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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북유럽 신화 - 바이킹의 신들 ㅣ 현대지성 인문서재 2
케빈 크로슬리-홀런드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16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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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 대한 책은 많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북유럽 신화에 대한 책은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없다. 그리스로마신화는 그리스 이탈리아 등 남유럽 문화를 지배했다면 북유럽신화는 주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등 바이킹족의 후손들의 천지창조신화이자 신앙이었다.
북유럽 신화는 게르만 신화의 일부이긴 하지만, 그 지방의 주민은 다른 게르만 종족보다도 몇 세기 늦게 그리스도교로 개종하였을 뿐만 아니라 개종 후에도 꽤 자유롭게 옛 신화를 이야기하고 글로 써서 전할 수가 있어, 풍부한 신화를 남겼기 때문에 이런 의미에서 게르만 신화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시인이자 역사학자로, 신화나 민담같이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에 관한 권위 있는 전문가인 케빈 크로슬리-홀런드가 오랫동안 북유럽 신화와 아이슬란드 사가 및 독일 영웅시 등을 연구하여 쓴 것이다. 저자는 신화의 지리적 배경에 대해서 기존의 원전들과 아이슬란드를 직접 돌아보고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눈앞에 펼쳐지듯 생생하게 담았다. 북유럽 신화의 생생한 이야기에 목말라 있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책이다.
북유럽 신화는 최근 ‘토르’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등 우리가 즐겨 보는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문화적 배경이다. 또한 우리가 달력에서 흔히 보는 요일의 영어 표기도 북유럽 신화에 어원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
이 책은 모두 32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마다 삽화가 수록되어 있으므로 책을 읽으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북유럽 신화는 천지장조로 시작된다. 북쪽에 있는 니플하임의 얼음과 남쪽에 있는 무스펠하임의 불이 기눙가가프라는 거대한 틈새에서 만나 그 융합체에서 최초의 생명인 서리 거인 이미르와 암소 아우둠라가 존재했는데 여기서 최초의 인간인 부리가 태어난다. 부리의 손자가 바로 북유럽 신화의 최고의 신 오딘인데 인간에게서 신이 나왔다는 설정은 다른 신화들과는 좀 색다른 설정이었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점은 토르 = 목요일, 프레이야 = 금요일과 같이 북유럽 신화가 요일의 영어 표기의 어원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신화의 대다수는 매우 격렬하고 극적인 이야기들이다. 이렇듯 다채롭고 아슬아슬한 각 신화들이 이어지는 중간 중간에 마치 오페라의 아리아처럼 휴식시간이 있는 점도 특이하다. 이 휴식 부분은 철저히 신화적인 지식을 드러내주는 장으로 사용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고대 북유럽 인들의 정신과 자신감, 끝이 없는 호기심, 극단적인 용맹성, 배타적인 충성심, 관용과 극기심이 어떤 것이었는지 알 수 있다. 또한 그들이 거만하고 동정심이 부족했다는 것과 로키라는 인물에서 광범위하게 볼 수 있듯이 배반적이지는 않지만 교활했다는 점과 냉혹하고 잔인했다는 사실도 탐지해낼 수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려운 용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책 뒷부분에 ‘용어집’을 가나다순으로 정리를 해놓아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신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재미있기도 했으며, 신기하기도 했다. 북유럽 신화에 대해 관심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