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가 좋아 - 시속 4킬로미터의 행복
김향미.양학용 지음 / 별글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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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나는 복잡한 가정과 직장을 떠나 해외로 여행가는 것을 좋아한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힐링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여행은 무슨 큰 목적이 있어서 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여유만 있다면, 그 여유로움으로 세상을 행복하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있다면 가장 편안한 옷차림으로 떠나면 되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한발 물러나 잠시 쉬면서 반성하고 충전하기 위한 시간은 바람직하다.

 

지난달에는 일본여행을 다녀왔다. 집에 돌아오면서 나는 고민에 빠졌다. 도대체 나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여행이란 무엇인가. 여행을 통해 내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

 

이 책은 전 재산을 털어 967일간 47개국을 떠돌아 화제가 되었던 김향미, 양학용 부부가 뉴욕 타임스꼭 가봐야 할 나라 1로 선정한 나라, TV 프로그램인 꽃보다 청춘에서 소개된 라오스의 매력을 서정적으로 담았다.

 

라오스는 태국과 캄보디아, 베트남 사이에 있는 나라.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나라. 오염되지 않은 순수함이 가득한 나라 등 갖가지 수식어가 붙어 있어 꼭 한 번은 다녀오고 싶은 나라였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청춘여행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다녀온 곳이라 인기 여행지가 되어버렸다. 지금 라오스 꽝시폭포와 블루라군에는 물 반 한국인 반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들릴 정도로 인기 여행지가 되어버린 곳이다.

 

저자는 책에서 관광하려면 태국으로, 유적지를 보려면 미얀마로, 사람을 만나려면 라오스로 가라.”시속 4의 속도로 천천히 걸으며 라오스를 느끼다 보면, 반갑게 인사하는 사람들 때문에 인사만으로도 배가 부르기도 한다친절한 나라, 라오스는 지친 현대인들에게 기쁨을 선물하는 곳이라고 전한다.

 

화려한 여행지보다 진짜 라오스가 궁금했던 나는 이 책을 손에 들고 단숨에 읽었다. 이 책은 평화로운 라오스를 여행하며 삶과 여행이 하나로 엮이는 아름다운 시간이 펼쳐진다. 팍세, 비엔티안, 루앙프라방 등 저자의 여정을 따라가며 읽다 보면 낯설게 느껴졌던 라오스와 사랑에 빠지는 경험을 하게 되며, 저자가 보고 깨달은 것을 생각이라는 창고에 압축시켜 솔직하게, 때론 낭만적으로 여행의 의미를 되살려 낸다.

 

저자는 여행자의 눈에 착하게 보이는 것과는 달리 함께 생활하는 입장에서는 좀 멍청하고 게으르고 답답하다는 것이다. 여행하는 것과 사는 것은 다르다는 의미다. 맞는 말 같다. 여행자의 시각과 이곳에서 살아가는 이주민의 시각은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주민의 시공간이 현실이라면, 여행자의 시공간은 꿈일 수도 있다. 누군가 말했듯이 내가 타고 있는 배를 제외하고 모든 바다에 떠 있는 배는 낭만적으로 보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현실을 너무 잘 아는 이는 여행을 떠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어딜 가든 또 하나의 현실이 있는 한 여행은 그저 소비 행위일 뿐일 테니까.”(p.198)라고 말했다.

 

나는 라오스에는 가보지 못했지만 이 책을 읽는 것으로 라오스의 순수함과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곳이라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원하는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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