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퍼센트 인간 -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로 보는 미생물의 과학
앨러나 콜렌 지음, 조은영 옮김 / 시공사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퍼센트 인간> 조금은 도발적인 제목이다. 부제는 인간 몸속 나머지 90퍼센트는 미생물이다!”라고 했다.

 

우리 몸에는 건강하고 정상적인 상태에서 엄청나게 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다. 한 사람의 몸에 세포가 얼마나 많은지 직접 셀 수는 없다. 그러나 여러 가지 방법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내 몸에는 과연 얼마나 많은 미생물이 살까. 아무리 청결하게 몸을 씻는다 해도 우리 몸을 이루는 세포 수보다 10배 많은 약 100조 마리의 박테리아(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따위가 우리 몸에 터 잡고 산다고 한다.

 

미생물은 보통 한 마리가 하나의 세포로 된 단세포 생물이기 때문에 100조 마리의 미생물은 100조개의 미생물 세포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 숫자가 우리 몸을 이루는 사람세포의 숫자보다 10배나 많다는 얘기다. 우리 몸에 있는 모든 세포들 중에서 미생물세포가 90%, 사람세포가 10%를 이룬다는 얘기다.

 

이 책은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앨러나 콜렌 박사가 우리가 지금껏 등한시해온 미생물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제2의 게놈, 마이크로바이옴에 관한 연구들을 통해 몸속 미생물의 불균형이 어떻게 비만, 자폐증, 피부 질환, 정신건강에 영향을 끼치는지 밝힌다. 또한 항생제 남용, 무분별한 제왕절개, 신중하지 못한 분유 수유, 항균 제품에 대한 맹신이 어떻게 우리 몸에 좋지 않은 흔적을 남겨두었는지 이야기하고, 획기적 치료법인 대변 미생물 이식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논하고 있다.

 

저자는 말레이시아에서 샘플 채취 작업을 하다 풍토병에 걸려 십년 가까이 싸우면서 화학 폭탄항생제를 대량으로 투여해 마침내 고통에서 해방되었다. 그러나 장 과민증 등 이전엔 없었던 증상들이 나타나 또 다른 고통을 겪게 되었다. 병원균뿐 아니라, 존재 사실조차 몰랐던 미생물들까지 항생제 폭격에 희생된 결과였다.

 

인간과 미생물은 서로 공생하고 있다. 원래 인간은 채식을 하면서 살았다. 이때 장내 세균은 인간이 먹은 식물의 소화를 돕고 대신 영양분을 얻고 살았다. 인간에게는 식물의 섬유소를 분해하는 효소가 10여 개에 불과하지만 장내 세균은 수천 개나 된다. 평화롭던 공생이 깨진 것은 인들의 탓이다. 현대인이 육식을 많이 늘리면서 채식을 통한 섬유소 섭취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섬유소를 먹고 사는 장내 세균이 타격을 입게 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미생물과 인간의 관계가 세 가지 측면에서 위협받고 있다고 말한다. 첫째 항생제 사용, 둘째 섬유질이 부족한 식단, 셋째 아기에게 미생물을 전달하는 방법의 변화다. 그래서 항생제 남용, 무분별한 제왕절개, 신중하지 못한 분유 수유 등을 피하라고 강조한다.

 

<10퍼센트 인간>‘100% 인간이 되는 방법은 없을까? 가끔 여러 매체들의 광고들을 보면 마치 우리 몸과 우리 집안에 있는 미생물을 다 죽이고 없애야만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인 듯한 인상을 준다. 그래서 온갖 살균제, 비누, 세탁기 등을 사용해서 미생물 박멸작전을 펼쳐야만 우리 아이들과 우리 자신이 안전하게 된다는 착각을 일으킨다.

 

그러나 저자는 인간이 생애 첫 식사를 하기 수백만년 전부터 있었고, 인간이 형성된 이후부터 늘 동고동락해 온 미생물들을 보듬고 껴안는 것이다. 겨우 10%의 병력을 가진 내가 90%에 달하는 미생물들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 그게 현명한 생존 전략이라고 말한다.

 

미생물과 인간은 공생관계에 있다. 인간의 몸은 엄청난 수의 미생물로 이뤄져 있으며 이 수치는 체세포 수의 10배에 이른다. 이러한 미생물들이 음식을 소화시키고 면역 시스템을 좌우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듯 개인의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까닭에 장 속에 박테리아 집단은 과학자들에게 일종의 여분의 기관으로 여겨져 왔다.

 

나는 이 책을 읽고 그동안 좋지 않게만 생각했던 미생물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어떻게 해야 미생물과 공존할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