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날들
이형동 글.그림 / 별글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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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에세이를 좋아한다. 그런데 마음에 드는 에세이는 별로 없다. 아주 오랜만에 오글거리지 않는 진솔한 이야기가 소소하게 담긴 에세이 책을 찾았다. 에세이에서는 소설과는 다른 인간적인 냄새가 난다. 그 책을 읽으면 다는 아니더라도 작가의 속내를 쉽게 풀어내고 독자와의 공감을 가장 크게 이끌어주는 매개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나의 입장에서 단숨에 읽히는 책이라 더 마음에 든다.

 

작가는 글을 쓰기위한 근육을 만들기 위해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 다양한 책을 읽음으로서 글감이 쌓이고 사유의 유연함이 생기게 된다. 대부분의 작가도 처음엔 독자로 시작했다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계속 읽다가 불현듯 나도 책을 써봐?”라는 생각이 들게 되어 실천에 옮김으로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이 책은 감성 쇼핑몰 텐바이텐에서 3년 간 근무하고, 2015년 현재 피키캐스트 마케팅팀에서 일하고 있는 글 쓰는 마케터 이형동이 자신의 어린 시절과 지난 사랑의 날들, 여행, 음식, 직장 생활, 음악, 영화, 공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로 펼쳐지는 일상에 감성을 덧씌워 특별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나는 당신에게 나의 시선으로 바라본 평범하지만, 흔하지 않은 내 일상들을 이야기할 것이다. 적어도 이제는, 나에게 참 좋은 날이 된 하루들이다. 그동안 내가 탐험한 이야기가 당신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내가 바라본 세상을 통해 당신도, 당신만의 세상을 발견할 수 있는 시선을 갖길 바란다. 소소하지만, 누군가에게 기분 좋은 발견이 되고, 저마다의 하루를 다시 추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꿈꿔 본다.”(p.7)고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일을 별다른 일 없이 살아간다. 그는 일상을 기억한다. 하루하루를 그냥 스쳐 보내지 않고, 꼼꼼히 따져 보고, 향도 맡아 보고, 촉감도 느껴 본다. 그런 행위를 통해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흔한 일상은, 더 이상 흔하지 않은 그 무엇이 된다.

 

소소하지만 가슴을 흔드는 그때 그 이야기들이 쉼 없이 펼쳐진다. 한낱 계획표라는 제목을 보니 내가 어렸을 적 초등학교 다니던 일이 기억난다. 방학이 시작되면 방 한쪽 벽에 방학계획표를 붙여놓았다. 방학동안 해야 할 일을 빼곡히 그 안에 집어넣었다. 그러나 지킨 것은 별로 없었다. 또한 계획대로 산다고 해서 행복하지도 않은 것을 그렇게 애썼는지 모르겠다.

 

이 책을 읽다가 보면 어쩌면 나와 이리도 비슷할까 하고 생각해 본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저자가 하고 있다. 어린 시절이 떠올라 갑자기 옛날 친구들이 그립고 보고 싶어진다. 바쁘게 살다보니 모두 잊고 살았던 것을... 전화라도 해봐야 할 것 같다.

 

해마다 11일이면 많은 이들이 세우는 공통의 목표가 있는데 바로 다이어트. 나이는 한살 더 들지만, 다이어트를 통해 한살 더 어린모습으로 거듭나길 꿈꾼다. 저자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새로운 누군가에게 1년에 한 번씩 내 자리를 내주는 느낌이다. 오늘의 자리를 내년엔 한 살 어린 이들에게 양보해야 한다.”고 하면서 하루 하루 쏜살같이 지나가는 시간의 속도를 온몸으로 체감하는 요즘, 시간 다이어트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p.230)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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