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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 부르심을 받다 - 개신교 최초의 순교자 토마스 목사 순교 150주년 기념
스텔라 프라이스 지음, 정지영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한국 최초의 개신교 순교자 로버트 토마스 목사는 중국에서 선교하던 중 조선에서 일어나는 가톨릭 박해 소식을 듣고 조선 선교를 결심하게 된다. 한국말(조선어)을 배우면서 기회를 찾던 중 27세 때인 1866년 제너럴 셔먼호가 평양에 입항한다는 소식을 듣고 통역관 자격으로 배에 탔다. 그러나 제너럴 셔먼호는 조선의 퇴각 명령을 무시한 채 대동강변으로 들어왔고, 결국 강바닥에 좌초되어 불태워졌다. 배에 불이 붙자 미국 선원들과 함께 토마스 목사는 배에서 뛰어내렸고 자기를 죽이려는 박춘권 이라는 조선 병사에게 품고 있던 성경 몇 권을 건네주고 그 자리에서 목이 잘려 순교했다.
토마스 목사의 죽음은 조선 선교의 놀라운 출발점이 되었다. 토마스 목사로부터 성경을 받은 박춘권은 집으로 돌아와 그 성경을 읽고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그는 훗날 영주교회의 지도자가 되었다. 그의 조카인 이영태도 그와 함께 그 성경을 읽고 예수를 믿게 되었고, 이후 한국어성경 3분의2를 번역하는 결정적인 공헌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영국 웨일스 출신으로 미국에서 교편생활을 하던 저자 스텔라 프라이스가 토마스 선교사의 일대기를 추적하기 위하여 미국과 영국 웨일스 등을 오가며 관련 인물들을 만나고, 오래된 귀한 자료들을 수집한 끝에 토마스 선교사가 자신의 소명에 순종하여 순교하기까지의 개인의 헌신을 주된 시각으로 다루고 있다.
한국교회가 오늘날 놀랍도록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붉은 피를 뿌리며 주를 위해, 그리고 자신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고 믿음을 지킨 순교자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매 순간, 각자의 위치에서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깨닫고 아름다운 섬김과 헌신을 통해 순교 신앙의 정신을 품고 살아야 한다.
토마스 목사가 순교할 당시 군중 속에 끼어 있던 12세 소년 최치량은 한문성경 3권을 가져갔는데, 그는 기독교에 대한 박해가 두려워 성경을 몰래 숨기고 있다가 한 권을 박영식이라는 사람에게 주었다. 박영식은 받은 성경의 종이 질이 좋아 한 장씩 뜯어 자기 집 방 벽지로 발랐다. 나중에 박영식은 벽지의 말씀들을 읽다 감동받아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었다. 책을 전해준 최치량도 도배된 성경말씀을 읽으며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자 하나님의 말씀으로 도배된 그 집은 평양 최초 교회인 널다리골교회가 되었다.
복음에 헌신했던 토마스의 생애는 짧았지만 눈부셨다. 1932년에 세워진 토마스 선교사 기념 예배당에는 스코틀랜드 성서공회가 기부한 주춧돌이 세워졌는데, 거기에는 이러한 문구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순교자의 피는 교회를 세우는 씨앗이요. 씨앗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열매를 맺을 수 없느니라.”(p.162)
토마스는 죽음으로 자신의 선교의 뜻, 열망을 성취하였다. 실로 그의 죽음은 안타깝고 처참한 것이었지만, 이후 조선에 생명의 꽃을 만발케 하였다. 토마스의 순교 후 실로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 전개되어, 오늘 한국교회는 2,000년 기독교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부흥하였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해 험지를 마다하지 않고 자기 생애를 헌신한 토마스 목사가 남긴 거룩한 열정은 오늘 우리들을 위한 소중한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이 한국교회의 성도들에게 널리 읽혀 순교신앙으로 무장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