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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논어에서 얻은 것 - 삶이 흔들릴 때 나를 잡아주는 힘
사이토 다카시, 박성민 / 시공사 / 2016년 6월
평점 :
우리는 현재를 살면서 어떻게 살 것인지의 문제를 고민하기에 앞서, 산다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느냐는 근원적인 물음에 봉착해 있다. 이처럼 근원적인 물음과 마주하지 않으면 인간적인 가치를 잃고 살기 쉬운 현실 앞에서 다시금 『논어』를 읽는다.
2016년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국민의 행복지수가 최하위권이고 지난 10여 년간 자살률은 세계 최고이고, ‘묻지마’ 폭력과 살인이 난무하는 ‘행복하지 않은’ 나라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어떤가. 한국이 지옥과 같다는 ‘헬조선’, 좋은 재산을 물려받으면 ‘금수저’, 돈도 없고 재능도 없으면 ‘흙수저’ 등 오늘날 대한민국을 설명하고 있는 키워드들이다.
지금 삶이 힘들고 삶이 흔들린다면 공자를 롤모델로 삼아보자. 예수, 석가, 소크라테스와 더불어 사대성인에 속하는 공자는 궁한 생활과 심리적 불안을 극복하는 법을 몸소 보여주었다. 공자가 제시한 고난 극복의 법은 사변적이고 허무맹랑한 말장난이 아니라 일상적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사랑과 연대를 실천하는 법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책은 일본 메이지대학 문학부 사이토 다카시 교수가 최고의 고전 [논어]에 나타난 공자의 가르침을 매우 쉽고 생생한 언어로 전달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논어]를 읽으며 깨달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삶과 인격에 대한 공자의 말은 삶이 흔들릴 때 우리를 꽉 붙드는 강력한 축이 되어준다. 그것은 옛날이야기도 고리타분한 잔소리도 아닌,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와 대화를 나누며 생동감 있게 살아 있는 말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니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하였다.스승을 항상 존경하고 스승의 은혜를 영원히 잊지 말자는 뜻에서 ‘스승의 날’까지 정해 놓고 있다. 저녁식사를 하러 식당에 온 여선생님에게 억지로 술을 마시게 하고 취하게 만든 다음 관사로 데려다준다면서 그길로 선생님을 윤간하다니 짐승만도 못한 만행에 참담함과 충격과 분노에 전율을 느꼈다.
요즘은 스승에게 권위가 없다는 둥 교사와 학생 사이가 너무 거침없고 솔직하다는 둥 하는 말이 많다. 그런데 공자와 제자들의 사이는 무척 개방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공자는 제자들의 스스럼없는 태도를 전혀 못마땅해 하는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나라면 아마도 ‘질문하는 것도 좋지만, 좀 더 스스로 공부한 다음에 물으면 좋을 텐데…’, ‘아직도 이 정도 수준의 질문밖에 못하는 건가…’ 하고 생각했을 법한 질문에도 공자는 참으로 성의 있게 대답해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공자 앞에서는 어떤 제자든지 평등하고 자유롭게 질문을 던지고 논쟁을 벌일 수 있었으며 또 그렇게 논쟁을 벌일 때는 제자들이 우수한지 아닌지는 상관이 없었다. 사실 제자들은 스승에게 스스럼없이 마음껏 질문을 던지곤 했다.”(p.78)고 말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공자의 인생관’을 알게 되었다. 공자는 다른 성인들과는 달리 사회에 참여하는 삶을 살았다. 공자는 정치가로, 교육자로서 활동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자기 몫의 일을 했다. 그 이유는 인간이 살아갈 장소는 사회이며, 사회를 벗어나서는 ‘자기실현’을 할 수 없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