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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 샌더스의 모든 것 - 99%의 희망을 위한 8시간 37분의 명연설과 철학.공약.정책
버니 샌더스 지음, 이영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미국이 추락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청년들과 아이들을 보면 걱정이 된다. 취업률·실업률을 나타내는 수치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젊은 세대의 한숨과 눈물을 다루는 기사들이 매일같이 쏟아진다. 연애·결혼·출산 3가지를 포기했던 3포세대는 내집 마련·인간관계도 포기한 5포세대, 그리고 꿈과 희망까지 포기한 7포세대로 진화(?)되었다가 급기야 ‘모든 것을 포기한 N포세대’가 되어버렸다.
이런 때에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과 경쟁해 세간의 주목을 받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삶과 철학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 나와서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샌더스 상원의원이 2010년 12월 10일 미국 의회에서 한 연설이 담겨 있다. 그는 당시 부자 감세 등을 포함한 감세법안 통과에 반대, 8시간 37분에 걸쳐 연설하면서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했다.
감세 연장의 부당성을 역설하는 내용으로 연설을 시작한 그는 후반부에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문제 등으로 연설 내용을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 탈세, 사회보장제도의 민영화 시도, 미국의 아동 빈곤율, 실업문제 등에 대해 설명하면서 빈곤층이 확대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정계 입문 이래 지나치리만큼 일관된 샌더스의 화두는 불평등 문제였다. 고희를 눈 앞에 둔 그는 이날 아침 10시 반부터 밥을 먹지도, 심지어 화장실을 가지도 않은 채 ‘오히려 부자 증세를 통해 그 돈을 기반시설에 투자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산층 붕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샌더스는 이 명연설로 전국구 정치인으로 거듭났으며 대선 후보로 떠올랐다.
샌더스는 1941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가난한 페인트 판매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민주당에 투표했지만 정치에는 별 관심 없던 유대계 부모, 먹고 살 정도는 됐으나 “방 세 개 반짜리 월세 아파트에서 나와 우리 집을 장만하는 어머니 꿈을 이루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환경은 그에게 뾰족한 사회인식을 심어주었다. “덕분에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경제적으로 쪼들리고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으면 삶이 얼마나 큰 영향을 받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깨달음을 결코 잊은 적이 없다.” 시카고대 재학 시절 학생운동에 뛰어 들었고 베트남전 반대 평화운동, 인종차별 철폐운동, 노동운동에 참여하면서 민주사회주의자로 성장했다.
그는 1981년 무소속으로 미국 남북전쟁 이후 100년 이상 공화당 텃밭으로 불리던 버몬트주 벌링턴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그리고 단 10표 차이로 민주당 후보를 이겼다. 시장 4선, 연방 하원의원 8선을 역임하고 연방 상원에 진출해 현재 재선의원이다. 요컨대 그는, 미국에서 상원의원을 역임한 최초의 무소속 좌파 정치인이 됐다.
이 책에는 연설 전문이 실렸다. 또 버몬트주 벌링턴시장과 연방의원으로서 추진한 업무 성과가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이제 미국의 대선은 2년 남짓으로 접어들었다. 연설처럼 부자가 아닌 서민을 위한 정책으로 올 바른 정치를 펼치겠다는 샌더스의 열정과 의지가 미국인들의 표심을 흔들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한국의 정치인들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