. 그러나 그의 글 속에 표현된 죄에 대한 깊은 고민과 회개, 신앙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자기가 지은 죄를 드러내서 아뢰고, 죄를 사해주신 하나님께 무한한 찬양을 드리고, 결국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하나님을 찬양하는 자리에 나오게 하려는 목적으로 쓰여 졌다. 무엇보다 한 구절 한 구절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번역본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이 책에서 말하기를 어느 무화과나무 아래서 자신의 더럽고 추한 죄가 생각나서 주님께 통곡하며 울부짖었다고 한다. 그런데 담장 너머 이웃집에서 소년인지 소녀인지 분간할 수 없는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집어들고 읽어라, 어서 읽어라”라는 노래말이 성경을 읽으라는 하나님의 음성임을 알고 즉시 성경을 펴니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과 술 취하지 말며”(롬 13:13)라는 말씀이었다. 순간 칠흑 같은 어둠이 걷히고 거룩한 기쁨이 넘쳤다고 그는 간증하고 있다.
<고백록>은 인간을 상대로 쓰여진 책이 아니라 하나님을 상대로 쓰여진 책이다. 고백록은 단순히 한 인간의 자기 고백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모든 것을 아뢰며 감사와 찬양과 회개를 하나님께 드린 ‘신앙의 고백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고백록과 같은 이런 글을 나도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내 속의 죄들과 드러내지 못한 과거의 모든 허물을 숨김없이 드러낼 수 있다면 참된 평안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